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이 '경차'를 싫어하는 이유..체면 구긴다?
중국인이 '경차'를 싫어하는 이유..체면 구긴다?
  • 조민지
  • 승인 2018.09.15 08:00
  • 조회수 51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형 박스카는 상대적으로 넓은 실내 및 적재공간으로 효율성이 높은 차종으로 알려져있다. 한국에서는 기아차의 레이가 대표적이다.  1990년대 초 1세대 박스카가 출시된 일본에서는 아직도 인기가 식지 않고 초강세다. 하지만 이런 소형 박스카는 일본 이외에 미국,유럽에서 별로 인기가 없다. 한국에서는 어느 정도 명맥을 이어간다. 경차도 마찬가지다. 일본 경차 판매는 연간 180만대로 전체 신차 시장의 40%에 달한다. 한국도 연간 15만대 정도로 경차가 팔려 전체 승용차 시장의 15% 정도를 점유한다. 특이한 것은 연간 3000만대의 다양한 차가 팔리는 중국에서 경차와 박스카는 유독 인기가 없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무엇인지 분석해보자. 

['경차,박스카'는 체면이 안 선다(?)는 중국인의 의식구조]

중국은 예로부터 겉치레인 ‘체면’을 중시하는 국가다. 중국인에게 체면은 그들의 삶에서 일부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자동차의 브랜드나 크기가 체면에 중요한 요소이다.

자동차 포털사이트 '쳐주즈쟈'(车主之家)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인이 체면을 생각해 경차와 소형차급 박스카를 선호하지 않는다"로 나타났다.

작년 상반기 중국내 경차,소형차 판매량은 226만대다. 이 가운데 경차 판매량은 유독 적어 7만대에 그쳤다. 그리고 이 가운데 절반은 베이징자동차北汽)EC180, 즈더우(知豆) 등의 전기차였다. 전통 가솔린 경차 가운데 그나마 잘 팔리는 건 체리(奇瑞) 자동차 QQ다.  구형 대우차 마티즈를 짝퉁으로 베낀 것으로 한국에서도 유명해졌던 QQ의 월 평균 판매량이 2000대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가솔린 경차에 대해 ‘저렴하다’, ‘어설프다’, ‘체면이 서지않는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를 악물고 가능하면 더 큰 차를 사려고 한다. 이와 같은 인식으로 중국 내에서 전기차를 제외한 경차는 거의 없어지기 일보직전이다.

그 근거로 한 때 중국에서 인기가 많았던 쉐보레 스파크(Chevrolet Spark), 폴크스바겐 업(Volkswagen up)은 이제 중국 도로 위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중국에서 그나마 유일하게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경차는 2인승 벤츠 스마트(Benz Smart) 뿐이다. 

[한국과 달리 경차에 혜택이 없다]

일본은 도로와 주차공간이 협소하기 때문에 도로 면적 대비 가장 효율적인 차가 바로 '경차 박스카'다. 그러다보니, 일본 정부는 경차 구매를 권장하며 보험이나 세금에서 혜택을 준다. 또 일본은 차고지 증명제라는 제도가 있다. 차량을 사면 거주지 범위 내에 차고지를 확보하고 증명서를 발급받아야한다. 하지만 경차를  구매하면 차고지 증명을 면제해준다.

사이즈와 동력(660cc미만)은 엄격히 제한되지만, 경차 박스카의 인기가 일본에서 식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저렴한 비용 때문이다. 체면을 중시하는 한국에서도 경차가 15%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 이유는 역시 저렴한 유지비다.  중국에서는 경차를 구매하더라도 일본이나 한국처럼 혜택이 있는 게 아니다. 이렇다보니 중국인 입장에서 당연히 박스카가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했다.

중국의 한 네티즌은 이에 대해 "중국 당국이 전기차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아무도 전기차를 사지 않는다.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로 혜택이 없었더라면 박스카는 인기가 식었을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혼다(HONDA) N-VAN

[엔진공간 최소화.. 中안전문제 걸려】

일본 경차 박스카의 큰 장점은 실내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기아차 경차 박스카 '레이'가 한국에서 인기인 이유는 큰 실내공간이다.

중국 자동차 전문매체 'gasgoo'(盖世汽车)에 따르면 "혼다(HONDA)의 경차인 N-VAN 박스카의 엔진 및 활용 공간배치를 살펴보면 혼다의 이념에 맞게 '엔진공간의 최소화, 공간 활용의 극대화'로 설계됐지만  엔진 위치나 차체 설계 등 공간 활용을 최대한 활용해 대시보드가 매우 짧고 운전대가 앞쪽으로 치우쳐 안전성 문제가 거론된다"고 지적한다.

 또 대부분 박스카는 저속에서는 부드럽게 움직이지만, 공기 저항이 큰 박스 디자인은 고속 주행시에 단점으로 작용한다. 일반적인 고속도로 제한 주행속도 110km 수준에선 문제가 없지만 시속 130km 이상에서는 풍절음이나 공기저항이 일반 차량보다 크게 느껴진다. 일본에서도 장거리 주행이 필요할 때는 박스카를 타느니 철도를  이용한다고 할 정도이다.  

 

조민지 에디터 carguy@carguy.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