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타페 디자인 실험중?동커볼케,패밀리룩 또 바꾼다
싼타페 디자인 실험중?동커볼케,패밀리룩 또 바꾼다
  • 박성민 에디터
  • 승인 2018.02.28 07:50
  • 조회수 2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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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디자인의 미래를 제시한 4세대 싼타페(TM)가 21일 공개됐다. 이 자리에서 현대차 총괄 디자이너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은 “지금까지 현대차는 브랜드 이미지 확립을 위해 패밀리룩(헥사고날 그릴 등)을 고수했지만 이제는 그것을 뛰어넘는 새로운 디자인 DNA를 싼타페를 통해 보여주겠다”고 선언했다. 현대차 디자인의 방향이 바뀌었음을 암시한 셈이다. 동커볼케는 직전까지 벤틀리 총괄 디자이너를 맡았었다.

이에 따라 한국 이외에 최근 미국•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 위기를 겪는 현대차의 디자인 방향성이 어디로 향할지 많은 관심과 기대가 모아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현대차의 디자인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낙관적인 것 만은 아닌 듯 하다. 10년도 안 돼 자주 바뀌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통일성 없는 패밀리룩이 대표적이다.  총괄 디자이너가 바뀔 때마다 현대차의 상징인 전면 디자인이 바뀐다면 베끼는 것으로 유명한 중국 자동차 브랜드와 다를 것이 없다는 의미심장한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싼타페를 통해 현대차 디자인의 방향이 어떻게 바뀔지 짚어 봤다.

일관성 없는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과 디자인 콘셉?

해외전략 차종으로 등장한 스타렉스 로얄. 렉서스를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이다.



스타렉스 로얄에 적용된 그릴은 모래시계 형상의 렉서스 스핀들 그릴과 매우 유사하다.


현대차 한 대 한 대 차량의 디자인을 살펴보면 대중 브랜드로는 세계 정상급이다. 하지만 그들에겐 없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브랜드가 과거부터 가지고 오는 브랜드만의 일관된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최근 등장한 해외전략 차종인 스타렉스 로얄은 아쉬움을 떠올릴 대표적인 사례다. 현대차 RV를 대표하는 차량인 스타렉스에 렉서스를 연상시키는  그릴을 넣은 것에 대해 소비자들의 아쉬움이 수 많은 댓글로 드러난다.

벤츠의 아이덴티티가 그대로 전달되는 V클래스


차량 전면 디자인은 브랜드를 알 수 있게 하는 핵심 디자인 요소다. 한 가지 예를 들고 왔다. 스타렉스와 비슷한 체급의 벤츠 V-클래스다. 이 차는 누가 봐도 벤츠의 식구임을 확인할 수 있다. 미니밴인 이 차량에 어떻게 벤츠의 느낌을 넣었는지 의문이지만 눈매 안쪽을 오목하게 파고 'ㄱ자'형 주간주행등과 그릴 속 두 개의 수평라인, 세 꼭지 별과 범퍼까지 영락없는 벤츠의 DNA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가 벤츠 브랜드를 따라가기에는 아직 멀었지만 이러한 디자인 철학에 부러움이 느껴진다.

제네시스 브랜드 디자인은 일관성를 지켜낼까



이번 신차 발표회에서 싼타페의 디자인을 책임진 동커볼케의 이력을 살펴보면 화려함이 넘친다. 1998년 람보르기니 책임디자이너를 시작으로 2012년부터 3년간 벤틀리 수석 디자이너를 역임했다. 2015년 말부터 그가 현대차 디자인을 책임지면서 가장 먼저 맡은 게 제네시스 브랜드다. G80을 시작으로 그는 완성도 높은 디자인의 차량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G70, EQ900, SUV 콘셉트카 GV80에 이르기까지 이제는 제네시스 브랜드만의 디자인 아이덴티티가 입혀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5위 브랜드인 현대차는 늘 강조하던 디자인 핵심 요소인 핵사고날(6각형) 그릴을 캐스케이딩 그릴로 바꾸는가 하면 차종별로 통일성을 벗어난 모습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해외 전략차종이라는 이유로 브랜드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벗어난 스타렉스가 생겨나기도 했다. 대중 브랜드인 현대차에 고유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부여한다는 게 "처음부터 무리였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현대차 신차 디자인에는 그동안 밤을 새우며 힘을 쏟아돈 국내 디자이너보다는 해외 수혈 디자이너가 더 각광을 받는다. 대표적으로 이상엽(벤틀리,GM출신), 사이먼 로스비. 올렉 손, 피에르 르클레어 등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들이 함께 한다.

그러면서 새로운 해외 디자이너가 수혈될 때마다 디자인 요소로 정의내린 부분이 하루아침에 뒤집어진다. 벤츠가 가지는 일관성 있는 디자인 요소를 못 가져가는 이유다. 신차가 나올 때마다 바뀌는 패밀리룩이 대표적이다. 현대차가 세계적인 브랜드로 올라서면서 생긴 숙제는 꾸준한 디자인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지켜내야 한다는 점이다.

현대차 그룹 산하인 기아차에는 아직까지 그들만이 가지는 일관성이 있다. 미니밴 카니발과 SUV, 세단 시리즈 모두 기아차 고유의 DNA를 나타내는 호랑이 코 그릴과 앞뒤 램프, 스티어링 휠과 센터페시아 등 엠블럼 없이도 충분히 기아차임이 느껴진다.



신형 싼타페를 통해 현대차의 새로운 SUV 디자인 컨셉이 제안됐다. 코나부터 이어지는 상하로 분리된 컴포지트 라이트와 새롭게 적용되는 캐스케이딩 그릴로 설명되는 현대차의 새로운 디자인 컨셉은 앞으로 또 어떤 변신을 예고할까? 더이상 판매에 급급해 소비자의 입맛이라는 이유로 브랜드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바꾸는 것이 아닌 현대차만의, 아니 한국의 유전자가 결합된 디자인 요소를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

박성민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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