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97대 판매 쉐보레 이쿼녹스 참패..3가지 원인
8월 97대 판매 쉐보레 이쿼녹스 참패..3가지 원인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18.09.08 08:10
  • 조회수 3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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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이쿼녹스

한국지엠이 지난 6월 국내 시장에 야심차게 출시한 중형 SUV 쉐보레 이쿼녹스가 지난달 겨우 97대가 팔렸다. 수치로만 보면 수입차인 포르쉐 스포츠카보다 판매량이 적다. 신차 효과를 한창 누려야할 출시 석 달째인데 참담한 성적표다. 한창 신차효과로 불티나게 팔려야 할 시기에 판매량이 바닥이다. 판매 첫 달인 6월 385대를 정점으로 7월 191대, 8월 97대로 곤두박질 치고 있다. 이쿼녹스는 SUV 시장의 급격한 성장세에도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쿼녹스는 국내 출시 전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감자였다. 출시 시기를 가늠하는 네티즌들이 늘어나며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출시 후 뜨거웠던 관심은 판매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한국지엠은 출시 초기 낮은 판매량에 대해 선적 물량 부족을 꼽았다. 선적 물량이 풀리는 7월이면 판매량이 오를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7월 판매량은 6월보다 더 떨어졌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 관계자는 “일부 모델의 경우 물량부족 문제가 여전하다”며 “10월 쯤으로 예상되는 2차 선적분이 들어오면 물량 부족 문제는 해소돼 판매가 정상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낮은 판매량의 원인이 물량 부족이라는 것이다.

한국지엠이 지목한 물량 부족 문제만이 저조한 판매의 원인은 아니다. 시장의 미지근한 반응은 다른 이유로 분석된다. 신차인 이쿼녹스는 왜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 중일까?

현대자동차 싼타페

참패(?)의 주요 원인으로 한 발 늦게 국내 시장에 출시된 타이밍이 꼽힌다. 소비자들은 이쿼녹스 국내 출시를 일찍 요구했다. 한국지엠이 이쿼녹스 출시에 대해 지지부진한 사이 소비자들에게 이쿼녹스는 서서히 잊혀졌고, 경쟁 차종인 현대자동차 싼타페는 지난 3월 풀모델 체인지를 통해 시장을 장악했다. 싼타페는 3월 이후 현재까지 국산차 판매량 1위 자리를 꿰차고 있다. 싼타페의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6만4353대다. 월 평균 1만대가 넘는다. 이쿼녹스가 지난 6월부터 3달간 673대 팔려 월 평균 230여대 수준인 것과 상당히 대조적이다. 지난해 이쿼녹스가 선보였다면 지금과 다른 상황이 됐을 수도 있다. 당시만해도 싼타페는 풀모델 체인지가 임박한 시점이라 판매 수치는 5000여대 정도였다. 그 시기에 이쿼녹스가 출시됐다면 지금보다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또 다른 이유는 가격이다. 경쟁력 있는 가격을 기대한 소비자들은 이쿼녹스의 가격을 보고 등을 돌렸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 관계자는 “엔트리 트림에도 다양한 편의장비를 기본 장착하고, 북미 모델보다 한 단계씩 높게 트림을 설정해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고 설명했지만 이미 마음이 떠난 국내 소비자를 설득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쿼녹스는 전량 미국에서 생산해 들여오는 사실상 수입차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경쟁 차량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쿼녹스는 1.6L 디젤엔진과 3개의 간결한 트림 구성을 갖췄다. 가장 낮은 트림인 LS부터 LT, 프리미어 3가지 트림에 AWD(200만원)를 추가 할 수 있다. 각각의 가격은 2945만원, 3549만원, 3985만원이다.

르노삼성 QM6

반면 경쟁 차종으로 꼽히는 현대차 싼타페는 파워트레인이 3개로 구성되고 옵션 선택폭이 넓다. 싼타페 2.0 디젤의 경우 2842만원부터 시작한다. 한국지엠이 이쿼녹스의 직접경쟁 차종으로 지목한 르노삼성 QM6 2.0 디젤은 2720만원부터 시작한다. 또한 싼타페와 QM6 모두 가솔린 모델을 판매한다. 두 모델 가격은 더 내려간다. 싼타페 2.0 가솔린은 2763만원, QM6 2.0 가솔린은 2435만원부터 시작한다.

이쿼녹스의 높은 가격을 두고 일각에서는 편의사양을 더 덜어내 가격을 낮춘 일명 ‘깡통 트림’을 추가해야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깡통트림의 실제 판매량이 적더라도 소비자를 유인하기에 낮은 시초 판매가가 유리하다는 의견이다.

세 번째로 낮은 출력도 구매의 걸림돌이다. 이쿼녹스에 장착되는 1.6L 디젤엔진은 6단 자동변속기와 조화를 이뤄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2.6kg.m을 발휘한다. 일상 주행에는 부족하지 않다. 다만 소비자들이 SUV에 기대하는 강력한 힘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에 반해 싼타페 2.0 디젤은 최대출력 186마력, 최대토크 41.0kg.m, QM6 2.0 디젤이 최대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38.7kg.m을 발휘한다.

한국지엠이 재기를 노리며 야심차게 들여온 이쿼녹스는 성능, 가격, 편의장비 등에서 경쟁차에 비해 뚜렷한 강점을 찾기 어렵다. 물량 부족 전에 한국지엠의 가격 정책이 의문스런 부분이다. 이쿼녹스의 참패는 한국 소비자의 정확한 니즈를 파악하지 못해 어느 정도 예견됐다. 한국지엠은 내년 신차를 여럿 쏟아낸다.  지금이라도 소비자 선호도 분석과 적정 가격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남현수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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