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철수설 가속화..에퀴녹스•트레버스 무산되나
한국GM 철수설 가속화..에퀴녹스•트레버스 무산되나
  • 박성민 에디터
  • 승인 2018.02.09 10:03
  • 조회수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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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만 무성하던 한국GM의 철수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금까지 이와 관련해 많은 이야기가 나왔지만 기존 루머와는  다른 모양새다. 지금까지 철수설이 불거지면 한국GM 최고경영자는 한사코 이를 부인해왔다. 이번 철수설의 근원은 미국 GM 본사 CEO의 입에서 나왔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메리 바라 GM 회장은  7일 투자분석가들과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한국GM은 현재와 같은 구조로는 사업을 이어가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생존이 가능한 사업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이 지금 당장 철수를 발표한다고 해도 결코 놀라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만큼 한국GM의 경영은 멍들어 있다. 문제는 후폭풍이다.  근로자 1만6000여명의 대다수가 일자리를 잃고 1000여개 협력업체의 경영난이 겹치며 최대 10만여명이 넘는 실직자가 양산될 것이라는 공포의 시나리오다. 연관  추정 피해액만 2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GM의 철수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안전핀인 산업은행의 비토권(이사회의 결정을 거절할 수 있는 권리)마저 지난해 10월 상실했다. 결국 철수의 의사 결정은 GM 본사의 권한이 됐다.


에퀴녹스·트래버스 신차 출시 무산?




올해 한국GM은 중형 SUV 쉐로베 에퀴녹스와 대형 SUV 트래버스 원투 펀치로 재기를 노린다는 전략을 세운 바 있다.

두 차량은 북미 시장 인기 차종이다. 한국GM의 재도약의 발판이 차곡차곡 준비되는 듯 했다. 특히 풀사이즈 SUV 트래버스를 향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한껏 높아진 상황에서 상반기냐 하반기냐 출시일 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 시장 철수 가능성이 재점화하면서 더 이상 두 차량의 출시가 어려워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전직 한국GM 직원으로 서울에서 판매장을 운영하는 A 사장은 "GM 본사가 한국GM의 사업을 현재 상태라면 더 이상 이어가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는 것은 철수 가능성과 적자에도 성과급과 임금 상승을 이어온 노조 압박 두 가지로 풀이된다"며 "장기간 실적 악화와 판매 부진을 끊어낼 전환점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GM은 2014~2016년 3년간 당기 순손실이 1조9718억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내수 및 수출 판매가 전년 대비 12.2% 감소, 52만 4547대에 그쳤다. 6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GM은 적자가 누적된 글로벌 사업장에서 차례로 철수 수순을 밟았다.  20년간 점유율이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던 인도에서 철수한 것은 물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발을 뺐다. GM이 미국과 중국에 선택과 집중을 결정한다면 소형차 생산기지로 존재 가치를 인정 받는 한국GM에 더 이상 신차출시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GM은 수익성 높은 대규모 시장에만 집중을 하고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등 미래 신사업의 비중을 늘리는 식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 시장 철수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적자 누적에서 성과급 받는 노조를 어떻게 봐야 할까



생산성이 떨어져 적자가 누적된 상황에서 성과급과 임금인상을 주도하는 강성 노조는 본사의 철수 결정을 좌우할 키로 꼽힌다. 스테판 자코비 GM 해외사업 사장은 “한국GM의 노조가 생산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생산성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데 임금은 계속해서 올라가는 '저비용·고임금 구조'가 매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GM의 1인당 평균 임금(야근 및 특근 포함)은 2013년 7300만원에서 2016년 8700만원으로 상승한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임금협상이 난항 끝에 해를 넘겨 지난달 타결된 것도 문제지만 대규모 적자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에서 1인당 1050만원의 격려금 및 성과급을 지급했다. 적자 심화로 구조조정을 해도 모자랄 판에 성과급을 주는 곳은 GM 해외 사업장 가운데 한국 뿐이라는 점이다.

박성민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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