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 오일 증가 GDi 엔진 골치..MPI로 방향 전환하나
현대기아 오일 증가 GDi 엔진 골치..MPI로 방향 전환하나
  • 카가이 인턴
  • 승인 2018.04.17 08:00
  • 조회수 43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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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는 2010년 대에 들어서며 파워트레인에 일대 혁신을 단행했다. 기존 다중분사방식(MPI) 를 적용했던 엔진을 직분사방식(GDI)으로 변경한 것이다. MPI는 현대기아 뿐 아니라 도요타 BMW 등 해외 유명 업체들이 모두 사용하는 엔진 방식이다. 직분사 엔진은 1990년대 일본 미쓰비시가 상용화를 했지만 기술적 난이도에 따른 결함과 불량이 잇따르면서 중도에 포기한 바 있다.

현대차는 과감하다. 고압을 실린더 블록이 견뎌야 하는 GDI 엔진을 제네시스 같은 고급차뿐 아니라 아반떼나 쏘나타 같은 대중차에도 모두 적용했다. 당시 우려의 시선이 있었지만 연비 효율성이 좋은 GDI에 대한 긍적적인 요소가 이를 잠재웠다.  하지만 이번 기아차 K3 풀체인지 모델에 GDI 대신 옛 MPI 엔진을 적용하면서 GDI 엔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눈길을 끈다.

GDI 엔진은 연료를 엔진 실린더 내에 직접 분사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가솔린 분사량과 분사 시기, 혼합기 질량비 따위를 폭넓게 조정할 수 있어 정속 주행시 연비 상승, 출력 향상,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카본 누적에 따라 엔진 출력이 떨어지거나, 엔진의 회전수가 불안해지고, 노킹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심각한 경우에는 실린더 헤드에 문제가 생기거나 시동이 꺼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점을 감안해 통상 도요타 ,GM 같은 보수적인 업체는 GDI는 가격이 비싼 중대형차나 고급 브랜드 렉서스에 사용하고 MPI는 1500만-3000만원의 보급형 도요타 차량에는 MPI를 사용한다. GDI가 장점은 뚜렷하지만 상대적으로 엔진 결함이으로 이어질 오일 증가 같은 이상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GDI 엔진의 상용화는 1996년 일본 미쓰비시 자동차가 처음 선보였다. 하지만, 옥탄가가 높지 않은 휘발류를 사용하면 노킹을 일으켜 엔진 트러블이 발생해 지금은 대부분 라인업에서 GDI를 사용하지 않는다. 현대차는 당시 미쓰비시와 구형 에쿠스를 공동 개발하면서 V8 GDI 엔진을 적용했다. 하지만 역시 같은 이유로 문제를 일으켜 GDI 엔진을 제외시켰다. 하지만 엔진의 명가 BMW 나 아우디 같은 해외 유명 자동차 회사들이 직분사 엔진으로 성공을 거두자 현대차도 2000년대 중반 이후 다시 GDI에 뛰어들었다.

현대차는 어떤 자동차 업체보다 과감하다. 걱정하던 GDI엔진을 점점 확대해 현재 현대차가 판매하는 가솔린 차량 중 엑센트의 1.4 VVT 엔진과 쏘나타 2.0 CVVL 엔진을 제외하고는 모두 GDI를 적용했다. 현대와 같은 엔진을 쓰는 기아차도 마찬가지다. 스토닉의 1.4 가솔린 엔진과 K5의 2.0, 이번 풀체인지된 K3의 1.6 엔진을 제외하면 모두 GDI를 달고 판매한다.

현대 기아차의 3.3 T-GDI 엔진


그렇다면 현대기아차의 GDI 엔진은 그간 어떤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 일부 차량에서 1.6 T-GDI 엔진의 경우 엔진 오일이 상당 부분 소모되고 이 오일이 에어 필터를 적시는 현상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 증상으로 연비가 떨어지고 매연이 나오면서 때로는 시동이 꺼지는 경우도 발생했다. 또  미국 시장에서만 리콜을 하고 국내 시장은 미루고 미루다 리콜을 시행한 세타2 2.0 T-GDI, 2.4 GDI 엔진도 마찬가지다.  당시 국토부가 결함 관련 조사를 진행하자 현대기아차는 보증기간을 5년 10만km에서 10년 19만km로 연장했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판매되고 있는 그랜져IG(수출명 아제라)는 국내에서 적용되고 있는 2.4 GDI, 3.0 GDI, 3.3 GDI 와는 다르게 3.0 MPI, 3.5 MPI 엔진을 장착해 수출했다. 사우디의 건조한 열기와 모래바람 등에 GDI 엔진이 이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최근 카가이 단독기사에 따르면,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1.6 가솔린 터보 GDI 엔진를 단 투싼이 구입 후 석달 만에 아침에 시동이 걸리지 않고 배기가스에서 검은 연기가 배출되는 등의 문제가 나타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K3 풀체인지를 시작으로 올해 페이스리프트를 앞둔 아반떼에도 MPI 엔진이 적용될 예정이다. 현대 기아차가 공들인 GDI엔진을 다시 구형 MPI 엔진으로 바꾸고 있다는 것은 GDI 엔진에 문제가 있다고 자체적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직까지 현대기아차는 GDI 엔진의 문제에 대해 단 한번도 인정을 한 적이 없다.) 아직까지는 1.6 가솔린 엔진은 이번 기아  K3 신차를 제외한 모든 차량에는 GDI 엔진을 적용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고민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공들여 만든 GDI 엔진이고, 대부분의 가솔린 차량에 적용시킨 GDI 엔진의 결함을 인정할 경우 소비자 피해 보다 더 큰 내부 책임론이 등장할 것이다. 당장 연구소의 고위 경영진의 문책으로 번 질 것이다. '실수하면 잘린다'는 현대기아의 경직된 조직문화에서는 '일단 문제는 덥고 보자'는 식의 논리가 합법화한다. 결과적으로 GDI 엔진의 문제를 인정하고 문제가 발생한 차종에 대한 리콜로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렇다고 현대기아차가 결점을 보완한 GDI 엔진 재개발이라는 모험을 하기에는 기술력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안팎에서 나온다. 또  GDI 엔진으로 좋지 못한 소리를 한국 뿐 아니라 중국,미국 등 주요 수출 시장에서 계속 들어오고 있다. 이 상황에서 슬금슬금 MPI 엔진으로 바꾸자니 기술력이 부족하다고 인정하는 상황으로 비춰질 수 밖에 없다.  연비와 출력을 모두 잡았다고 큰 소리 치던 GDI 엔진! 현대 기아차의 고민은 점점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호빈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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