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헥사고날 패밀리 룩,진화할까 죽 끓듯 변할까
현대차 헥사고날 패밀리 룩,진화할까 죽 끓듯 변할까
  • 카가이 인턴
  • 승인 2018.04.01 07:50
  • 조회수 3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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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위 수많은 자동차>


서울 같은 대도심의 출퇴근길에 꽉 막힌 도로에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이렇게 차가 많아? 이 차들은 다 어디서 오는 거야” 사실 이 말이 틀린 게 아니다. 자동차는 이제 우리 삶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요소다. 실제로 국내 자동차 대수는 2,200만 대를 돌파해 인구 2.3명당 1대를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도로 위 많은 차의 디자인을 보는 재미 또한 있다.



<영화 트렌스포머>


이유는 자동차마다 모두 생김새가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생김새는 영화 트렌스포머에 나오는 얼굴을 있는 자동차를 말하는 게 아니다. 영화 속 로봇 자동차는 아니지만 일반 자동차 역시 고유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주행 중에 가장 많이 보게 되는 자동차의 부분은 뒤태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뒤태를 보고 “저 차 참 못생겼네!”혹은 “뒤태 죽이네, 저 차 사고 싶다” 같은 품평을 늘어놓곤 한다.

이처럼 사람들은 자동차 디자인에 관심이 많다. 자동차 디자인은 소비자와 소통하는 가장 큰 무기이자 브랜드를 소개하는 첫 인사다. 성능만큼이나 디자인이 차량 판매에 큰 역할을 한다. 이렇게 사람들이 자동차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자동차 브랜드 마다 생김새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물론 로고를 통해 브랜드를 구별하기도 하지만 로고 없이도 자동차 브랜드를 구별 할 수 있다. 바로 브랜드마다 패밀리 룩이 다르기 때문이다.

패밀리 룩(family look)이라는 용어는 패션 디자인에서 유래했다. 커플끼리 옷 스타일을 맞추면 커플룩이고, 가족 구성원으로 확대하면 패밀리 룩이다. 해외 매체에서는 자동차 디자인을 설명


할 때 패밀리 룩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국내에서만 통용되는 변칙적인 말이다. 일반적으로 그릴과 램프가  패밀리 룩의 중요 요소다.


한국 토종 현대도 패밀리 룩이 존재할까?

1970년대 현대차가 생산한 최초 모델은 미국산 코티나다. 그 이후 독자개발 포니로 시작해 대표 세단 쏘나타, SUV 코나까지 무려 100여개 달하는 다양한 차량을 출시한다.  현대차 디자인은 "다른 유명 브랜드의 모델과 어딘가 생김새가 비슷하다"는 베끼기 논란이 있던 것도 사실이다.  이런 연유에서인지 현대차는 2006년 폴크스바겐 수석 디자이너 출신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했다. 이후 해외 자동차 브랜드의 중견급 디자이너를 공격적으로 스카우트했다. 그러면서 현대차는 과거 모습을 떠올리기 힘들 정도로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그 결과 최근 현대 ‘쏘나타 뉴 라이즈’ 와 ‘i30’가 IDEA 디자인상을 받기도 했다.


<과거 현대차 디자인>


초창기 현대차 모델에서는 패밀리 룩을 찾아보기 어렵다. 당시 현대차는 고유의 일관되고 독창적인 자동차 디자인을 하기 보다는 출시하는 차마다 어디서 본 듯한 개별 디자인을 선보였다.

현대차만의 패밀리 룩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 부터다. 한때 족보 없는 디자인이라 불렸지만 지금은 플루이딕스컬프쳐2.0과 캐스케이딩 그릴로 대변되는 현대차만의 패밀리 룩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BMW 출신 토마스 븨르클레가 현대차로 오면서 현대차 디자인철학은 플루이딕 스컬프처로 결정되었다. 플루이딕 스컬프쳐은 자연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유연한 역동성을 보여주는 디자인으로 조각품을 보는 듯 한 느낌 차에서 느낄 수 있게 디자인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적용해 가장 호평을 받은 제품은 투싼ix이다. 유려한 디자인과 한국 전통 조형물을 연상시킨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자동차 투산ix>


현대차 디자인에서 플루이딕 스컬프처와 항상 같이 등장하는 이름은 헥사고날 그릴이다.

