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올해 완판! 볼보 XC40 컴팩트 SUV 모범 답안
[시승기]올해 완판! 볼보 XC40 컴팩트 SUV 모범 답안
  • 카가이 인턴
  • 승인 2018.07.13 14:19
  • 조회수 3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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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전세계 최초 공개된 볼보의 첫 소형 SUV XC40이 한국 땅을 밟았다. XC40은 아우디 Q3, BMW X1, 메르세데스 벤츠 GLA 등 프리미엄 소형 SUV와 경쟁하는 컴팩트 SUV다.

볼보코리아는 지난달 26일 XC40 출시와 함께 판매에 돌입했다. 글로벌 공개 10개월이 채 안 된 모델을 들여오느라 노고가 상당했을 것. 이에 보상이라도 받는 걸까? XC40은 국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올해 물량이 거의 완판됐다.

이 기사를 읽고 지금이라도 XC40를 구입하려 한다면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 매장을 방문해 계약을 해도 주문이 밀려 내년 상반기에나 인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볼보코리아는 올해 1500대의 XC40를 판매할 것으로 예상, 본사로부터 최대한 물량을 요청했으나 수요가 이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XC40은 올해 중국에서 생산돼 논란을 사고 있는 준대형 세단 S90과 달리 벨기에 겐트(Ghent) 공장, 즉 유럽에서 만들어진다.



지난주 XC40를 타고 약 250km를 주행했다. 고속도로와 시내길 그리고 꼬불꼬불한 와인딩 도로 등 다양한 도로 환경을 고려한 코스다. 시승 차량의 옵션 등급은 기본형 모멘텀에 패키징 차별화를 한 R디자인이다.

볼보는 2011년 중국 지리자동차에게 인수된 후 거대 자본력을 바탕으로 상품성 개선에 나섰다. 그 결과물로 나온 대형 SUV XC90이 한국 소비자들에게 프리미엄에 근접한 상품성이라는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이 후 출시된 중형 SUV XC60 뿐만 아니라 오늘 소개하는 XC40까지 국내 물량이 모두 동이 났다.





강인한 인상의 가장 직접적인 부분은 역시 외모다. XC90은 중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겉모습이 잘 어우러졌다. 막내인 XC40은 조금 더 정제된 모습이다. 볼보에 따르면 기존의 90 및 60 클러스터와는 다른 개성을 띈다고 표현했다. 과장되고 화려한 볼륨 대신 기능에 충실하고 군더더기 없는 깔끔함을 지향한 것으로 보인다. XC40은 엔트리 모델이라 더 심혈을 기울인 듯 하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상품군이라 좀 더 디자인을 어필할 필요를 느껴 완성도를 높였다는 후문이다.

심플한 외모에 걸맞게 실내 또한 깔끔하다. 기존 볼보에서 찾아볼 수 없던 차별화된 소재와 다양한 컬러로 창의성을 극대화 했다. 스위스 인기 가방 브랜드 '프라이탁(freirag)'처럼 100% 재활용 소재를 원단으로 사용해 적용한 데 이어 휠 가공에 쓰이는 다이아몬드 커팅공법으로 금속 장식을 마감해 독특한 대시보드 디자인을 완성했다.





소형 모델임에도 실내 공간을 최대한 활용했다. 운전석 공간을 마치 사무실 책상처럼 사용하게 아이디어를 냈다. 도어 포켓에는 15인치 노트북이 수납되고, 크래쉬 패드 아랫쪽은 카드홀더를 만들었다. 탑승객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그리고 뒷좌석에 위치한 4개의 컵홀더는 스타벅스 텀블러가 맞춤 정장을 입듯 쏙 들어간다. 앞좌석 및 기어 레버 하단에도 공간을 마련했다. 핸드폰 혹은 다양한 작은 물건을 수납하기 좋다.

파워트레인은 다소 아쉽다. 여러 소비자가 기대한 디젤 엔진은 아직 국내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직 2.0리터 직렬 4기통 싱글터보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매칭되는 T4 라인만 만나볼 수 있다. 최고출력은 190마력, 최대토크는 30.6kg.m로 무난한 편이다. 복합 연비는 10.3km/리터를 기록했다.



