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그랜저가 품질 문제로 소비자들의 속을 썩이고 있다. 2016년 10월에 출시된 6세대 신형 그랜저(IG)는 사전예약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7개월 연속 1만대 이상이 팔리는 등 '초대박' 행진을 이어왔다. 올 여름이 가면 출시 2년차를 맞지만 아직도 월 9000대 이상이 팔려나가는 중이다.
출고된 차량이 많기 때문에 더 많은 논란을 낳는 걸까. 출시 초반엔 시트에 잡히는 주름으로 소비자들이 골머리를 앓았고 변속기가 주행 중 특정 단수에 고정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다양한 결함 증상이 발견됐고, 현재 나온 개선품 혹은 업그레이드 내역만 13건에 달한다.
신형 그랜저의 경우 주행 중 소음울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8단에서 68~70km/h 사이의 속도로 주행하면 정체불명의 호루라기 소리가 발생되는 증상이다. 엔진 회전수는 1100~1200rpm 남짓으로 조용한 정속주행 구간에서 발생된다.
최근 그랜저 동호회 게시판에는 다르게 제보가 줄을 잇고 있다. 그동안 차내에서 음악이나 라디오를 듣느라 인지하지 못했던 소비자들도 이제 자기 차에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챈 것이다. 그랜저의 뛰어난 NVH 기술력이 오히려 탑승객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웃지 못할 상황이다.
하필이면 이같은 소음은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된 3.0 및 3.3 가솔린 모델에서만 나타나고 있다. 그랜저는 아슬란 단종 이후 현대차의 기함이라는 중책을 맡는 중이다. V6 라인업은 그 중에서도 최상위 모델. 6단 변속기가 탑재된 2.4 가솔린 혹은 2.2 디젤 모델은 증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일부 소비자사이에서는 비싼 돈 주고 현대차의 기함을 구입한 덕분에 이제 동네 정비소 사장과 너무나 친해졌다(?)는 우스갯소리가 나돌고 있다.
현대차 최초로 적용된 전륜구동 전용 8단 자동변속기가 문제일까. 다양한 추측이 오가는 가운데 현재 현대차는 해당 증상을 인지하고 문제점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원인 불명 소리가 나타나는 정속주행 구간은 말그대로 정숙한 상황에서 나타나는 증상인 만큼 현대차의 조속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이병주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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