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시장서 존재감 급락 포드,세단 철수 수순?
수입차 시장서 존재감 급락 포드,세단 철수 수순?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18.08.21 08:30
  • 조회수 1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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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몬데오

미국 포드자동차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존재감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 2015년 하반기 디젤게이트라는 호재가 터지면서 같은 미국 브랜드인 캐딜락이 상승 곡선을 그리는 데 비해 포드코리아는 이렇다할 신차도 없이 가격할인 정책으로 소비자를 잡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9일 미국을 대표하는 머슬카 머스탱이 1000만대 생산을 돌파했다. 그러나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포드는 독일산, 일본산에 이어 심지어 다른 유럽에 밀려 존재감이 약해지고 있다. 대형 SUV 익스플로러와 스포츠카 머스탱을 제외하면 국내 어떤 모델이 판매되는지 잘 모르는 소비자들이 대부분이다.

미국 포드 본사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세단 라인업을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소형차 피에스타 뿐 아니라 국내에도 판매했던 준중형 포커스, 중형 퓨전, 대형 토러스 등 세단 라인업을 없애고 SUV와 픽업 트럭에 집중한다는 것이 주요내용이다. 이와 같은 포드의 결정에 살아남은 세단 라인업은 머슬카 머스탱과 포커스 액티브 단 2종이다. 포드의 세단 정리 계획은 약 27조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짐 해켓 포드 최고경영자는 “포드는 수익성 개선과 높은 성장율을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성과가 저조한 부분을 과감히 정리하고 자본을 가능성 있는 부분에 집중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탱 1천만대 생산을 기념하는 퍼포먼스

현재 포드코리아는 국내에서 몬데오, 토러스, 쿠가, 익스플로러, 머스탱을 판매하고 있다. 아울러 링컨 브랜드 4개 모델도 판매한다. 지난해 판매되던 포커스는 현재 판매 중단됐다. 이는 포드 본사가 세단을 줄이고 SUV라인업을 강화하기 위한 선택의 일환으로 보여진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포드는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국내에서 5331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339대와 거의 비슷하다. 수치상으로 보면 판매량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1~7월까지 포드자동차 판매량 중 익스플로러는 79.5%(4242대), 머스탱은 497대로 9.3%를 차지한다. 사실상 익스플로러와 머스탱 두 모델이 80%를 차지한 셈이다. 이들 모델을 제외하면 상황이 급변한다. 지난해 동기 포드의 주력 세단 토러스는 227대 판매됐다. 그러나 올해는 112대가 판매되는 것에 그쳤다. 또한 포드의 유럽형 디젤 세단 몬데오는 지난 해 동기 396대가 판매됐으나 올해는 198대만이 판매됐다. 주력 차종 두 모델을 제외하면 판매량은 감소하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의 볼륨은 커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16만627대가 판매돼 전년 같은 기간 13만5780대에 비해 20% 이상 증가했다. 이중 유럽산 수입차가 12만4655대로 77.6%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미국산은 2017년 1~7월 1만1573대로 8.5%의 점유율을 차지했지만 올해 1~7월에는 1만1458대가 팔려 7.1%로 점유율이 감소했다.

포드의 판매량이 증가하지 못한 이유는 신차 부재가 한 몫 한다. 포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신차가 없다. 눈에 띄는 신차가 없다 보니 판매량 증가로 이어질 계기가 없는 셈이다. 올해 6세대 머스탱의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됐지만 이를 제외하곤 뚜렷한 신차가 없다. 연식변경 모델로 연명하는 판국이다. 수입차 뿐 아니라 국내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SUV라인업이 현저히 부족한 셈이다. 익스플로러는 인기 모델이지만 10%에 달하는 가격 할인으로 판매몰이를 하고 있다.

포드의 열세인 상품성 또한 판매의 걸림돌이다. 작년 익스플로러는 배기가스 실내 유입으로 홍역을 치렀다. 또한 국내에서 오랜 기간 판매했지만 한글화는 올해 이뤄졌다. 그마저도 포드의 인포테이먼트 시스템인 싱크3가 장착된 차량에 한해서만 가능하다. 2013년식 포드 퓨전을 운행중인 운전자는 “오토 윈도우가 작동하지 않아 서비스센터를 5번이나 갔다”며 포드의 품질관리에 분통을 터트렸다.

포드는 세단 라인업을 정리하고 SUV와 픽업트럭 라인업을 강화하려고 한다. 포드코리아 역시 본사 우산 속에 들어가 있다. 이런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얘기다. 앞으로 한국에서 세단 판매를 중단하고 포드의 주력 상품인 대형 SUV와 픽업 트럭을 수입하면 이들 차종이 먹힐지 의문이다. 국내에서 포드 가장 큰 볼륨 모델은 익스플로러다. 미국에서 익스플로러는 미드사이즈 SUV로 분류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익스플로러는 주차라인을 가득 채우는 대형 SUV다. 미국과 달리 국내는 상대적으로 주차장과 도로가 좁다. 포드의 변화가 국내에 적합할지 의문이 생기는 지점이다. 아울러 이르면 올해 연말에는 익스플로러가 독식하는 시장에 막강한 경쟁자 쉐보레 트레버스가 수입된다. 결과적으로 포드코리아는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한국 소비자 입맛에 맛는 신차로 승부를 해야 한다. 한국형 신차가 내년에는 나올 지 궁금한 포인트다.

 

남현수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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