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아웃 만루 위기 르노삼성, 구원투수 클리오 5월 등판
투아웃 만루 위기 르노삼성, 구원투수 클리오 5월 등판
  • 카가이 인턴
  • 승인 2018.03.29 07:40
  • 조회수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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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는 현재 8회말 투아웃 만루 상황이다. 점수는 8대7로 지고 있다. 박빙의 재미를 더하는 루즈벨트 스코어( 야구광이었던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이 가장 재미있는 스코어로 꼽았다)다. 여기서 점수를 더 주면 만회가 어렵다. 한국 시장 철수라는 최악의 패배 시나리오가 생길 수도 있다. 지금 르노삼성차에는 절대적인 구원투수가 필요하다.

르노삼성은 지난 1월, 2월 연속으로 내수시장 꼴지를 했다. 2016년 SM6, QM6의 신차 효과와 QM3의 꾸준한 인기로 판매량이 반짝 급등해 현대기아에 이어 3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하지만 신차 효과가 사라지면서 판매량은 계속해서 떨어졌다. 결국 1,2월 합친 판매량이 1만1,755대를 기록하며 2달 연속 취하위를 차지했다. 오죽하면 수입차 1위인 벤츠보다 판매량이 떨어졌을까. 내수에서 르노삼성이 부진한 이유는 주력 모델 판매 저조도 꼽히지만 신차가 부족한 게 가장 큰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르노삼성이 야심차게 준비한 차가 있다. 바로 ‘클리오’이다. 사실 클리오는 2017 서울 모터쇼에서 국내 소비자들에게 처음 소개됐다. 핫한 디자인과 다이내믹한 성능으로 당시 반응은 괜찮았다. 하지만 르노삼성은 이런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지난해 하반기 나올 줄 클리오 출시 일정이 미뤄진 것이다. 유럽 인기차종으로 물량부족과 가격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뜸을 들이다 올해 5월에야 클리오가 등장한다.





클리오는 5도어 해치백이다. 클리오 전장은 4090mm, 전폭1732mm, 전고 1434mm 로 소형차급이다.  파워트레인은 QM3와 동일한 직렬 4기통 1.5L 디젤 엔진이 올라간다. 최고출력은 90마력이고 최대토크는 22.4kg.m을 발휘한다. 제원상 클리오의 경쟁 차종은 기아차 프라이드, 쉐보레 아베오, 현대차 i30와 같은 해치백이다. 하지만 르노삼성은 SM6를 쏘나타와 그랜저 사이에 위치시켜 나름 재미를 본 것처럼 클리오 또한 소형과 준중형 사이에 넣어 새로운 세그먼트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무늬만 국산차이지 클리오는 사실 수입차다. 로고 역시 르노삼성이 아닌 르노의 다이아몬드 엠블럼을 달고 나온다. 그러면서 수입차와 국산차 틈새를 노리는 프리미엄 해치백으로 포지션을 정했다.  가격 역시 국산차보다 한 단계 비싼 2000만원대 초중반으로 알려진다.  이런 스펙과 포지션으로 클리오의 경쟁 모델은 수입차의 경우 푸조 208 ,폴크스바겐 폴로(현재 판매금지 상태), 국산차는 현대 아반떼, 기아 K3, 쉐보레 크루즈가 꼽힌다.

문제는 SM6 같은 차별성을 갖고 있느냐는 점이다.  SM6는 출시 초기 중형 세단의 막강한 경쟁자인  쏘나타와 K5 사이를 뚫고 디자인과 편의장치에서 한 단계 위급 차로 자리매김을 하면서 돌풍을 일으켰었다. 하지만 1년 정도 지나면서 성능과 품질의 문제로 '디자인만 좋은 차'라는 인식이 오너들에게 각인됐다.  판매량이 급감했고 결국 르노삼성은 여러 문제점을 해결한 2019년형 SM6를 내놓으면서 다시 붐을 조성하고 있다.





클리오 역시 확실한 차별성은 디자인이다. 클리오는 유럽에서 11년 연속 동급 판매 1위는 물론, 프랑스 자동차 판매 1위 그리고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할 정도의 인기 차종이다.  그도 그럴 것이 디자인이 우선 예쁘다. 전체적으로 둥글고 부드러운 곡선에다가 스포티한 느낌을 주는 강한 선을 배치했다. 전체적으로 차체가 낮아서 묵직한 느낌에다 핸들링이 일품이라는 평이 나온다.  낮은 차체의 소형 해치백이지만 17인치 휠을 사용해서 볼륨감도 더했고 안정감 있는 주행감을 제공한다. 연비 또한 17km/l 으로 매력적이다. 상대적으로 넉넉한 트렁크 공간도 확보했다.

국내 해치백 시장은 무덤으로 불린다. 게다가 2016년부터 열풍이 분 소형SUV 시장과 소비자층이 겹친다. 클리오가 유럽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에서 클리오의 인기가 이어진다는 것은 성립할 수 없는 방정식이다.

클리오의 매력적인 실내 공간



클리오에게는 또 한 가지 걸림돌은 바로 가격이다. 유럽에서 1900만~270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유럽 자동차 가격이 한국보다 비싼 현실을 감안해도 물류비 등을 감안하면 유럽 판매가격과 국내 시판가가 엇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가격으로 보면 국산 준중형 세단이나 해치백 풀 옵션이 가능하다. 르노삼성은 결국 2000만원대 초반 가격에 내놔야 승부를 걸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르노삼성은 클리오 판매에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한다. 신차 효과로 붐을 조성해 기존 모델 판매를 늘리겠다는 전략도 엿보인다.

신차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클리오의 또 다른 경쟁차가 비슷한 시기 출시된다. 기아 프라이드다. 기아차도 프라이드의 출시를 작년에서 올해로 연기했다. 스토닉과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프라이드에 대한 관심이 분산될 수 있다는 염려 때문이었다. 만약 르노삼성이 지난해 하반기 클리오를 출시했다면 올해 몇 개월간 저조한 성적표가 지금과 다르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유럽에서 큰 사랑은 받은 클리오가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르노삼성에 메이저리거 오승환 같은 천금의 구원투수가 될지 기대가 간다.

나광국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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