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트래버스 무조건 싸야..이쿼녹스의 교훈
쉐보레 트래버스 무조건 싸야..이쿼녹스의 교훈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18.07.30 08: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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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이쿼녹스

한국GM이 최근 경영정상화 방침을 밝히면서 5년간 15개 차종을 새롭게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 계획에 따라 지난달 더 뉴 스파크에 이어 두 번째인 중형 SUV 이쿼녹스는 '대박 또는 최소한 인기차'라는 숙명을 띄고 출시됐다. 기대와는 달리 지난 달 판매 실적은 385대로 초라(?)했다. 신차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음에도 이 조차 반영이 안 될 정도로 판매량이 저조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달에 있었던 이쿼녹스 시승행사에서 데일 설리반 한국GM 영업 부사장은 “출시 당일 200대가 계약됐다”며 “다음 달(7월)이면 미국에서 들여온 초도물량(약 2000대 추정)이 완판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런 긍정적이던 당초 예상과 달리 지난달 판매량은 저조하다. 그 사이 경쟁모델인 현대자동차 싼타페는 6월 9074대 팔렸다. 7월 들어서도 이쿼녹스 판매가 회복된다는 기미 조차 보이지 않는 게 문제다.  

이쿼녹스 출시 전 국내 소비자의 관심은 뜨거웠다. 판매량을 높이려면 경쟁 모델에 비해 최소 100만원이라도 저렴하게 출시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는 지난해 1월 나온 2세대 쉐보레 크루즈에서 경험한 학습 효과가 있어서다. 크루즈 역시 기대는 높았지만 경쟁 모델에 비해 높은 가격이 문제였다. 한국GM은 '크루즈는 프리미엄 준중형이라 급이 다르다'라고 설명했지만 소비자를 설득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대중차 브랜드인 쉐보레에 '프리미엄' 타이틀은 통하지 않았다. 이번 이쿼녹스 가격 공개 이후 소비자의 반응 역시 시큰둥했다.

이쿼녹스의 예상을 뛰어 넘는 높은 가격 설정에 대해 데일 설리반 한국GM 영업 부사장은 “차량의 가치를 봐달라.이쿼녹스가 가진 안정성과 높은 가치가 먼저고 가격은 그 다음 문제다”라고 피력했다.

이쿼녹스가 경쟁하는 중형 SUV 시장에는 이미 싼타페라는 절대 강자가 굳게 자리를 잡고 있다. 현재 이쿼녹스와 비교해보면 차량의 크기나 파워트레인 성능에서 싼타페가 한 수 우위다. 가격 경쟁력도 아쉽다. 한국 소비자들은 배기량 대비 가격에 민감하다. 이쿼녹스의 가격은 상당히 풍부한 옵션을 붙여 2945만원부터 시작한다. 한국GM이 직접 경쟁 차종으로 지목한 르노삼성 QM6의 경우 디젤 판매가는 2720만원이다. 싼타페는 2842만원, 기아차 쏘렌토는 2788만원부터 구입이 가능하다.이쿼녹스가 이달 경쟁 모델의 초기 가격에 비해 옵션이 좋다고 할 수도 있지만 제대로 분석해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여럿이다.

이쿼녹스 엔진룸

이쿼녹스는 1.6리터 터보 디젤엔진이 6단 자동변속기와 조합을 이룬다.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2.6kg.m는 배기량의 차이를 뛰어 넘지 못한다. 경쟁 모델에 비해 부족하다. 싼타페와 쏘렌토의 2.0리터 디젤엔진은 최고출력 186마력, 최대토크 41.0kg.m, QM6 2.0리터 디젤은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 토크 38.7kg.m를 낸다. 이쿼녹스의 낮은 출력은 도심 주행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고속에서 재가속을 할 경우 답답함이 느껴진다.

이쿼녹스가 자랑하는 13.3km/L 복합연비는 싼타페와 쏘렌토의 13.8km/L보다 떨어지고, QM6의 12.8km/L보다는 좋은 편이다. 파워트레인 성능과 가격을 고려하면 싼타페와 QM6를 두고 굳이 이쿼녹스를 선택할 이유를 찾기 어려워 보인다.

가격 논란에 대해 한국GM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를 위해 고급 옵션을 기본으로 내장한 트림을 설정했다"며 "북미에서는 옵션 사항인 햅틱 시트와 안전시스템을 전 모델에 기본 장착했다”고 설명한다. 이어 “우리나라에 판매되는 LS트림은 북미의 LT사양, LT트림은 프리미어 트림, 국내 프리미어 트림은 북미 풀옵션 사양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쉐보레 이쿼녹스

눈으로 보이는 수치적인 출력은 낮지만 주행 시 느껴지는 전체적인 차량의 성능이나 안정성, 옵션 사양은 경쟁 차종에 비해 비슷하거나 더 좋다는 게 한국GM의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북미에서 이쿼녹스의 인기가 워낙 높아 한국에 도입할 물량이 많지 않아 공격적인 가격 설정과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이어 “물량 수급이 원활해지는 하반기가 되면 프로모션 등을 통해 지금보다는 판매량이 높아 질 것”으로 전망했다. 

2018 부산보터쇼에 전시 된 트래버스

쉐보레 판매 딜러들 사이에서는 이쿼녹스 부진에 따라 대형 SUV인 트래버스 출시가 앞당겨지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벌써부터 돌고 있다. 트래버스는 대형 SUV로 국내 시장에 출시되면 포드 익스플로러와 직접 경쟁이 가능하다. 트래버스가 성공하려면 결국 가격이다. 대형 SUV 시장에서 가장 큰 볼륨 모델인 포드 익스플로러는 554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거의 풀옵션 모델이다. 여기에 400만-500만원 할인이 보통이다. 따라서 트래버스가 이보다 높은 가격으로 출시되거나 경쟁모델을 뛰어넘는 풀옵션 같은 매력요소가 없으면 이쿼녹스나 크루즈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내수 시장에서 업계 3위 자리를 노리는 한국GM은 적어도 한국 소비자의 입맛과 기대치를 제대로 파악해야 부활에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쉐보레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니다. 대중 브랜드는 소비자가 납득 할 수 있는 가격표를 꺼내 놓는 것이 가장 확실한 판매 회복의 경쟁력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터무니 없이 낮은 가격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지만 경쟁력을 갖추려면 소비자의 마음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남현수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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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고 2018-08-20 14:3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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