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고성능 모델 벨로스터N이 드디어 출고, 소비자에게 인도됐다. 사전예약 실시 44일 만이다. 일정을 계속 미루며 차량 출고를 늦춘 이유는 까다로운 검수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고를 인증한 차량을살펴보니 주행거리는 20km를 넘어섰고, 타이어는 솜털이 다 닳아 없어졌다.

꼼꼼한 검수는 좋은데 정작 중요한 것이 잘못됐다. 벨로스터N을 구입하고 출고받은 모터스포츠 업계 관계자들이 실제 파워를 측정했는데, 휠마력이 고작 208마력을 기록한 것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벨로스터N에 탑재되는 직렬4기통 2.0리터 싱글터보 가솔린 엔진은 N특화 엔진으로 최고출력 275마력, 최대토크 36.0kg.m를 발휘한다. 250마력의 기본모델도 있지만 이번 측정은 모두 퍼포먼스 패키지를 선택한 275마력 사항 모델들이다. 동력 손실율이 무려 25%나 되는 것. 관계자들은 이정도 출력이면 통상 240~250마력은 나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굳이 N마크를 달고 나온 모델이 일반 모델인 아반떼 스포츠보다 손실이 크다.

흔히 '다이노' 측정은 제조사가 발표한 제원보다 소폭 하향돼 측정된다. 기술력이 부족했던 과거에 이런현상이 심했고, 변속기가 어느 종류냐에 따라서도 결과 차이가 상이했다. 하지만 현재 벨로스터N은 출력손실이 가장 적은 변속기 중 하나인 수동변속기가 탑재됐다. 

현재 메신저 어플리케이션 단체 대화방과 포털 사이트 카페 등 다양한 동호회에서 이 문제가 회자되고 있다. 차량을 실제로 구입해 측정한 업체 관계자는 허탈함을 금하지 못하고 중고차로 팔아버리겠다는 실정이다.

이같은 현상에 다양한 추측이 오가는 중이다. 내구성 문제 때문에 일부러 파워를 제한시켰거나, 차량을 극한으로 몰아넣는 소비자들에게 워런티 제공을 하지 않기 위해 튜닝을 유도 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실제로 출력을 측정한 그래프를 살펴보면 4000 rpm 구간에서 파워 감소 현상이 나타난다. 현대자동차가 속시원히 해명하지 않는 한 억측 같은 추측은 계속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업체에서 측정한 만큼 결과도 다양하다. 하지만 그리 큰 차이는 나지 않는다. 208마력, 213마력 등 다양하다. 일반유와 고급유로 여러번 측정했으나,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반박하는 입장도 있다. 휠 마력을 측정하기엔 날씨가 너무 안좋다는 것. 하지만 다이노 업체들은 차량 에어컨도 끄고 대형 선풍기를 여러대 설치하는 등 최대한 환경을 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벨로스터의 전체 판매량 중 79%는 미국 시장에 공급된다. 다수의 벨로스터N도 현재 미국 수출을 준비 중에 있다. 실력이 들통난 상태에서 현대차는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어 보인다. 현재 이대로 수출할 경우 미국시장에서도 같은 반발을 사거나 고소당하기 십상이다. 원래 파워로 수출할 경우 한국 소비자를 우롱한 것 밖에 되지 않는다. 만약 파워를 일부로 낮춘 것이 사실이라면 3000만원 차량을 담보로 소비자에게 사기를친 것과 다름없다.

일각에서는 더운 날씨에 파업을 하다 생산라인으로 돌아간 생산 근로자들이 일반 벨로스터 터보의 ecu를 장착한 것이 아니냐는 농담까지 나오고 있다. 현대차의 빠른 진상규명이 필요해 보인다.

이병주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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