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지프 컴패스, 훈남 외모에 착한 가격..오프로드는 덤!
[시승기]지프 컴패스, 훈남 외모에 착한 가격..오프로드는 덤!
  • 이병주 에디터
  • 승인 2018.07.22 08:00
  • 조회수 7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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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A 코리아가 하반기 기대작 SUV 신형 컴패스를 출시했다. 지난 2016 LA 모터쇼에서 전세계 최초 공개된 후 1년이 넘게 미국 시장에서 판매된 인기 모델로, 드디어 한국땅을 밟았다. 

다소 못생겼던 1세대 컴패스는 참 오랫동안 팔렸다. 무려 10년 동안 장수한 모델이다. 생명력이 길었던 탓에 한번 변화를 주기도 했다. 대수술을 한 차례 거치고 외모가 대폭 상향됐다. 안타깝게도 첫인상은 기억에 오래 남는 법! 준수해진 외모와 파워트레인을 탑재했음에도 컴패스는 한국 시장에서 꾸준히 인기가 없었다. 가장 최근 전적을 살펴보면 2015년 450대, 2016년 377대, 2017년 215대로 점차 감소했다. 신모델 출시를 앞둔 2018년은 판매를 중단해 기록이 없다시피 하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수입 소형 SUV 시장은 인기가 신통치 않았다. 날고 기는 독일 브랜드들도 이 시장 만큼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가격이 도통 맞질 않는다. 통상 4천만~5천만원에 팔리는 이 모델들은 중형 사이즈 국산 SUV에 비해 주행성능이 월등한 것도 아니고 넉넉한 뒷좌석 공간을 제공하지도 못한다. 그 정도 금액이면 '풀옵션' 국산 SUV를 살 수 있다. 편의장비를 비롯한 각종 옵션 차이가 하늘과 땅 수준이로 격차가 크다. 수입의 경우 실내는 온통 플라스틱 투성이로 소비자의 원성이 높았다. '이 차의 대부분 가격은 수입차 앰블럼 값인가?'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랬던 것이 지난달 출시된 '볼보 XC40'을 필두로 인식이 완전 뒤바뀌고 있다.  XC40은 입문형 모델임에도 전 모델에 네바퀴굴림 시스템과 반자율주행 기능이 기본 적용됐다. 실내·외 디자인 차별화까지 꾀해 제법 근사하기 까지 하다. '깡통' 느낌이 안난다는 얘기다. 타사 모델들의 허접했던 실내 인테리어는 이 차에선 통용되지 않는다. 소비자들이 발빠르게 움직였다. 출시되기전 이미 올해 물량이 동이나는 등 대박을 쳤다. 지금 차를 구입하려 해도 내년 2-3월에나 출고된다. 수입 소형 SUV도 잘 팔릴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 것이다. 그런 타이밍에 지프 신형 컴패스는 시기를 아주 잘 탔다고 볼 수 있다. 신형 컴패스는 정말 '풀체인지' 다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먼저,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이 '컴패스 맞나?'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한 눈에 봐도 '훈남'의 얼굴이다. 지프의 플래그십 그랜드 체로키를 쏙빼 닮았다. 사람이나 자동차나 첫 인상은 역시 눈매다. 새로운 컴패스는 램프 안쪽과 하단 라인을 LED로 장식했다. 그 안에는 바이제논 HID 헤드램프가 자리한다. 또렷하게 전방을 응시한다. 기존 1세대의 흐리멍텅(?)했던 눈매와 대조된다. 헤드램프는 지프의 아이덴티티 '세븐 슬롯 그릴'과 연결된다.  

2세대 컴패스는 길이 4400mm, 넓이 1820mm, 높이 1650mm 그리고 휠베이스 2636mm의 크기를 지녔다. 구형 대비 40mm 짧아졌지만 20mm 넓어지고 낮아졌다. 측면부는 전보다 웅크린 듯한 모습이다. 짧아진 오버행도 한 몫 한다. 멧돼지(?) 같았던 과거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코뿔소처럼 언제든지 튀어나갈 것 같다. 

오래된 차량일 수록 뒷모습이 초라하기 마련이다. 디자인의 발전이 뒤떨어지는 것 뿐만 아니라 램프류의 진화도 무시 못하기 때문이다. 신형 컴패스는 여느 모델들 처럼 LED 라인으로 멋을 냈다. 전반적으로 곡선을 많이 사용한 외관 패널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테일램프 형상만 빼고 보면 영략없는 그랜드 체로키 동생이다. 잘 팔리는 윗급 모델의 페밀리 룩을 아랫 모델에 이식하는 건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으로 연결된다.

