쏘나타보다 1천만 비싼 도요타 캠리h 롱런 이유
쏘나타보다 1천만 비싼 도요타 캠리h 롱런 이유
  • 카가이 인턴
  • 승인 2018.02.07 07:35
  • 조회수 3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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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의 중형 세단 캠리는 글로벌 시장 속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집하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도요타의 효자 모델이다. 경쟁 세단 모델들과 비교해 뛰어나게 내세울만한 특징은 없지만 적당한 주행성능, 무난한 디자인, 잔 고장 없는 내구성을 바탕으로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어필했다. 쉽게 말해 가성비가 경쟁 모델 가운데 최고치라는 얘기다. 2017년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SUV와 픽업트럭의 강세에 밀려 6위로 밀려났지만 세단 판매만큼은 항상 선두를 차지했다. 세대를 거듭할수록 크고, 작은 변화의 단계를 밟았지만 많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한 ‘무난함’을 유지한 게 특징이다. 어느 누구에게나 친숙한 정말 전형적인 패밀리 세단의 모범 답안이다. 이는 평범하고 특색 없다는 혹평을 듣기도 했지만 이번 8세대 캠리는 이런 기존 상식을 뒤집었다.





지난해 하반기 한국 시장에 선을 보인 신형 캠리는 기존 구닥다리 디자인을 버리고 다른 차량이라 착각할 만큼 스포티한 이미지로 등장했다. 멀리서 보아도 차량의 전면부가 눈에 띈다. 도요타 디자인 기조인 ‘킨룩(Keen Look)’을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에 적용, 이전 모델에서 느끼지 못한 와일드한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차량의 앞모습은 마치 한 마리 사자의 모습과 흡사하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포효하는 사자의 입처럼 양쪽으로 넓게 벌어져 있다.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모두 LED를 사용했으며 날카롭게 다듬어진 헤드램프는 사냥을 준비하는 사자의 눈빛과 같았다. 옆, 뒤 라인은 앞모습과 조화를 이뤄 전체적으로 스포티한 분위기를 풍겼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도요타가 새롭게 적용한 TNGA 플랫폼이 있다. 멀리서 봐도 낮고 안정적인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새로운 플랫폼의 특징 중 하나가 저중심 설계이기 때문이다. 기존 모델 대비 바닥 높이가 20mm, 앞좌석 시트는 22mm, 뒷좌석 시트는 30mm 낮아졌다. 덕분에 운전자는 더욱 경쾌한 주행을 즐길 수 있다. 50mm 길어진 휠베이스는 뒷좌석 무릎공간을 보다 넓혀줬다. 180cm의 성인 남성이 불편함 없이 뒷좌석에 앉을 수 있다. 기존 캠리 하이브리드 배터리는 2열 시트 뒤에 존재해 트렁크 공간이 좁았다. 하지만 신형 모델은 배터리팩을 2열 시트 밑으로 옮기면서 트렁크 활용도를 넓히고 시트 폴딩 또한 가능해졌다. 또한 무거운 배터리가 뒷바퀴 쪽에 위치한 덕분에 주행성능을 보다 다이내믹하게 끌어 올릴 수 있었다.





새로운 차체는 기존 대비 비틀림 강성을 30%가량 보강했다. 고장력 강판, 레이저 용접, 구조용 접착제를 사용한 덕분이다. 차체뿐 아니라 서스펜션의 구조 강성도 높여 주행성능을 향상시켰다. 기존 캠리가 17인치 휠을 사용했다면 이번 모델에서는 18인치 알로이 휠을 장착했다. 다소 무거울 수도 있겠지만 서스펜션과 잘 어우러져 경쾌한 드라이빙 성능을 보여준다.


