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카 우습다...시속 300km 퍼포먼스 머신 캐딜락 CTS-V
슈퍼카 우습다...시속 300km 퍼포먼스 머신 캐딜락 CTS-V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6.06.1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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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은 변신 중이다. 역동적인 면모를 강조해 스포츠 세단 이미지를 강화한다. 캐딜락 트랙데이는 캐딜락의 가려진 역동성을 마음껏 체험하는 행사다. 나이든 사람이 타는 차, 독일차보다 역동성이 떨어지는 차라는 인식을 깨뜨린 자리다.
민동혁 모빌리스타 에디터

캐딜락의 고성능 버전인 ATS-V가 자동차 드라이버 사이에 악명 높은 독일 뉴르부르그링 노드슈라이페 서킷에서 연이어 신기록을 작성했습니다.  자동차 마니아들은 깜짝 놀랐죠. 고성능차의 대명사로 군림하던 포르쉐나 페라리, AMG, BMW M 이 아니라  캐딜락 이었기 때문이죠.  마니아들은 이 사건은  ATS-V의 뉴르부르그링 '도장깨기(신기록 인증으로 도장을 새로 받다는 뜻)' 사건이라고 부릅니다. 그 이유를 용인 에버랜드 서킷에서 알아봤습니다.

< 이 내용은 모빌리스타 6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캐딜락이 꾸준히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디자인 혁신을 통해 늙은 이미지를 걷어낸 캐딜락은 다음 단계로 고성능과 역동성을 내세웠다. 역동적 이미지를 심는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지만 대표 특성으로 삼기에는 미흡한 면이 없지 않다. 이에 캐딜락은 고성능 모델 V를 강화해 고성능 이미지 굳히기에 나섰다.

국내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이어진다. 캐딜락을 판매하는 지엠코리아는 지난해 트랙데이를 열었다. 서킷에서 캐딜락의 성능을 마음껏 체험하는 자리였다. 올해에도 트랙데이는 이어졌다. 지난 5월 20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캐딜락 익스피리언스’라는 이름으로 트랙데이를 개최했다.

이른 찜통 더위였지만 참가자들의 열기는 더 뜨거웠다.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는 1995년 에버랜드 안에 생긴 우리나라 최초의 자동차 경주장이다. 2008년 개보수를 이유로 폐쇄했다가 올해 새롭게 문을 열었다. 트랙길이는 국제 경기를 치를 수 있는 4.346km이다. 코너 구간은 16개고, 교량 구간을 추가해 업힐(uphill)과 다운힐(downhill)을 특성을 강화했다. 캐딜릭 모델의 역동성을 체험하기에 딱 좋은 코스다.

하얀색 건물에 걸린 캐딜락 로고를 새긴 환영 플랜카드가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슬라럼&짐카나가 열리는 아스팔트 스퀘어에는 캐딜락 ATS가 각 잡고 서 있다. 날카로운 선과 면으로 이뤄진 스타일에서 캐딜락의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서 있기만 해도 달리는듯한 역동성이 전해진다.

행사장은 발표와 휴식을 겸하는 장소다. 간단한 바와 놀이기구를 갖춰 차를 타는 중간 중간 쉬거나 놀이를 즐길 수 있게 해 놓았다. 차를 타고 격한 체험을 하는 동시에 가족단위로 놀러와서 즐기다 가는 복합 체험 콘셉트다.

ATS-V에 거는 장재준 지엠코리아 사장의 기대는 매우 컸다.


장재준 지엠코리아 캐딜락 총괄사장은 ATS-V를 소개하며 “BMW M3와 메르세데스 벤츠 C63 AMG와 경쟁하는 강력한 차”라며 “2월 출시 이후 초도물량이 다 팔렸다”고 말했다.

국내 출시 예정인 CTS-V도 미리 선보였다. 이 차는 6.2L 슈퍼차저 V8엔진을 얹는다. 최고 출력 640마력, 최대 토크 87.2kg·m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8초 밖에 걸리지 않는 초고성능 슈퍼카다.

출시 예정인 CTS-V를 공개하는 깜짝쇼가 펼쳐졌다.