그릴은 자동차의 얼굴이다. 아우디에는 싱글프레임 그릴, BMW는 키드니 그릴 그리고 부가티는 말발굽 그릴등 모두 상징적인 그릴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고유의 그릴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그릴이 브랜드의 정체성을 표현하기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도 자신들 만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육각형 모양 헥사고날 그릴이다.

헥사고날 그릴으로 처음 등장한 차는 아반떼MD이다. 아반떼MD는 플루이딕 스컬프처라는 옷과 헥사고날 그릴이라는 액세서리를 단 현대차의 야심작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디자인이 항상 환영받은 것은 아니다. 출시 당시 좋지 않은 의견도 많이 있었다. "아우디를 너무 닮았다. 삼엽충을 같다" 등 부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플루이딕 스컬프처으로 디자인 정체성을 바꾼 이후 현대차 판매량은 증가했다. 이렇게 재미를 보자 현대차는 2014년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을 발표하였다.  곡선보다 직선을 많이 사용하였고 선과 면을 정돈해 좀 더 정제된 이미지를 선사한다. 처음 적용된 모델은 제네시스 2세대다. 제네시스가 고급 브랜드로 격상되면서 후계자는 LF 쏘나타가 되었다.



<현대차의 헥사고날 그릴>


그러다 최근 현대차가 새 그릴을 선보였다. 바로 캐스케이딩 그릴이다. 기존 현대자동차는 헥사고날 그릴을 패밀리 룩으로 사용했지만 마쓰다, 포드 등과 비슷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또 새로운 도약이 필요한 시점에서 현대차는 캐스케이딩 그릴이라는 히든카드를 선보였다. 캐스케이딩 그릴은 이전에 헥사고날 그릴보다 직선적이지 않다. 또한 육각형 모양의 벌집처럼 모여 있는 얇은 프레임이 한 파츠를 이룬 형태다. 마치 쇳물이 쏟아지는 느낌을 준다고 현대차는 설명한다. 캐스케이딩 그릴은 LF 쏘나타, 투싼, 싼타페, 코나, 아이오닉 등 거의 모든 모델에 적용됐다.

물론 현대차에게 필요한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일관성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명품 브랜드는 일관된 가치관을 오랜 세월 유지한다. 하지만 지난 몇년간 현대차에게 이런 일관된 패밀리룩은 없었다. 최근에 들어서야 점점 일관성을 찾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최근 해외전략 차종인 스타렉스 로얄은 렉서스를 연상시키는 그릴로 소비자들을 실망시켰다. 반면 스타렉스와 비슷한 체급인 V-클래스는 한눈에 벤츠 DNA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부분에서 일관된 패밀리룩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컴포지트 램프를 장착한 넥쏘, 코나, 싼타페>


다음으로는 램프다. 그릴이 자동차의 얼굴이라면 램프는 눈이다. 램프 또한 자동차 패밀리 룩의 중요 요소다.

자동차를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자동차 램프다. 마치 사람 눈처럼 강렬한 인상을 풍긴다. 최근 현대자동차는 램프 디자인을 변경하면서 새로운 패밀리 룩을 예고했다.

그 시작은 코나이다. 코나의 램프 디자인은 주간 주행등과 헤드램프가 상하로 분리된 컴포지트 램프이다. 이 디자인은 4세대 싼타페와 넥쏘까지 이어지고 있다. 주간주행등과 라디에이터를 강조하고 헤드렘프는 에어커튼이나 안개등처럼 처리하는 디자인이다. 이런 추세는 해외 SUV에서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지프의 체로키 혹은 시트로엥 칵투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 디자인에도 호불호가 갈린다. 하지만 확실한 건 현대차가 그릴과 램프를 변경하면서 치열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패밀리 룩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지다.

물론 디자인이 자동차의 모든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성능이 평준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디자인 또한 자동차 경쟁력에 큰 부분을 차지한다. 새롭게 선보이는 현대차의 패밀리 룩에 거는 기대 역시 크다. 적잖은 우려도 존재한다. "20년도 안 돼 패밀리 룩이 진화를 벗어나 확 바뀐다면.." 하는 우려다.  해외 유명 디자이너 영입에 따라 그 사람의 호불호에 의해 패밀리 룩이라는 거대한 브랜드 정체성이 조삼모사 형태로 바뀌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현대차는 이제 글로벌 톱5 브랜드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100년 가깝게 패밀리 룩을 승계하고 발전시킨다. 그리고 그런 패밀리 룩 디자인에 열광하는 소비층이 꽤 광범위하게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나광국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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