실내는 최근 도심형 지프 SUV와 일맥상통한다. 얼마전 선보인 체로키와 같다고 봐도 무방하다. 반면, 과거 체로키를 탔던 소비자라면 놀랄 법도 하다. 속이 텅 빈것처럼 요란스러운 소리가 났던 대시보드와 차에 대한 믿음을 오히려 떨어트리는 스티어링 휠 디자인과 질감, 기어박스의 모양과 조작 느낌, 센터페시아 디자인 모든 것이 개벽을 이뤄냈다. 일취월장 그 자체다. 버튼의 조작감을 비롯해 손이 닿는 모든 부분의 느낌이 좋다. 7인치 컬러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처럼 조작할 수 있다. 장족의 발전이다. 곳곳에 쓰인 'Jeep'로고와 오렌지 컬러의 스티치는 운전의 신뢰를 더해준다. 아울러 지프 엔트리 모델임에도 전혀 '싼 티'가 나지 않는다.

파워트레인은 직렬 4기통 2.4리터 자연흡기(N/A)가솔린 엔진이 탑재된다. 최고출력 175마력, 최대토크 23.4kg.m를 발휘한다. 9단 자동변속기와 함께 모든 모델이 네바퀴로 굴린다. 출력은 모자라지 않지만 중고속에서 가속 페달을 꾹 밟고 속력을 높일 때는 다소 더딘감이 느껴진다. 여유로운 자동변속기와 자연흡기를 사용한 열정적(?)인 엔진 때문이다. 지프는 갑자기 힘이 치솟는 터보 엔진은 험로를 주파할때 오히려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시종일관 N/A 엔진을 고집한다. 과급기 엔진 대비 N/A는 상대적으로 토크가 약해 조금만 과속을 하면 엔진 회전수는 3000~4000rpm을 넘기기 일쑤다. 터보 디젤이었으면 절반만 돌아도 될 것을 두배, 세배 더 뛴다. 덕분에 공인연비는 리터당 9.3km를 기록했다. 경제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차량에 치명적인 단점이다.

그렇다고 파워가 폭발적인 것도 아니다. 먼저 기본적으로 토크가 낮다. 거기다 자연흡기 특성상 엔진이 회전하면 할 수록 파워가 올라간다. 일반적인 소비자가 가속패달을 바닥 끝까지 밟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 고속도로에서 추월이라도 하려면 굉음과 함께 파워를 뽑아내야 한다. 파워를 빨리 뽑아내려면 변속기마저 부지런해야 하는데, 너무 여유롭다. 깊은 한숨을 들이키기라도 하듯 한 두 템포 뒤에 낮은 기어를 물고 오케이 싸인을 보낸다. 아스팔트 위의 컴패스는 1차선보다 2차선에 어울린다. 

가속력 혹은 순발력 대비 운전대의 조향 느낌과 서스펜션의 충격 흡수 느낌은 괜찮은 편이다. 적당히 무게감이 있는 스티어링은 제법 덩치가 있는 차를 몰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처럼 가속력은 그냥 그렇지만 오프로드에 나서면 경쟁자를 압도한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뒤좌석 승객을 토할 것처럼 만드는 볼보 XC40에 비해 한결 점잖다.  XC40이 경거망동한다면 컴패스는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인다. 

컴패스는 온로드만 놓고 보면 마음 한켠 아쉬운 부분이 자리잡긴 하지만 환상적인 오프로드 성능이 이를 보완해준다. 지프는 컴패스 뿐만 아니라 더 작은 레니게이드에도 다양한 험로 주파 주행 모드를 탑재해놨다. 동급 차종 중 유일하게 차별화한 기능이다. 셀렉 터레인 시스템으로 진흙, 빙판, 모래 위를 주파하는데 '최소한'의 준비를 갖춰 놓은 셈이다. 어느 때는 오히려 휠 스핀을 일으켜 미끄러지듯 탈출하기도 하고, 어느 때는 네바퀴를 모두 잠궈 우직하게 험로를 주파하는 오프로드 본연의 실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사륜구동 락까지 있어 바보처럼 구동력을 낭비하지 않는다.

신형 컴패스는 륜지튜드와 리미티드 두 등급으로 판매된다. 가격은 각각 3980만원, 4340만원이다. 기본적인 주행 및 오프로드 성능은 동일하며, 외관 디자인과 편의 사항에서 차별점을 뒀다. 

컴패스는 최근 우후죽순 들어선 지프 전용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더이상 크라이슬러와 피아트를 별도 판매하지 않고 지프 전용관으로 내놓았다. 제주도 포함 전국에 총 19개의 전시장이 마련됐다. 출고 물량이 모두 딜러에게 인도된 상태인지라 전시장을 방문하고 계약만 하면 즉시 출고가 가능하다. 계약금은 30만원이다. FCA 코리아는 초기 200대의 컴패스에 한해 론지튜드 3680만원, 리미티드 3980만원에 판매한다. 적어도 가격 경쟁력만큼은 확실히 차별화 한 셈이다. 

 

장점 : 말끔한 실내·외 디자인, 캠핑 떠날때 걱정이 안 된다.

단점 : 나쁜 연비, 파워트레인도 개선됐으면...

이병주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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