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차 기준 쏘나타 대항마 고르기...K5 SM6 말리부
중형차 기준 쏘나타 대항마 고르기...K5 SM6 말리부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6.06.24 16:04
  • 조회수 2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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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중형 세단 시장은 업체들의 자존심 격전장이다. 현대기아차가 견고하게 수성하고 있는 이 시장에 르노삼성과 쉐보레가 각각 SM6와 말리부로 도전장을 던졌다. 두 신차는 뜨거운 관심과 기대를 한 몸에 받지만 이미 시장을 선점한 쏘나타와 K5의 내공 역시 만만치 않다. 넉 대의 차, 네 명의 에디터, 2일 동안 600km에 달하는 여정을 거치며 국산 중형세단의 진가를 파악했다.
모빌리스타 취재팀

<이 내용은 모빌리스타 6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국산 중형 세단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조짐이 보인다. 현대자동차 쏘나타와 기아자동차 K5가 견고하게 수성하고 있는 시장이 뿌리부터 흔들린다. 쉐보레 말리부와 르노삼성 SM6 신모델이 기대 이상으로 호평 받으면서 경쟁구도가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요동친다.



국산차를 대표하고 가장 많이 팔리는 세그먼트는 중형 세단이다. 성능·기술·판매 등 라인업의 표준이 되는 모델이라 많은 공을 들인다. 중형 세단의 승자가 시장을 주름잡는다. 중형 세단을 만드는 국내 완성차 4사의 세단을 한데 모았다. 수입차와 경쟁할 만큼 많은 발전을 이뤘는지, 여전히 국산차는 별 수 없는지, 각 차마다 장점은 무엇이고 어떤 점이 아직 미흡한지 다각도로 판단했다.

평가는 외부 스타일링, 인테리어 디자인, 공간 및 거주성, 안전 및 편의장비, 파워트레인, 승차감 및 주행성능 등 여섯 가지 부문으로 나눠 실시했다. 각 부문별로 10개 내외의 세부 항목을 정해 점수를 주기로 했다. 각 부문별 최고 득점 차를 알아보고 세부 항목별로 뚜렷하게 앞선 모델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일도 의미가 있다. 국산 중형 세단은 다양한 파워트레인과 트림 조합에 별도 선택 가능한 옵션까지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구성이 가능하다. 이번 테스트는 기능 점검 및 소재 마감 비교를 위해 대부분 상급 트림 옵션을 포함한 모델을 기반으로 진행했다.

국산차를 대표하고 가장 많이 팔리는 세그먼트는 중형 세단이다. 이 분야 승자가 시장을 주름잡는다.


테스트를 시작하기 전, 에디터들 사이에서 많은 예측이 오갔다. 쏘나타는 무색무취 터줏대감, K5는 젊고 스포티한 감성, 말리부는 탄탄한 하체와 기본기, SM6는 역동적 스타일과 화끈한 주행 감각을 기대했다. 2일 동안 테스트가 끝난 후, 놀랍게도 예측은 상당 부분 빗나갔다. 먼저 기본 제원을 보자. 넉 대 모두 4.8m 전후의 비슷한 체구를 지녔다. 말리부만 유일하게 4.9m를 넘겼고 휠베이스도 가장 길지만 폭은 짧다. 엔진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141마력 1.7L 디젤, 르노삼성은 1.6L 가솔린 터보로 190마력의 높은 출력을 낸다. 말리부는 2.0L 가솔린 터보로 출력이 253마력이나 된다. 변속기는 말리부가 토크컨버터 6단 자동이고 나머지는 모두 7단 DCT를 쓴다. 공차중량은 1500kg을 넘기는데 말리부만 유일하게 1400kg대(1470kg)로 가장 가볍다. 서스펜션은 앞바퀴는 모두 맥퍼슨 스트럿이고 SM6를 제외한 나머지 세 대는 뒷바퀴는 독립식 멀티 링크를 쓴다.

국산 중형차의 기준, 쏘나타


유연한 엔진과 매끈한 변속기의 매칭이 우수한 가속으로 이어진다.


쏘나타는 우리에게 매우 익숙해진 탓에 평가 절하된 모델일지 모르겠다. 동급 판매 점유율 1위이고 어느 곳에서나 흔히 마주칠 수 있는 익숙한 차다. 기업용 또는 택시 판매 비중이 높다. 브랜드 인지도는 아주 높지만 쏘나타의 장점이 무엇인지 딱히 꼬집어 말하기는 어렵다. 잘났지만 무난한 존재라는 인상이 강한데 이번 테스트에서 쏘나타는 확실히 존재감을 드러냈다. 파워트레인은 중형 세단에 딱 필요한 포인트를 절묘하게 파고든다. 풍부한 토크로 유연성을 드러내는 엔진은 매끈하게 반응하는 변속기와 완벽한 호흡을 이루며 원하는 속도 영역에 쉽게 도달한다. 최고출력이 SM6보다 50마력 정도 낮지만 가속 페달에 대한 스트레스는 쏘나타가 가장 적었다. 고속도로에서 추월할 때에 굳이 6단으로 기어를 내리지 않아도 꾸준히 속도계가 오른다. 시속 100km 항속 연비는 1L에 22km 이상, 엔진 회전수는 1700rpm을 가리켰다. 인테리어의 인체 공학적 구조나 조작성은 넉 대 중 가장 나았다.

실내 공간 확보 능력은 예로부터 수준급이다.


