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섭칼럼] 전기차 배터리 화재는 곧 폭발로 이어진다!
[이경섭칼럼] 전기차 배터리 화재는 곧 폭발로 이어진다!
  • 이경섭 에디터
  • 승인 2018.04.05 08:12
  • 조회수 9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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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교통사고로 인해 배터리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테슬라 운전자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교통사고는 경미했지만 배터리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지 못한 결과였다.

전기자동차의 배터리는 한번 제대로 불이 붙으면 일반 화재 진압 방식으로는 결코 불을 끌 수가 없다. 배터리에 불이 붙으면 연소 반응이 아주 빠르게 일어난다. 즉 폭발이다.

폭탄이 터졌을 때 물을 붓고 온갖 짓을 다해도 끌 수 없는 것과 똑 같다.


전기자동차에서 사용하는 배터리는 대부분 핸드폰에 사용하는 것과 같은 리튬이온 배터리다. 이는 효율이 좋고 방전이 안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과열되기 쉽고 열에 민감하여 화재에 아주 취약한 결정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다.


핸드폰 배터리( 스마트폰에는 주로 리튬 폴리머 배터리를 사용)도 과열되면 자주 터지는 것도 리튬 배터리가 온도와 열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리튬이온 배터리에 불이 났다는 것은 곧 폭발을 의미 한다.


따라서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자동차의 배터리 시스템은 반드시 화재에 대비할 수 있는 다중적인(redundant) 안전장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뿐만 아니다. 전기자동차의 고전압 안전 정비기술교육도 국가적 차원에서 의무화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고압자동차 정비기술은 곧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독일과 유럽연합에서는 몇 년 전부터 자동차 정비교육지침으로 고압전기시스템(HV: Hoch Volt) 혹은 E-Mobility 교육을 도입, 실행하고 있다.


유럽연합과 독일정부가 정한 고압전기자동차 정비기준법(EUP : Elektrotechnisch Unterwiesene Person(Electrically trained person),독일 규정(DIN VDE 0105-100)과 EU (DGUV200-005))은 고압(High Volt)자동차 기술자에 대한 정의 및 규정이다.

이 규정은 발표와 동시 모든 자동차 정비교육을 받는 교육생이 의무적으로 받는 프로그램이다. 기존 현직 정비사들과 자동차 명장인 마이스터들도 전기 및 하이브리드자동차의 정비를 위해서는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재교육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독일 자동차 마이스터협회의 자동차기술 교육 연수중인 고압(HV)자동차  EUP 1차 교육.  이 과정을 마치고  유럽에서 인정하는 EUP인증서를 받아야 비로소 독일에서 전기자동차 및 하이브리드관련 정비기술자로 취업이 가능하다.






배터리와 컨버터의 전압을 확실하게 차단하는 고압전기 EUP 교육은 명시적 지식이 아닌 철저한 암묵지(Tacit Knowledge)에 해당한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안전 교육은 몸으로 체득화 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이 고압전기 규정에 따르면 EUP인증서가 없는 자동차 마이스터나 정비사는 경력 유무를 떠나 전기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절대 만져서는 안된다.  EUP인증서는 자동차 직능협회내의 공인 직업전문 아카데미나 마이스터학교에서 일정 교육을 이수한 뒤 받을 수 있다.

고압전기 인증서는 단계 별로 3단계로 나뉘어져 있다. 초급인 고압전기 차단기술, 전압하에서의 작업능력, 그리고 배터리와 인버터 및 전기모터 분해 작업 및 수리능력 단계별 인증서는 단위시간당 직업능력과 임금기준도 마련돼 있다.

우리나라가 실시하려는 NCS(국가직무능력표준)중 전기 및 하이브리드자동차 정비능력과 기준에 참고할만한 규정이다.

물론 우리나라에는 아직 고압자동차 정비에 대한 제도와 법이 마련되지 않아 전기자동차를 제작하는 메이커의 정비 매뉴얼 외에는 국가적 차원에서는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전기모터로 작동되는 연료전지를 비롯한 하이브리드 및 각종 전기자동차가 늘어나는 지금부터는 고민해봐야 할 프로그램이다.

전기자동차에서 사용되는 전기는 직류 300볼트 이상 되는 상당한 고압이다. 감전되는 순간 즉시 사망하는 사고가 자동차 정비공장에서 또 교통사고에서 혹은 교통사고 화재 진압현장과 고장 차량 견인 작업시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독일 및 유럽연합이 정한 고압전기 규정에 따르면 교류 25볼트, 직류 60볼트 이상을 고압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 이상의 전압이 사람에게 흐르면 몸속 단백질 성분을 순식간에 분해하고 교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일표준(DIN IEC/TS 60479-1 Effects of current on human beings and livestock ETC VMBG nach IEC-Report 479-1) 규정에 따르면, 전압 200볼트의 직류에 200mA(밀리암페어)정도의 전류세기가 0,3초 동안 인체에 흐르면 심장에 즉각적인 비가역적 교란이 발생할 수 있고 심방 세동에 치명적인 외상이 가해진다.

말하자면 통계적으로 80%이상이 심장마비로 직결된다는 놀라운 결과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일반적인 전기자동차의 배터리 전압은 보통 400볼트 이상에 전류는 더욱 높다. 단 0,01초의 감전이라도 즉사로 이어진다.

거듭되는 테슬라 전기자동차의 사고는 앞으로 고압자동차의 안전에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교통사고, 정비, 긴급구난 등 분야에서 인명 사망 사고가 반복될 것이다.

더구나 앞으로 전기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 효율을 높이기 위해 600볼트이상 고압이 상용화 될 전망이어서 엄격한 고압자동차정비 안전에 대한 기준 마련과 교육이 시급하다.

더 이상 소를 잃고 나서 뒤늦게 외양간 고치는 짓을 해서는 안된다.

이미 우린 그동안 충분히 많은 소를 잃었다.

베를린 이경섭 특파원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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