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수입차, 왜 인증 중고차 열 올릴까..폭풍할인 여파
[칼럼]수입차, 왜 인증 중고차 열 올릴까..폭풍할인 여파
  • 카가이 인턴
  • 승인 2018.05.20 08:00
  • 조회수 3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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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의 점유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올 1~4월 내수 시장에서 수입차 판매량은 9만3328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4%가 늘었다. 점유율은 18.5%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머지않아 수입차 점유율 20%시대가 열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산차업체들은 수입차의 약진을 경계하고 있지만 마땅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입차업체들의 파격적인 할인공세를 속수무책으로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수입차시장이 확대되면서 수입 중고차 시장도 덩달아 커졌다. 그런 만큼 수입 중고차 거래에 따르는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수입차의 경우 수리비가 비싸고 보증기간이 짧아 중고차 구매자의 불안이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요즘처럼 수입차의 대폭 할인 판매가 계속되면 소비자들은 향후 차를 중고로 되팔 때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하게 된다. 아우디A6는 15-20%,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 일부 차종 역시 10-15% 할인은 기본일 정도다. 폴크스바겐 파사트는 신차 출시와 동시에 10% 할인을 진행했다. 사실상 수입차는 '제 값 주고 사면 바보' 소리를 듣는지 오래다.

최근 수입차업체들이 인증 중고차 사업에 열을 올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증 중고차란 수입차 업체가 200여 가지 항목에 대한 엄격한 평가를 거쳐 공식 인증해 판매하는 중고차를 말한다. 즉, 중고차 가격이나 품질에 대한 소비자 우려를 없애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업체들은 급증하는 중고차 수요를 흡수하면서 폭풍 할인으로 인한 중고차 가격 불안을  해소하고 수입차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지킨다는 전략이다.

인증 중고차는 중고차에 대한 신뢰도를 개선하는데 한몫 했다. 그간 중고차시장은 무척 혼탁했고 구매자들은 불안했다. 사고차를 무사고차로 위장하는 경우가 많았고 인터넷에는 다수의 허위 매물이 도 버젓이 올라있었다. 중고차를 꺼리게 하는 요인들이 너무나 많았다. 그러나 수입차업체들은 인증 중고차의 경우 제조사에서 정한 자체적인 인증 기준에 맞춰서 중고차를 매입하기 때문에 품질에 대해서는 일단 믿을 수 있다.

많은 할인을 해준다고 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입차 가격은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이다. 하지만 인증 중고차는 신차에 버금가는 품질을 가지고 있으면서 훨씬 싸게 살 수 있는데다 대기기간 없이 즉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물론 국산차업체들은 인증 중고차 사업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 현대차 수도권 대형 대리점 관계자는 "국산차에 프리미엄 이미지가 아직 부각되고 있지 않고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한다.


수입차업체들의 인증 중고차 판매량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인기 있는 인증 중고차 모델인 벤츠·BMW·아우디·재규어· 포르쉐 등 5개 수입차업체의 판매량을 보면 2014년 4586대에서를 지난해 2만3238대로 3년 만에 5배 수준으로 성장했다.  같은 기간 수입차 신차 판매증가율은 20% 정도다.

수입차시장에서는 벤츠와 BMW의 강세가 계속되고 있고 렉서스와 도요타는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상위권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또한 지난달 아우디·폴크스바겐이 국내에  복귀함에 따라 수입차시장 확대는 지속될 전망이다. 수입 중고차 수요도 커지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수입차업체들의 인증 중고차 사업  또한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위기의 국산차업계도 더이상 수수방관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국산차들도 할인을 실시하고 인증중고차 제도를 활용하는 등 대책을 강구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유호빈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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