디젤 엔진의 부재는 아쉽지만 국내 판매되는 모든 XC40은 사륜 구동 시스템과 볼보의 자랑인 반자율주행 시스템이 적용돼 마음을 달랜다. 소형 모델이라 해당 시스템의 성능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면 걱정은 금물이다. 가장 최신 모델인 XC60에 탑재된 신버전이 쓰인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차간거리 유지), 파일럿 어시스트, 거리 경보, 운전자 경보 제어, 차선 유지 보조, 도로 이탈 방지 및 보호, 도로 표시 정보, 시티 세이프티 등 기본 적용된다.

시승에 나선 차량은 모멘텀 등급으로 가격은 4620만원이다.  R디자인보다 260만원, 상급 인스크립션보다 460만원 싸다. 헤드램프 크리닝, 코너링 램프, 기어 레버, 360º 서라운드 뷰 카메라, 패들시프트 등이 빠졌다. 그릴, 루프, 배기구 등의 디자인과 실내 구성이 상이하다.





가속 성능은 다소 느긋하다. 경쟁사의 2.0리터 가솔린 터보 모델을 떠올려보면 다소 굼뜬다는 생각도 든다. 작은 차의 공간을 최대한 활용한 CMA 플랫폼이 비만일까. XC40의 공차중량은 1740kg으로 꽤 무게가 나간다. 같은 급인 현대 투싼보다 225kg, BMW X1보다 80kg, 메르세데스 벤츠 GLA보다 210kg 무겁다.

무거운 중량 대비 안정감은 조금 아쉬운 편이다. 고속에 들어서면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과 풍절음이 꽤 크다. 스포츠카에 많이 쓰이는 피렐리 P제로 타이어가 평편비 높은 SUV에 장착되면서 '오히려 부작용을 낳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서스펜션도 앞은 부드러운데 뒤는 딱딱해 부조화를 이룬다. 여기에 뒷좌석은 꼿꼿이 서 있어, 방지턱을 만나면 뒷좌석 승객은 럭비공 마냥 불규칙한 거동을 피할 수 없다.





R디자인의 경우 가격은 인스크립션보다 싸지만 R디자인만의 패키지가 적용된다. 크리스탈 기어 레버, 하만·카돈 사운드 시스템은 빠졌지만, 패들 시프트, R디자인을 상징하는 실내·외 디자인 등은 웃 돈을 줘도 구입할 수 없는 사양이다.

센터페시아 한켠으로 밀려난 주행모드 버튼을 누르면 스포츠, 컴포트, 에코 그리고 오프로드 등 4개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R디자인은 개인 설정 창이 하나 더 추가된다. 젊은 아빠들을 위해 배려한 R디자인만의 또 다른 장점이다. 다른 두 모델과 다르게 스포츠 섀시도 적용됐다. 보다 스포티하게 달릴 수 있다. 때문에 오히려 최상위 트림 인스크립션보다 R디자인의 구성을 찾는 소비자도 더러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볼보 XC40의 경쟁 모델은 국내 시장에 많지 않다. 해외서 뜨겁게 경쟁하는 BMW X1과 아우디 Q3는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지 않는다. X1은 지난해 인증서류 조작의 이유로, Q3는 디젤 게이트 이후로 잠시 장사를 접었다. 볼보가 표방하는 프리미엄 컴팩트 SUV로 따지면 메르세데스 벤츠 GLA250, 재규어 E-페이스 외에는 직접적인 경쟁자를 찾기 어렵다.

그동안 수입 엔트리 SUV는 가격 경쟁력에서 떨어졌다. 웃돈을 조금 보태보면 포드 익스플로러, 혼다 파일럿과 같은 훨씬 크고 잘나가는 대형 SUV가 눈에 들어온다. 뿐만 아니라 할인이 많이 된 D세그먼트 세단에도 사정거리 안에 있어 고전을 면치 못해 왔다. 재규어 E-페이스와 메르세데스 벤츠 GLA의 경우 올 한해 가솔린과 디젤을 합쳐 각각 891대, 1139대 판매를 기록했다. XC40 사전예약 대수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제서야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수입 컴팩트 SUV가 나온걸까? XC40은 뛰어난 디자인과 확실한 옵션 패키징을 선보였음에도 유럽 현지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주행성능은 다소 아쉽지만 이 차의 역할과 포지션을 고려해 보면 큰 문제는 아니다. 달리기 실력을 개선하는 것 보다 볼보 본사로부터 추가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더 환호 받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장점 : 합리적인 가격, 깔끔한 실내·외 디자인

단점 : 다소 아쉬운 주행 성능과 소음, 디젤도 들어왔으면






이병주 에디터 carug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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