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스포츠 흥행 참패...젊은층과 SNS 소통 부족 원인
모터스포츠 흥행 참패...젊은층과 SNS 소통 부족 원인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6.06.28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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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큰 이유는 잠재 계층의 소비 패턴 변화 때문이다. 모터스포츠의 주 소비계층은 20~35세다. 가장 중요한 변화의 원인은 스마트폰이다. 특정 사안에 관심을 보이다가도 금새 지루해 하고 흥미로운 일이 있을 때는 바로 반응한다.
이승우 에디터 carguy@globalmsk.com

2016년 모터스포츠 시즌이 막을 내렸다.

국내에서 가장 큰 모터스포츠 이벤트인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이 지난 10월 23일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 서킷에서 막을 내렸다.

2016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은 4월 24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한국, 중국, 일본 3개국 6곳의 서킷을 오가며 8번의 대회를 진행했다. 올 해는 특히 8년간 모터스포츠 개최를 중단했던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대회를 개최해 팬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관중 동원이나 흥행에서는 여전히 참패다. 케이블tv에서 일부 경기를 중계도 했지만 대중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특히 모터스포츠의 주력 소비자인 젊은층의 인기도가 요원하다는 점에서 여러가지 문제점을 드러낸다.

젊은 층의 소비 패턴 변화 반영해야

사실 모터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큰 이유는 잠재 계층의 소비 패턴 변화 때문이다. 모터스포츠의 주 소비계층은 20~35세다. 대부분 1980년~2000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이고 우리나라 소비문화의 주류를 형성한다.

이들이 보이는 소비 패턴의 특징은 집단·오프라인 활동이 줄어들고 개인·온라인 활동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주류 소비 패턴 변화를 보자. 우리나라의 연간 1인단 알코올 소비량은 지난 10년 동안 10% 감소했다. 양주·소주 등 고도수 주류 소비가 급감하고 와인·맥주 등 저도수 알코올 판매가 늘었다. 양주·소주는 여러 사람들이 함께 마시는 경향이 크고 와인·맥주는 혼자서 또는 소수의 사람들이 함께 마신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생활 패턴 변화에서 찾는다. 가장 중요한 변화의 원인은 스마트폰이다. 젊은이들의 여가 활동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물건이다. 그들은 같이 즐기는 외부 활동보다 혼자서 소셜 네트워크와 게임에 몰두한다. 온라인 소셜 활동이 활발할 뿐이지 실제 오프라인에서 소셜 할동은 점차 약해진다. 친구나 동료와 얼굴을 맞대고 대면하는 시간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소비자들은 이제 E커머스로 쇼핑을 한다. 그들은 지갑에 돈을 들고 다니거나 은행에 가지 않는다. TV나 신문을 구독하는 사람들의 숫자도 급격하게 줄었다. 그 대신 그들은 인터넷에서 뉴스를 보고 정보를 얻고 소비한다. 특정 사안에 관심을 보이다가도 금새 지루해 하고 흥미로운 일이 있을 때는 바로 반응한다.



모터스포츠도 그들의 패턴에 맞춰야 한다. 2010년 영암 F1 경기장이 일반에게 공개된 이후 몇 년 동안 모터스포츠 참여 인구는 크게 상향곡선을 그렸다. 이전에는 경기장 문턱이 높아 실제로 트랙에서 스포츠 드라이빙을 해 본 사람이 많지 않았다. 지금은 영암과 인제 두 경기장에서 5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서킷 라이선스를 취득했을 정도로 관심이 커졌다. 이른바 모터스포츠의 맹아가 싹텄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번 간 서킷을 다시 찾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인제나 영암 모두 200~300명 선인 적극 참여계층을 제외하고는 수천 명의 라이선스 회원들이 경기장을 찾지 않는다. 그들에게 재미를 줄만한 또는 모터스포츠의 매력을 느끼게 할 만한 콘텐츠가 없기 때문이다.

모터스포츠도 환경에 맞게 변해야 한다. 영국 모터스포츠 산업협회 크리스 에일럿 회장은 포뮬러E 같은 전기차 레이스와 친환경 레이스, 그리고 포뮬러 또는 프로토 타입보다는 스포츠카·양산차 레이스에 투자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차피 모터스포츠가 자동차 산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차·하이브리드 레이스는 모터스포츠에 필수적이다. 대중들이 관심 갖는 종목에 메이커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현대차가 2003년부터 7년 동안 운영했던 클릭 스피드 페스티벌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경기는 아마추어 레이서의 등용문이었다. 500명이 넘는 아마추어 선수가 이 대회를 통해 모터스포츠에 눈을 떴다. 현재 활동하는 많은 선수들이 이 대회를 통해 레이싱의 세계에 입문했다. 하지만 2010년까지가 끝이었다. 이듬해 클릭 페스티벌을 대체해 런칭한 KSF는 5년이 지나도록 제자리걸음이다.

클릭 페스티벌은 단순한 대회가 아니었다. 모터스포츠 입문자들의 사관학교 같은 역할을 했다. 참가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 드라이빙 스쿨, 번개 등 오프모임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참여자 충성도가 높아졌다. 입소문을 타고 더 많은 참가자들이 몰렸다.



국내 모터스포츠는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는 현대차가 키워야만 성장할 수 있다. 가성비 높은 대중차를 판다는 이미지는 이미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이제는 고객의 다양성을 파악하고 레이싱을 즐기는 계층을 만들어야 한다.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이미 클릭 스피드 페스티벌에서 작은 투자로 아마추어 레이서들이 얼마나 열광할 수 있는 지 경험했다. 문턱을 낮춰 다양한 종목의 레이스를 조직하고 스마트폰 시대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게 소통하면 지금보다 훨씬 더 건강하고 대중적인 모터스포츠 문화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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