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슈]베이징현대 잇단 품질문제..원가절감이 이유?
[중국이슈]베이징현대 잇단 품질문제..원가절감이 이유?
  • 김성민 에디터
  • 승인 2018.07.29 08:00
  • 조회수 2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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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중국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중국 현지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해 사드 여파로 판매가 급락했던 베이징현대는 올해 상반기 2,3,4월 반짝 급증해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5월부터 판매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자동차 전문 매체인 '신랑치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현대는 중국에서 점점 힘이 약해지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중국 토종 브랜드의 품질은 점점 좋아지고, 스마트한 옵션도 많아져 현대차와의 간극이 거의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 토종 브랜드들이 해외 합작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형 SUV를 자체 브랜드로 출시하고 가성비 좋은 부속품을 사용해 낮은 가격에 좋은 품질의 차를 생산해 내 조만간 현대차를 추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위기감이 도는 가운데 현대차는 25일 베이징현대 최고경영자 인사를 단행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5일 현대자동차 HAOS(터키) 법인장 윤몽현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하고, 현대차 중국법인인 북경현대기차 총경리에 임명했다. 또 기아차 생기센터장 진병진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고 기아차 중국법인인 동풍열달기아 총경리에 임명했다. 윤 부사장은 전사 전략, 사업기획 분야를 거쳐 해외법인에서 경험을 쌓았다. 진 부사장은 해외법인 경험은 물론 생산 기술 전문성을 두루 갖추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 현지 미디어는 올해 상반기 판매 증대 목표 달성 실패 및 최근 잇단 품질 문제가 터지면서 나온 문책성 인사로 풀이하고 있다. 이에 베이징현대는 중국 토종 브랜드의 기술 및 품질 발전에 대항해 '3종 3횡' 전략으로 맞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것. 3종 3횡은 이렇다. 종(세로)으로는 일반 모델, 퍼포먼스 모델, 친환경 모델'을 구비하고 횡(가로)으로는 '전기차, 스마트, 커넥티드카' 기술을 갖춰 상품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링동(중국 현지 명칭领动링동-4세대 아반떼)
링동(중국 현지 명칭领动링동-4세대 아반떼)

종의 전략에 따라 저렴한 보급형 모델인 링동(중국 현지 명칭 领动: 4세대 아반떼)을 벗어나 고급스런 스마트 모델로 등장한 것이 엔시노(한국명 코나)이다. 그러나 5월부터 엔시노와 링동은 갖가지 품질 문제에 시달리면서 판매가 급락했다.   

엔시노-중국식 이름 앙씨누어(昂西诺)

베이징현대는 엔시노 이름을 중국식 '앙씨누어(昂西诺)'로 리네임해 반등 효과를 노렸지만 그다지 효과를 내지 못했다. 

엔시노가 출시된 4월에는 신차 효과 등에 힘입어 단숨에 4385대를 판매했다. 하지만 5,6월에는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락한 각각 604, 145대로 추락했다. 이는 판매목표에 절반 이하로  밑도는 수치다. 

 

 

 

베이징현대는 아직까지 엔시노 판매 반등에 희망을 걸고 있지만 주변 상황은 녹록지 않다.

엔시노를 구매한 초기 고객들의 불만과 품질 문제 이후에 만족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중국 정비 업계에 따르면 "최근 베이징현대는 원가가 낮은 부품을 주로 사용해 당연히 품질이 안 좋을 수밖에 없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을 정도다. 그렇게 개발된 대표적인 차량이 엔시노라는 것이다.   

엔시노에는 투싼,밍투와 같은 파워트레인인 1.6리터 터보 가솔린 엔진이 탑재되어 있다. 투싼은 지난 1월 허베이(河北)성 탕산(唐山)에서 구입 한지 석 달 밖에 지나지 않은 신차가 아침에 시동이 걸리지 않고, 배기가스에서 검은 연기가 배출되는 등의 문제가 잇따라 나타났다. 이후 4S점[중국의 공식 서비스센터, 자동차판매(Sale), 부품공급업체(Sparepart), 애프터서비스(Service), 정보수집(Survey)을 종합 운영한다]에서 검사를 받은 후 원인이 엔진오일 증가에 따른 역류 문제로 파악됐다. 소위 '오일을 생산하는 엔진'이라는 오명을 쓴 사건이다. 

이런 유사 사례가 중국 자동차 불만 사이트인 처지왕(车质网)에 20여 건 이상 접수됐다. 신고 차량은 구입한 지 2년 이내 신차로 1.6T 가솔린 모델이다. 주행거리는 1만km 이내가 대부분이다.

같은 엔진을 쓰는 엔씨노는 이 문제를 해결했지만 이번에는 변속기에서 불량 문제가 터졌다. 동력을 구동축에 전달하는 듀얼 클러치 변속기 떨림 현상이다. 엔시노를 구입한 일부 고객들은 "변속기가 1단에서 2단으로 변속될 때 심한 떨림이 발생해 운행 중 황당한 경우가 종종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심한 진동까지 동반된다고 한다. 중국 현지 자동차 전문가들은 "엔시노가 변속기 문제로 심할 경우 운행 중 전복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엔시노에 탑재된 조향 핸들축 곳곳에  녹이 슬어 있다. 녹이 슨다는 것은 장기간 방치했거나 자동차 부품 내구성에 맞지 않는 산화 가능성이 있는 재질을 사용했다는 것을 뜻한다.  

마지막으로, 엔시노에 탑재된 Blue link 원격조정시스템의 기술적 결함 논란이다. 현대 Blue link 원격조정시스템이란 최신 IT 및 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차량을 제어하는 것으로 스마트폰이나 인공지능 스피커를 통해 자동차의 일부 기능을 제어하는 것을 말한다. 일부 차종의 경우 블루링크는 시동을 꺼도 자동차 배터리 고전류 상태가 계속 유지돼 배터리가 방전돼 버린다는 것. "블루링크 전압 문제로 시동이 걸리지 않는 차량도 상당수"라고 중국 자동차 전문 미디어들이 보도하고 있다. 이에대해 베이징현대는 아직까지 문제의 원인을 찾지 못하고 이렇다할 해결 방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링동 또한 마찬가지이다. 링동을 산 차주들은 헤드라이트에 계속 물이 찬다고 항의를 하였으나, 현대 공장과 서비스 센터에서는 제품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는 입장만을 내세워 중국 고객의 불만이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이 자주 일어나자 유력 미디어들은 "소비자가 베이징현대 신차를 살 때 '꼼꼼히 조사해보고 사야 한다'"는 당부까지 할 정도다.

김성민 에디터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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