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함께 경제대국 'G2'라 불리며 엄청난 속도로 빠른 경제 성장을 해 온 중국에서 ‘갑부’를 상징하는 슈퍼카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도시는 어디일까? 중국에서 슈퍼카는 최소 100만 위안(한화 1억7000만원) 넘는 고급, 고성능차를 말한다. 2018년 7월 현재 중국의 자동차 보급대수는 2억2000만대를 넘어섰다. 이 가운데 신차 가격 기준으로 100만 위안이 넘는 슈퍼카 보급대수는 얼추 500만 대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통계 전문가 빈꺼요우(斌哥有)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슈퍼카를 도로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도시 1위는 저장성 원저우(温州)이다. 통상 상하이나 베이징을 예상했던 것과 다른 결과다. 중국에서 원저우의 다른 이름은 ‘중국의 두바이’로 불린다. 통계에 따르면 원저우의 슈퍼카 보유량은 중국 전체 슈퍼카의 5%나 된다.
5%라고 하면 혹자는 ‘별로 많지 않다’고 생각 할 수 있지만 산술 수치만으로도 25만대에 달한다. 다른 대도시, 예를 들어 베이징,상하이, 광저우등의 대도시가 보유한 슈퍼카 숫자를 훨씬 웃도는 수치이다.
원저우의 일부 갑부들은 신분을 과시하기 위해 자신의 차 뿐만 아니라, 고객 접대용으로 한 대 더 구매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이런 결과가 나온 데는 또 따른 이유가 작용한다. 중국 현지 자동차 전문가는 "베이징이나 상하이등 대도시는 이미 차량이 너무 많기 때문에 번호판을 쉽게 구입 할 수없다고 한다. 번호판을 구매하는 방법은 오직 추첨 뿐인데 설사 추첨을 통해서 뽑힌다 하더라도 대도시의 번호판 가격은 수 천만원 이상이기 때문에 대도시에 사는 갑부들은 어월둬쓰나 탕산 같은 비교적 소도시에서 슈퍼카를 등록한 뒤 자신이 거주하는 곳에서 이용하는 경구가 많다"고 지적한다. 번호판 비용을 줄이기 위한 재테크(?)의 결과라는 얘기다.
또한 원저우에서 '고급 외제차'의 기준을 정하는 방식이 다른 지역과는 좀 다르다. 최소 포르쉐 이상이어야 고급 외제차로 취급한다. 벤츠, BMW, 아우디는 대중성이 강해 고급 외제차로 구분하지 않는다.
2위는 내몽고 자치구 어얼둬쓰(鄂尔多斯)다.
어얼둬쓰는 '호랑이를 방목하면서 키울 수 있는 곳'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 곳에 이름과 약간 의미가 다르게 호랑이 대신 수 많은 슈퍼카를 도로에서 볼 수 있다. 어얼둬쓰의 면적은 한국(남한)의 90% 정도다. 면적 대부분이 사막이지만 중국 전체 자원의 6분의1 이 이 곳에서 생산된다. 그중에서 천연가스가 1/3, 각종 히토류가 1/2 정도의 비싼 광물이 매장되어 있다.
광물이 가져다주는 부로 인해 어얼둬쓰에는 64억원(3800만 위안)에 달하는 부가티 베이론, 100만 위안(우리 돈 1억 7천만원)이상의 슈퍼카를 즐비하게 볼 수 있다.
3위는 허베이의 탕산(唐山)이다.
탕산은 광공업 도시다. 화북지방에서 손꼽히는 탄광인 카이롼[开滦] 탄광 중심지다. 19세기 말 영국이 탄광 경영을 시작한 후 도시로 발전하였다. 다시 중·일전쟁~태평양 전쟁에는 일본 침략에 따른 무기 제조를 위한 제철소가 건설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일찍이 도시 성장을 이룬 탕산은 부의 상징인 슈퍼카들이 곳곳에 눈에 띄인다. 오죽하면 ‘탕산에는 탄광보다 슈퍼카가 더 많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탕산에서 지나가다 보면 100m안에 50만 위안(우리 돈 8300만원)이상의 고급차는 아주 흔히 볼 수 있다.
한 예로 탕산에서 2014년 11월에는 결혼식 축하 프로그램으로 한 갑부의 롤스로이스 초호화 카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이외에도 베이징,상하이,광저우,칭따오 등 많은 도시들이 슈퍼카를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다. 중국의 슈퍼카 사랑은 현재진행형이다.
김성민 에디터carguy@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