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운전의 재미' 잡은 클리오, 살짝 아쉬운 디테일
[시승기] '운전의 재미' 잡은 클리오, 살짝 아쉬운 디테일
  • 카가이 인턴
  • 승인 2018.05.22 08:00
  • 조회수 3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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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1400만대 이상을 판매하면서 유럽 소형차 판매량 1위를 차지한 르노 클리오가 국내 소형 해치백 시장에 도전한다. 르노삼성은 클리오를 출시하면서 “한국 시장에서 소형 해치백 시장이 성장하지 못한 것은 입맛에 맞는 모델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이번 클리오 시승코스는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을 출발해 경기도 광주를 왕복하는 약 100km 코스였다. 비가 내리고 도로에 교통량이 많아 클리오가 자랑하는 펀 드라이빙을 만끽하진 못했지만 뛰어난 연비와 주행 안전성을 경험할 수 있었다.



클리오 핸들은 두툼하고 손에 잘 맞았다. 벨벳소재의 시트는 편안한 착좌감과 적당히 두툼한 사이드가 몸을 잘 지탱해줘 운전하는 내내 편안했다. 하지만 시트 각도를 조절하는 레버가 센터 터널 쪽에 다이얼 방식으로 있는 탓에 팔을 뒤로 꺽어야 조정할 수 있어 불편했다.

계기반은 QM3와 동일한 구성으로 아날로그 방식의 알피엠 게이지와 연료 게이지가 좌우로 펼쳐져 있고, 디지털 방식의 속도게이지가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다. 속도계의 시인성은 좋지만 한글화가 안 된 트립컴퓨터에 표시되는 정보를 즉각 읽기에는 문자 크기가 작아 아쉽다.

시동을 걸면 느껴지는 디젤 특유의 진동이 발끝과 손끝으로 살짝 전달된다. 하지만 실내로 유입되는 디젤 소음은 거의 없다. 클리오에 적용된 1.5 dCi 엔진은 게트락의 6단 DCT미션과 만나 90마력, 22.4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르노가 경쟁차종으로 지목한 푸조 208(1560cc, 99마력, 25.9kg.m)이나 미니 컨트리맨(1995cc, 150마력, 33.7kg.m)에 비해 수치상으로는 떨어진다. 하지만 막상 액셀레이터 페달을 밟아 주행을 해보면 90마력보다는 잘나가는 느낌이다. 이전 세대보다 100kg정도 가벼워진 차체와 탄탄한 서스펜션 그리고 높은 토크가 소형차 치고는 제법이라는 인상을 준다.

시승코스 성격상 과격한 코너링은 해볼 수 없었지만 고속에서 차선 변경 시나 인터체인지를 빠져나가는 코너 구간에서는 안정감있는 느낌을 준다. 제법 탄탄한 하체와 서스펜션, 직관적인 핸들링 감각은 고성능 버전인 클리오 RS나 RS트로피 모델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요철을 넘어갈 때도 통통 튀지 않고 차체를 잘 잡아주는 매력이 있다.

출발하고 실주행 영역까지 가속할 때는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정속 주행을 하다가 추월을 하기 위해 액셀을 밟으면 킥다운과 함께 움찔하며 치고 나간다. 터보렉이 느껴지지만 작은 차는 장보기용이라는 생각을 떨치게 할 만큼 치고 나가는 맛이 있다. 게트락 DCT 미션은 답답하지 않지만 저속에서 울컥거림이나 뒤에서 잡아당기는 느낌이 든다. 수동 기반 DCT 미션의 한계가 드러난다.



이미 QM3를 통해 선보인 1.5 dCi 엔진은 시승하는 내내 연비가 20km/L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고속화도로 위주의 시승코스였지만 고속도로 공인연비가 18.9km/L임을 감안하면 흡족한 연비다. 클리오는 공기역학적으로 디자인된 리어스포일러, C필러, 루프와 전면 범퍼 하단에 엑티브 그릴셔터가 적용됐다. 디젤엔진, DCT 미션, 공기역학적 디자인이 만나 뛰어난 연비를 발휘한다.