트랙데이 프로그램은 모두 두 가지. 서킷 주행과 짐카나로 구성했다. 서킷에서는 CTS와 ATS, ATS-V 세 차종을 탄다. 직진 가속과 완화 곡선, 급회전 구간이 조화를 이뤄 캐딜락의 성능을 시험한다. ATS-V를 먼저 탔다. 사실상 트랙데이의 주인공이다. 트랙에 5대의 ATS-V가 도열해있다. 전면에 ‘V’시리즈를 상징하는 범퍼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리어 스포일러도 고성능을 강조한다. 시트에 앉자 16 방향으로 조절이 가능한 레카로 스포츠시트가 몸을 편안하게 감싸 안는다. 내부도 고급스럽다. 스티어링 휠과 변속기 레버 등 실내 곳곳에 알칸타라 소재를 사용했다. 센터페시아는 단정하다. 터치는 첨단 분위기는 살리지만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걸린다. 계기반 구성 은 일반 ATS와 같다. 속도계는 330km까지 새겨져 있다.

출발 신호와 함께 주행을 시작했다. 최고출력 470마력, 최대토크 61.4kg·m의 성능을 내는 터보 엔진이 커다란 배기음을 내뿜으며 강하게 차체를 밀어 붙인다. 공차 중량 1735kg로 무게가 어느 정도 나가는데도 깃털처럼 가볍게 순식간에 시속 100km에 도달했다. 직선주로가 끝나면서 코너가 이어진다. 타이어 마찰음에 잠시 불안함을 느꼈지만 1초에 1000번 이상 노면을 읽어 자세를 조정하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덕분에 흐트러짐 없이 자세를 유지하며 코너를 빠져 나갈 수 있었다.

코너 통과의 기본은 아웃-인-아웃.


직선 구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최고속도인 시속 302km를 내기는 힘들었지만 가공할 가속력과 시속 200km대 고속주행 체험만으로도 ATS의 극한성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아쉽게도 체험 기회는 두 바퀴 반으로 끝났다. 좀 더 타봐야 제대로 느낄 수 있을 텐데, 이런 행사의 한계다.

다음 차는 ATS다. 470마력 V를 먼저 타서인지 272마력이 우습게 느껴졌다. V에 비해 출력은 낮지만 충분히 여유로웠고 코너에서 안정성도 우수했다. 150kg 줄어든 무게 때문에 움직임은 더 가뿐했다.

CTS는 ATS보다는 분위기는 고급스러웠고 주행 감각은 차분했다. 가속도 ATS보다 부드럽게 느껴진다. 빠른 속도에서 급제동을 하니 전자장비가 재빠르게 차를 제어한다. 마치 컴퓨터가 차를 조종하는 것 같다. ‘안전 경고 햅틱 시트’가 위급한 상황일 때 진동으로 운전자에게 주의를 주는데 트랙을 달리는 동안 쉴새없이 진동이 전해진다. 역동성과 함께 안전을 우선하는 패밀리카의 특성이 동시에 드러난다.

캐딜락의 터치 인터페이스는 여전히 어색하다.


동승 포함 모두 15바퀴를 돌았다. 모두 60km 정도 달렸다. 서킷에서 속도제한 없이 주행하는 경험을 통해 일반 도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캐딜락의 역동성을 체험 했다.

슬라럼&짐카나는 슬라럼과 원 선회, 8자 선회, Z자 이동으로 이뤄졌다. ATS 일반 모델을 타고 체험했다. 민첩한 움직임과 뒷바퀴굴림의 역동성을 경험하는 코스다. 빨리 가겠다고 욕심 부릴수록 뒤처지게 된다. 운전 기술도 중요하지만 마음을 비우고 부드럽게 달려야 한다. 만만하게 보이지만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 없이 달리는게 쉽지 않다. 뒷바퀴를 미끌어뜨리는 드리프트보다 그립 주행이 속도 단축에 유리하다. ATS는 정석대로 다루면 날쌔고 안정적으로 코스를 돌았다. 욕심을 부리면 미끄러지는 탓에 시간은 더 걸렸지만 뒷바퀴굴림 특유의 드리프트 현상을 보이며 역동성을 드러냈다.

미녀 카레이서 고다을씨가 설명해주는 슬라럼&짐카나 교육시간.


트랙데이는 캐딜락 V의 역동적인 면모를 확실히 체험할 수 있는 자리였다. 나이든 사람이 타는 차, 독일차보다 역동성이 떨어지는 차라는 선입견을 충분히 깨뜨린 시간이었다.

1억원 가격으로 CTS-V 만한 고성능을 찾기는 지금 지구상에서는 불가능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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