김태진 에디터는 “한층 안정적인 기조로 변한 스타일링이 더 많은 대중들에게 어필할 것”이라 평가했다. 디젤 엔진임에도 NVH 성능이 우수해 가솔린 경쟁모델에 뒤지지 않는 평점을 보였다. 임유신 에디터는 고속 구간에서 진동 흡수력이 보완되면 더 좋겠다는 의견을 보탰지만 전반적으로 역대 쏘나타의 감각과는 확연히 달라진 세련된 몸놀림을 보인다. 어지간한 노면 충격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솜씨가 수준급이다. 과거 최고급형 쏘나타II에는 전자제어 댐퍼 시스템이 달렸지만 현재 LF 쏘나타를 타보면 그런 옵션이 전혀 아쉽지가 않다. 양념보다 진국으로 승부를 건 기본기 강화의 결과다. 시승차는 가격이 3300만원이 넘는다. 2.5L급 일본 중형 세단을 구입할 수 있는 가격대지만 마무리 품질이나 동력 성능, 장비 면에서 이미 현대차도 상당히 앞서간다. 상품성은 훌륭하지만 단점은 ‘흔함(대중성)’이다. 내공은 생각보다 깊다.

[su_quote]SONATA : 상품성은 훌륭하고 내공은 깊지만 너무 흔한 게 단점이다[/su_quote]

정체성을 강조한 스타일, K5


간결하고 단정한 기아차만의 정체성이 뚜렷하다.


원래 K5는 멋진 스타일링이 최대 장점이었다. 기아도 후속 모델의 디자인이 큰 부담이었을 터. 대성공을 거둔 영화의 속편이 주는 아쉬움처럼 올 뉴 K5의 얼굴 앞에서 에디터들의 작은 탄식이 이어진다. K5는 디자인 평가에서 특별히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중간 점수에 머물렀다. 세부 항목별로도 최우수 평가를 받은 항목은 없었다. 전반적으로 무난하게 고른 점수를 받았다. 같은 뼈대를 공유한 쏘나타에 비해 스티어링과 브레이크의 초기 반응이 예민하고 단단했다. 대신 딱딱한 승차감에서 점수를 잃었다. DCT의 7단 효율성은 균형이 잘 잡혀 시속 100km 정속주행 시 1L에 22~23km에 이르는 항속 연비를 보였다. 시승차는 변속 할 때 클러치 치합이 명확하지 않아 rpm 바늘이 한 번에 움직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1만5000km를 뛴 시승차만의 문제인지 현대차와 기아차의 조립라인 차이인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쏘나타의 DCT와 반응이 달랐다.

K5만의 특색을 잘 살리지만 1세대와 차별점이 적다는 지적도 받는다.


김태진 에디터는 고속주행 때 미흡한 안정성을 지적했다. 지속적으로 스티어링휠을 수정하지 않으면 직선을 유지하기 힘들어서 고속주행 안정감에 점수를 주기 힘들다고 평했다. NVH 성능도 쏘나타와 차이가 났다. 임유신 에디터 역시 K5의 소음 유입에 대해서 아쉬움을 표했다. 급 가속할 때 엔진과 터빈 작동 소리가 선명했다. 다이내믹한 드라이버를 위한 세팅의 차이로 이해해야 할까? 인테리어에서는 모두 K5가 쏘나타보다 낫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BMW와 유사하지만 스위치 배열과 시인성은 인체공학적으로 흠 잡기 어렵고, 도어 트림까지 부드러운 소재로 고급스럽게 마감했다. 동급에서 유일하게 조수석 워크인 디바이스를 달아 동승자에게 점수를 따기도 좋다. 에코 드라이브 모드에서는 낮은 rpm으로 고단 기어를 유지하는 끈질긴 변속 패턴이 돋보였다.

[su_quote]K5 : 인테리어는 인체공학을 잘 반영했고 도어트림까지 고급 소재로 마감했다.[/su_quote]


결론




어렵지만 판정을 내릴 때다. 과연 말리부와 SM6는 시장의 새로운 선두 주자가 될 수 있을까?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크다. 과거 국산 중형차는 쏘나타를 따라가는 형국이었다. 시장주도 모델을 벤치마킹 하다보니 뛰어 넘기기 쉽지 않았다. 지금은 다르다. 말리부와 SM6는 국산 중형차의 상식적인 모습을 한두 단계 뛰어 넘는다. SM6는 매력적인 디자인과 럭셔리한 실내가 위협적이다. 승차감과 인터페이스는 좀더 보완이 필요하다. K5는 스포티한 느낌과 실내 마무리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NVH와 스티어링 감각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말리부는 기본기가 탄탄하고 스타일의 역동성이 아주 매력적이다. 단점으로 지적 받던 실내 품질도 한층 고급스러워졌다. 쏘나타는 신 모델 앞에서 구식으로 여겨졌지만 여전히 대표 모델다운 내공은 여전하다. 승차감과 파워트레인, 인체 공학면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 특별히 점수가 깎인 분야가 없을 정도로 평균 이상의 실력을 보여줬다.

국산차는 국내용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무난하기도 하고 대안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사는 차로 통했다. 적당히 만들기만 하면 알아서 팔리는 차로 여겨졌고, 실제로도 디자인이나 품질이 그런 인식을 벗어나지 않았다. 이제는 다르다. 수준이 몰라보게 높아졌다. 어느 한 차의 우수성이 두드러지기 보다는 상향 평준화 된 느낌이다. 도토리 키 재기에 머물던 그저 그런 차들에서 개성이 또렷하고 특색이 강렬한 차들로 거듭났다. 어느 한 차의 압도적 판정승이 나올 줄 알았지만 판결을 내리기 힘들 정도로 막상막하의 실력을 과시했다. 그만큼 국산 중형차는 눈부시게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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