르노를 상징하는 로장주 마크가 전면부에 크게 자리한다. ‘ㄷ’모양의 주간주행등과 LED헤드램프는 소형차에서 볼 수 없던 최신식이다. 리어 스포일러와 볼록하게 솟은 리어 펜더는 차에 스포티한 감각을 더하고 르노 마크 안에 자리한 후방 카메라는 르노의 감각을 보여준다.



실내를 꼼꼼히 살펴 보면 디테일에서 부족함이 있다. 버튼의 구성이나 직관성이 미흡하다. 곳곳에 숨바꼭질을 하듯 곳곳에 숨어있는 버튼들은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핸들 뒤에 자리한 오디오 조작 버튼 뭉치, 핸드브레이크 옆에 자리한 크루즈 컨트롤 버튼과 에코버튼, 시트 옆에 붙어 있는 열선 조작버튼 등은 아쉬움을 남긴다. 그래도 전방 센서와 후방카메라, 탑 뷰를 지원하는 주차 보조시스템은 좁은 길이나 주차장에서 도움을 준다.



센터페시아 상단에 위치한 멀티미디어 시스템은 터치도 부드럽고 시인성도 좋은 7인치 화면이다. 네비게이션은 티 맵을 기본으로 지원하며 스마트폰 미러링을 할 수 있는 ‘온카’를 활용해 스마트폰에 설치된 다른 네비게이션이나 다양한 어플들을 사용 할 수 있다. 클리오에는 보스의 오디오가 장착된다. 보스는 탄탄한 저음이 매력적인 브랜드로 저음이 강조된 노래와 잘 어울린다. 클리오의 주소비자층인 젊은 세대가 클럽 노래를 많이 듣는 것을 의식한 듯 보인다.

윤거가 1505mm로 경쟁차종인 미니 컨트리맨이나 푸조 208에 비해 4~35mm넓다. 하지만 뒷자리 공간은 성인에게 장거리는 불편 할 수 있지만 무릎이 앞 좌석에 닿지는 않는다. ISO FIX가 지원돼 카시트를 장착 할 수 있다. 실용성을 추구하는 해치백 모델답게 300L에 달하는 트렁크 공간을 보여준다. 2열 폴딩도 가능해 최대 1146L까지 확장 가능하다. 트렁크 하단에는 간단한 물건을 수납할 수 있는 히든 공간도 있다.



시승 내내 높은 연비와 탄탄한 주행성능에 비해 현대적인 감각이 떨어지는 실내 디자인은 아쉬움을 남긴다. 운전을 하며 달릴 때는 재미를 주지만 고개를 내려 실내로 시선이 향하면 진부함이 느껴진다. 90마력이라는 숫자를 보고 기대하지 않았던 달리기 성능은 단단한 하체와 만나 운전의 즐거움을 실감케했다. 연비를 생각하며 주행하지 않았지만 최종 주행 연비는 22.8km/L로 공인연비보다 5km정도 높아 감탄이 나올만큼 만족스러웠다.

클리오가 국내 수입 소형 해치백 시장에 도전한다. “오랜 시간 동안 컴팩트카를 만들며 축적해온 데이터를 클리오에 담았다”는 르노, 유럽시장에서 쟁쟁한 경쟁 모델들을 재치고 1위를 차지한 클리오가 한국 소비자에게 어떤 선택을 받을지 궁금하다.

프랑스보다 1000만원 가량 낮게 책정됐다는 클리오의 가격은 젠 1,990만원, 인텐스 2,320만원이다.

날렵한 클리오의 디자인과 운전의 재미만 느끼겠다면 젠, 편안한 나를 위한 공간이나 가족용차라면 인텐스를 추천한다.


르노 클리오
전장 4060 mm
전폭 1730 mm
전고 1450 mm
축거 2590 mm
윤거 1505mm
무게 1235kg
엔진 1,461cc 디젤 직분사 터보
변속기 게트락 6단 DCT
연비 17.7km/L(복합), 16.8km/L(도심), 18.9km/L(고속)
가격 1990만~2320만원

남현수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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