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섹스 & 포르쉐 911 카레라S
커피·섹스 & 포르쉐 911 카레라S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6.06.20 14:33
  • 조회수 2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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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카레라는 자연흡기에서 터보로 갈아타는 중대 변화를 겪었다. 강력한 힘과 중독성 높은 속도감은 여전하다. 카브리올레는 오픈카의 낭만까지 더해 중독되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마력을 드러낸다.
이승우 모빌리스타 에디터 <이 내용은 모빌리스타 6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암스테르담 신경과학연구소는 최근 포르쉐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내놨다. 포르쉐 운전이 음주·커피·초콜릿·섹스와 유사하게 뇌에 중독적인 자극을 준다고 한다. 속도감을 즐기는 사람의 뇌에는 행복 호르몬인 도파민이 활발하게 분비된다. 도파민은 어떤 행동을 반복해서 하고 싶게 만든다. 속도가 주는 짜릿함이 쾌락 중추를 자극하고 평상시에도 그 자극을 기억하게 된다. 스피드에 중독성이 있다면 포르쉐는 최고의 중독이다. 그래서 포르쉐를 탄 사람들은 포르쉐에 열광한다. 속도에 대한 자극을 지속하는 마력을 지닌 성공한 스포츠카다.

아늑함과 역동성의 조화


새로 나온 911 카레라는 역대 911 카레라 중에서 가장 강력한 모델이다. 카브리올레라는 이름에서 알수 있듯이 이 모델은 오픈카다. 시승을 하면서 줄곧 바그너와 모차르트가 머리 속에 떠올랐다. 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겐의 반지’에서는 신들이 인간을 공격하기 위해 폭풍을 몰아치며 진격하는 장면이 나온다. ‘발퀴레의 비행’은 대서사시만큼 웅장하고 섬뜩하다.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들은 어렵지만 편하고, 단조로워 보이지만 풍부하고 화려하다. 911 뉴 페이스의 섬뜩할 만큼 성장한 파워와 카브리올레가 주는 편안함, 일상의 화려함이 두 가지 음악처럼 대조를 이루는 동시에 낭만적이다.

오픈이라는 단어는 열려 있는 마음을 뜻한다. 루프를 열면 넓은 하늘이 차 안으로 들어온다. 신선한 바람을 맞으며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는 색다른 매력을 지녔다. 아늑한 주행감성과 드라이빙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차가 바로 바로 오픈카다.

뚜껑 없는 차가 진정한 스포츠카라고 말한다. 초창기 자동차나 레이싱카는 원래 루프가 없었다. 오픈 타입은 자연과 호흡하는 드라이빙의 참 맛을 느낄 수 있다. 1939년 나온 포르쉐의 첫 번째 모델도 오픈카였다. 911 카레라 S 카브리올레는 파워풀한 포르쉐의 드라이빙 혈통을 고수하면서 오픈카의 매력을 한껏 발산하는 모델이다.

외형은 그리 크게 변하지 않았다. 루프는 여전히 소프트톱이다. 재질이 직물이라 지붕이 가볍고 무게 중심을 낮출 수 있다. 닫았을 때와 열었을 때 앞뒤 바퀴의 하중 변화가 크지 않아 하드톱에 비해 안정적이다. 루프의 개폐 시간도 짧고 달리면서도 뚜껑을 여닫기 편하다. 포르쉐 카브리올레의 경우 시속 50km 미만 속도에서도 루프를 여닫을 수 있다. 시간은 17초 걸린다.

지붕을 열면 타이어 노이즈가 들린다. 소음이라고 하기는 힘든 기분 좋은 소리다. 지붕을 열어도 시속 100km까지는 전면과 측면의 유리창이 외부 공기 유입을 적절히 막는다. 윈드 리플렉터가 뒤에서 휘몰아치는 바람을 막기 때문에 실내가 잔잔하다. 머리카락이 날아다닐 일도 없다.

자연흡기에서 터보로 중대 변화


페이스리프트 모델이지만 파워트레인 변화는 엄청나게 크다. 신형 911 시리즈는 대부분 터보 엔진을 달고 나온다. 911이 공냉식에서 수냉식으로 바뀐 이래 가장 큰 엔진 변화다. 엔진으로 들어가는 공기는 배기가스로 돌리는 터빈에 의해 압축된다. 시대의 흐름이다. 배기가스 규제와 효율성을 강화한 엔진을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 탓에 대부분 브랜드들이 배기량을 줄이는 대신 파워 손실을 터보로 보충한다. 911 역시 그렇게 변했다. 미친듯이 rpm을 잡아먹던 자연흡기 엔진은 조금씩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간다.

카레라나 카레라 S 모두 터보로 갈아탔다. 카레라 S는 420마력 수평대향 3L 6기통 터보 엔진이 400마력 3.8L 자연흡기 엔진을 대체했다. 배기량이 줄어들었지만 파워는 20마력 높아졌고 토크는 13% 개선해 50.9 kg·m가 됐다. 가장 중요한 것은 토크 곡선이다. 자연흡기 엔진이었을 때는 5000rpm을 훌쩍 넘겨야 그 파워가 고스란히 분출됐지만 이 모델은 이제 1700~5000rpm 영역에서 최대토크를 내뿜는다.

자 이제 카레라 S의 고삐를 잡고 도로를 달려 볼 차례다.

☛ 이 글은 "진화의 정점 .. 포르쉐 911 카레라 S 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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