실내 디자인도 큰 변화를 맞이했다. 저중심 설계덕분에 대시보드와 윈도 라인이 내려가 탁 트인 전방 시야를 제공한다. 기존 인테리어가 실용성에 초점을 맞춰 단조로운 이미지였다면 8세대 캠리는 세련된 인테리어로 단장했다. 독특하고 영롱한 빛의 우드 트림은 보석의 한 종류 타이거 아이의 느낌을 제대로 살려냈다. 대시보드에서 센터 콘솔까지 자연스럽게 내려오는 형상은 폭포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새롭게 디자인된 스티어링 휠은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깔끔하게 버튼을 구성했다. 8인치 모니터를 품은 센터페시아, 7인치 하이브리드 전용 계기판 또한 보기 편리하다. 이런 사용자 인터페이스(UI)만큼은 도요타가 왜 세계 1위 메이커인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전반적인 실내 품질은 중형 세단으로서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다만 정숙성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초기 EV 모드에서는 실내가 조용했지만 가속 페달을 더 밟아 엔진이 구동하면 특유의 가솔린 엔진 소음을 피할 수 없었다. 상대적으로 도로에서 올라오는 휠하우스에서 전달되는 소음 역시 조금은 귀에 거슬린다.





파워트레인은 일취월장이다. 178마력 직렬 4기통 2.5L 가솔린 엔진에 120마력의 전기모터 힘이 더해져 시스템 통합출력은 총 211마력에 달한다. 즉발성이 좋아졌다고 할까. 그러면서 효율성은 극대화했다. 전기모터가 캠의 움직임을 직접 조절하고, 인젝터당 6개의 분사 구멍을 통해 정교한 연료분사가 이뤄ᅟᅵᆫ다. 점화 또한 피스톤 정 중앙부에서 발생하도록 조정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엔진 열효율이 41% 높아 졌다. 여기에 부드러운 변속과 연비를 고려한 e-CVT, 무단 변속기가 탑재된다.


가속 페달을 지그시 밟으면 전기모터만으로 주행하는 EV모드가 작동한다. 이론적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km까지 모터만으로 달릴 수 있다. 현실에선 불가능하다. 악셀을 좀 더 밟으면 엔진이 구동하면서 모터에 힘을 더해 준다. 실제 주행에서도 가속력 만큼은 더디지 않고 파워풀하게 진행돼 부족함이 없다. 약 100km 이상 달린 결과 도심과 고속도로를 주행하며 도심에서는 16.7km/L, 고속도로에서는 15.8km/L의 연비를 얻었다. 캠리 하이브리드의 복합연비 16.7km/L(도심 17.1km/L, 고속 16.2km/L) 고려한다면 거의 비슷한 수치를 보여주었다.

확실히 8세대 캠리는 도요타 코리아가 내건 ‘와일드 하이브리드’ 말처럼 젊고 스포티한 외관, 실용성, 업그레이드된 주행성능을 보여준다.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젊은 소비층과 편안함을 중시하는 장년층을 모두 아우르기 위해 도요타가 큰 공을 들인 모델로 느껴진다. 중형 하이브리드 시장에 하나의 잣대가 될 수 있겠지만 4250만원에 달하는 가격은 저항선이 생긴다. 게다가 친환경차를 구매할 경우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50만원의 보조금도 캠리는 받지 못한다. 이유는 2000cc를 넘는 배기량 때문이다. 하지만 국산 현대 쏘나타 하이브리드 경우 세제 · 보조금 혜택을 받으면 2836만-3308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저렴한 국산 중형 하이브리드 세단 뿐만 아니라 비슷한 가격에 폭 넓어진 SUV의 등장은 다채로운 상품성으로 무장한 캠리가 경쟁하기에 만만치 않아 보인다. 결과적으로 쏘나타 하이브리드보다 1000만원 비싸지만 도요타란 브랜드, 현대차에 비해 한 단계 위인 내구성이 그만한 가치가 있느냐가 문제다. 이런 부분이 먹힌 다면 캠리 하이브리드는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롱-런 할 수 있는 가치 있는 모델이다.





이재성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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