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부산모터쇼,파리•도쿄와 같은 등급...모바일에 밀려 쇠락
[분석]부산모터쇼,파리•도쿄와 같은 등급...모바일에 밀려 쇠락
  • 카가이 인턴
  • 승인 2018.05.31 08:00
  • 조회수 1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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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부산 모터쇼가 오는 6월 8일 부산 벡스코에서 10일간 개최된다. 부산모터쇼 사무국에 따르면 이번 모터쇼에는 25종의 차량이 처음 공개될 예정이다. 한국GM은 부산 모터쇼에서 이쿼녹스 출시행사를 연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세계 최초 모델의 공개를 준비하는 등 부산 모터쇼를 앞두고 자동차 업계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참가업체 수나 규모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역대 최저 수준이다. 수입차 업체 가운데 절반 정도가 부산모터쇼를 외면했다. 대표적으로 포르쉐, 혼다 등이 참가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6월7일 하루종일 이어지는 프레스데이 행사도 오후 2시 이전에 끝나는 진풍경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신차의 향연이라고 불리는 모터쇼가 부산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규모가 축소되고 위상도 오그라들고 있다. 유럽의 대표적인 모터쇼인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짝수해에는 상용차 모터쇼, 홀수해에는 승용차 모터쇼로 개최된다. 파리 모터쇼는 1976년까지 매 해 진행되다가 이후 격년 개최로 바뀌었다. 작년에 열린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는 알파로메오, 피아트, 인피니티, 지프, 닛산, 미쯔비시, 푸조, DS(시트로엥 고급차 브랜드), 볼보 등이 불참했다. 올해 10월 열리는 파리모터쇼는 120주년을 맞아 홀수 년에만 열리던 모터사이클쇼와 함께 열고 소비자 가전 박람회(CES, Consumer Electronics Show)와 협업을 통해 행사 규모를 키우려 했다. 하지만 폴크스바겐, 포드, 닛산, 인피니티, 미쯔비시, 마쯔다, 오펠, 람보르기니가 불참을 선언하며 찬물을 끼얹었다.



파리 모터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제네바 모터쇼와 더불어 세계 4대 모터쇼로 불리는 디트로이트모터쇼(북미국제오토쇼)는 매년 1월에 열려 모터쇼의 스타트를 끊는 행사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세계 최대 가전제품 박람회인 소비자 가전 박람회(CES, Consumer Electronics Show)가 열리면서 관심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게다가 지난번 모터쇼에는 재규어, 랜드로버, 포르쉐, 마쯔다 등이 불참했다. 내년 열리는 모터쇼에는 BMW,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 3사가 이미 불참을 선언했다.

도쿄 모터쇼는 한때 세계 3대 모터쇼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3사(GM,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가 최근 3회 연속 불참을 선언하면서 모터쇼의 위상이 점점 축소되고 있다. 올 4월 열린 베이징 모터쇼만 승승장구하고 있다. 연간 3000만대씩 판매되는 중국 내수시장과 토종 브랜드들을 등에 업고 유일하게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수입차 마케팅 담당 간부는 "미래 자동차 주요 소비층인 20대가 스마트폰에 대부분 시간을 보내면서 운전면허를 따지 않는 등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예전만 못한 것이 모터쇼가 침체하는 가장 큰 원인"이라며 "자동차 업체도 이런 트렌드에 맞춰 수십억원 들어가는 모터쇼 대신 모바일 관련 마케팅에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때 모터쇼는 자동차 행사의 꽃으로 불릴 만큼 제조사에게는 가장 중요한 이벤트였다. 고객을 현장에서 직접 만나서 피드백을 얻을 수 있었고, 컨셉트카를 전시해 시장 반응을 살펴볼 수 있는 확실한 장소였다. 모터쇼는 자동차 제조사와 부품업체간 계약이 성사되는 장소이기도 했다. 하지만 인터넷과  SNS가 발달하고 고객 의견을 들을 수 있는 통로가 다양해지면서 모터쇼의 역할이 애매해졌다. 굳이 비싼 돈을 들여서 컨셉트카를 만들어 전시하지 않아도 웹 상에 이미지를 올리면 그것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소비자의 피드백도 쉽게 수집할 수 있게 됐다. 이제 모터쇼는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비용대비 효과가 낮은 행사로 전락했다.

독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BMW는 2019년에 열리는 프랑크푸르트모터쇼의 예산을 기존의 최대 2500만유로(310억원)에서 5분의1 수준인 500만~600만유로(62억~75억원)로 축소할 예정이다. BMW는 또  파리모터쇼와 제네바모터쇼도 참가 규모를 줄일 것이라고 현지연론은 전했다. 그러나 BMW는  소비자 가전 박람회(CES, Consumer Electronics Show)와 스페인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Mobile World Congress) 등 전자 제품쇼에는 꾸준히 출품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 가전 박람회 모습


자동차 제조사들이 모터쇼 대신 전자제품박람회를 선호하면서 각종 전자제품박람회는 자동차업체들로 붐비고 있다. 가전쇼인지 모터쇼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는 소리도 나온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내연기관차보다는 전기차, 인공지능 자율주행차량 등 미래차에 관심을 두고 개발하고 있다. 미래차는  IT기술과 깊이 관련된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모터쇼를 마다하고 최신 IT기술을 접하고 업체들과 교류할 수 있는 전자제품 박람회를 선택하는 이유다. 올 1월에 열린 CES에는 대부분의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참가했다.

최근 자동차 업계의 최대 이슈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효율 높은 배터리와 자율주행기술이다. 자동차 제작 기술자체보다 차에 적용되는 정보통신기술(ICT)과 자율 주행, 친환경차량 등 미래 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2017 서울 모터쇼 모습


격년으로 열리는 서울모터쇼와 부산모터쇼도 참가업체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내년 3월 말에 열리는 서울 모터쇼의 경우 4월에 열리는 ‘EV 트렌드 코리아 2019’와 5월초 제주에서 열리는 ‘국제 전기차 엑스포’와 시기가 겹쳐 참가업체수가 대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정된 예산으로 행사에 참가해야 하는 자동차업체들은 다른 브랜드들과 새로운 모델 출시가 겹쳐 관심이 희석되는 모터쇼를 갈수록 꺼리게 된다. 대신 신차 출시는 각 브랜드가 개별적으로 해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싶어 한다.

이제 고배기량, 고마력 등의 자동차 성능이 자동차업체의 기술력을 더이상 대변하지 않는다. 자율주행 기술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전기차가 한 번 충전으로 얼마나 주행 할 수 있는지가  주목 받는 시대가 됐다. 모터쇼도 자동차 기술 변화의 흐름에 따라 위상 변화를 겪을 수 밖에 없다.

남현수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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