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는 중고도 비싸다..아이폰과 비슷 OS 업데이트
테슬라는 중고도 비싸다..아이폰과 비슷 OS 업데이트
  • 카가이 인턴
  • 승인 2018.03.03 08:05
  • 조회수 4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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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와 내연기관차 중 어떤 것이 구매 후 잔존 가치가 클까? 매물이 넘쳐 중고가가 폭락한 전기차 닛산 리프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한 중고 노트북 시세를 미루어 보면 확실히 내연기관차가 전기차보다 잔존가치가 높다고 생각할 수 있다. 배터리 효율은 사용기간에 따라 감소하고, 성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 누구도 성능이 현격하게 떨어진 전기 중고차를 사고 싶지 않아한다. 그러나 이런 지적은 테슬라에 해당되지 않는다.

2017년 미국 컨슈머 리포트에 의하면 미국 시장에서 중고 테슬라 모델 S의 평균 시세는 6만 달러다. 신차 기본 가격인 7만 달러와  큰 차이가 없다. 물론 중고 매물의 대부분 신차가격은 다양한 옵션을 더해 9만-10만 달러 수준이다. 이는 중고차로 1만 달러 이하에 거래되는 닛산 리프보다 월등히 높은 가치를 지닌 셈이다. 또 신차 가격 50% 언저리에 팔리는 중고 내연기관차보다 높은 잔존가치를 보여준다.

테슬라의 OTA(Over The Air) 업데이트와 애플의 iOS 업데이트.


중고 테슬라가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가장 큰 이유는 테슬라의 OTA(Over The Air) 업데이트에 있다. 마치 아이폰의 iOS(애플 전용 운영체제) 업데이트와 비슷하다. 1,2년이 지난 테슬라 모델 S가 이런 업데이트로 신차 성능과 똑같이 업그레이드가 이뤄진다. 사용자의 기기는 그대로지만 사용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운영시스템 성능 향상이 이뤄진 뒤 무선으로 기존 기기가 업데이트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특히 휴대폰보다 고부가가치 상품인 자동차의 경우 사용자 경험은 물론 목숨과도 직결돼 작은 오류라도 업데이트로 곧바로 잡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도저히 내연기관 차량에서는 따라 할 수 없는 테슬라 만의 매력이다.

테슬라는 재치있는 OTA 업데이트로 테슬라 커뮤니티를 항상 떠들썩하게 만든다. 계절마다 등장하는 업그레이드라든지, CEO 일론 머스크에게 직접 건의한 사용자들의 불만이라든지 UX(User Experience, 사용자 경험)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돋보인다. 업데이트된 소프트웨어를 직접 사용해야 발견할 수 있는 '이스터에그(Easter eggs)'를 숨겨 놔 작은 선물을 발견하는 듯한 재미를 제공한다. 크리스마스 시즌엔 대시보드 디스플레이 속 차량을 싼타 썰매로 바꾸는 이스터에그를 선보여 대중의 갈채를 받았다.

테슬라 중고차 가격이 높게 유지되는 것은 기업 정책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북미 테슬라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중고차를 구매할 수 있는 페이지가 나온다. 이는 CPO(Certified Pre-Owned) 프로그램으로, 테슬라가 직접 사용자로부터 차량을 인수 받아 200여 가지의 테스트를 통해 안전성을 점검한다. 중고차를 구매한 신규 고객은 추가 금액을 내고 중고 차량에 대한 2년 혹은 4년의 무상보증을 구매할 수 있다. 테슬라가 직접 중고차 판매에 관여하면서 중고차 시세 안정과 기업의 추가 이익 창출까지 이어지는 셈이다. 북미 CPO 차량 페이지의 4만 달러 이하의 모델 S 매물은 등록되면 몇 시간이 되지 않아 전부 팔려 버린다.  소비자의 반응이 긍정적일 뿐 아니라 뜨거운 열기가 넘친다.

제품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구분해 지속적으로 관리한다는 점에서 테슬라는 애플과 공통점이 많다. 테슬라의 중고 매물 관리와는 다른 차원이지만 애플의 리퍼비쉬 서비스 또한 사용된 제품 관리라는 점에서 두 기업은 비슷하다. 리퍼비쉬 서비스는 사용자가 고장난 아이폰을 맡겨 수리하지 않고 방문 당일 공식 서비스 센터에 있는 리퍼비쉬(‘리퍼’) 공기계를 받는 것이다.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성능을 신차와 똑같이 유지하는 테슬라의 전략을 높게 살만한 이유다. 이에 맞물려 중고 매물 관리까지 사용자 경험과 제품 자체의 가치를 높게 유지하는 공통점은 해당 산업의 선두 기업인 테슬라와 애플의 공통점이다. 사실상 테슬라는 성능 면에서 중고라는 말을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 입이 벌어지는 엄청난 중고가치의 숨은 이면이다.

한유미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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