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하는 ‘에바가루’ 쏘렌토 K7까지..국민청원 봇물
확산하는 ‘에바가루’ 쏘렌토 K7까지..국민청원 봇물
  • 카가이 인턴
  • 승인 2018.06.06 08:00
  • 조회수 88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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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쏘렌토는 지난 5월 한 달간 5559대가 판매되면서 현대차 TM 싼타페 출시 이후 판매량이 급감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잠재웠다.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는 쏘렌토는 최근 송풍기에서 나오는 하얀가루인 '에바가루' 파문에 휩싸였다.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관련 청원이 8건에 달할 정도다. 일각에선 제2의 가습기 사태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파문이 커지자 최근 국토교통부는 쏘렌토의 에바가루 문제와 관련해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통칭 '에바가루'로 불리는 이 하얀가루는 에바포레이터(evaporator)로 불리는 증발기에서 발생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증발기는 냉동기를 구성하는 기기중의 하나로 냉매를 증발기 내부에서 증발시키고 증발 잠열로 물, 공기 등을 냉각하는 열 교환기로 정의된다. 하얀가루는 에바포레이터의 알루미늄 코팅이 산화되고 벗겨져 가루로 날리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에바가루’라는 명칭이 붙었다. 필터 이후의 단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가루가 실내로 직접 유입된다. 이 에바가루는 최근 쏘렌토에 이어 자동차 동호회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준대형 세단인 K7에도 에바가루가 나온다고 추정되는 동영상이 K7 카페 'K7 오너스클럽'을 통해 유포됐다.

'K7 오너스클럽'에 올라온 에바가루로 추정되는 가루가 날리는 영상 링크 - http://cafe.naver.com/stars0/1414823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에바가루 게시글


청원글9000여 명의 동의를 받은 청원글의 청원인은 자신이 2015년 3월식 기아 쏘렌토를 운행하는 두 아이의 가장이라고 밝히면서 “운행 중 에어컨 송풍구에서 하얀가루가 날리고 차 안에 쌓이기 시작했다”며 “무상 수리 기간이 지나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수리했다”, “내 차 뿐 아니라 같은 업체의 부품을 사용하는 차량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문제”라며 “리콜 수준의 문제가 발생했지만 제조사는 성분이 밝혀지지 않아 무상수리를 진행 할 수 없다며 미온적인 반응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원인과 성분을 알 수 없는 하얀가루로 불안에 떠는 가족들을 위해 철저한 조사로 하얀 가루의 정체를 밝히고 무상으로 수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쏘렌토 동호회는 "하얀 가루는 두원공조에서 부품을 납품 받는 차량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쏘렌토 외에도 같은 부품을 사용하는 현대 투싼, 기아 스포티지 등에서도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바가루의 원인이 되는 에바포레이터,출처=소렌토 패밀리>


아직 하얀가루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밝혀진 사실은 없지만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알루미늄의 산화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산화나트륨이나 수산화알루미늄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수산화알루미늄은 법정 유해물질은 아니다. 소량의 경우 유해성이 크지 않지만 많이 흡수하게 되면 위험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수산화알루미늄도 알루미늄의 독성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알루미늄에 과다 노출되면 발생할 수 있는 노인성 치매나, 빈혈, 신장 독성 등의 질병을 동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수산화 알루미늄은 구토, 변비, 장폐색까지 일으킨다. 유해화학물질로 분류돼있는 수산화나트륨의 경우 염기성 제독제로 피부, 안구 등에 화상을 입힐 수 있다.

알루미늄은 체내에서 대부분 걸러지기 때문에 섭취가 허용되고 있지만 다량으로 축적 됐을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발암물질로 지정되진 않았지만 알루미늄과 치매와의 연관성은 세계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쏘렌토 내부의 에바가루,출처=쏘렌토패밀리>


문제 차량의 소유주들은 하얀 가루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두려움에 떨 수 밖에 없다.  해당 청원의 동의인 수가 청와대의 관계자가 직접 답변을 해야 하는 20만명에는 크게 못미친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 최근 공식 조사에 나섰다.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은 최근 기아차에 에바가루 발생 원인, 성문 물질 등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아차 쏘렌토, 스포티지 등 일부 모델에서 발생하는 현상이기 때문에 제조사와 함께 원인부터 알아봐야 한다”면서 “과거 렉서스 차량에서 발생한 하얀 가루와 유사해 보이지만 더 상세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기아자동차는 에바가루 문제에 대해 무상 점검과 수리를 진행하고 있다. 과거에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해 품질관리 부서에 요청해 진상 조사를 요청한 상태다. 기아차는 조사가 완료되면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 현재로선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다.

정체불명의 가루가 차에서 발생한다면 차주들은 두려움에 떨 수 밖에 없다. 국토부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기아차가 먼저 나서서 발생 원인을 찾고 소비자들에게 문제를 알려 적극적으로 수리를 지원하는 등의 자세가 필요하다.

남현수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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