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세일페스타 자동차는 속빈 강정, 양극화만 심화
코리아세일페스타 자동차는 속빈 강정, 양극화만 심화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18.10.01 08:15
  • 조회수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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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지난달 28일부터 10월 7일까지 열흘간 개최된다. 국내 자동차 메이커도 이번 행사 취지에 맞춰 다양한 신차를 내놨지만 할인폭은 기대에 못미친다. 내수 진작이라는 개최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리아세일페스타는 2015년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로 시작해 2016년 코리아세일페스타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후 소비진작과 내수활성화를 위해 시작된 행사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해 침체된 경기를 살리자는 취지로 계획된 행사다.

현대차, 기아차, 르노삼성, 쌍용차, 한국GM 등 국내 완성차 업체 5곳은 행사 2주 전까지도 정확한 참여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행사참여에 조심스러웠던 이유는 지난해 행사에서 성과가 미비하고 행사 인지도가 떨어져 판매량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미 자동차 업체들은 한시적 개별소비세 인하와 더불어 판매 부진을 우려해 할인율을 크게 높였다. 추석을 맞이해 프로모션도 진행했다. 쌍용차는 10년 초장기 할부, 초저리 할부, 할인 혜택 등을 진행 중이고 르노삼성차도 할인 혜택, 옵션 무상 장착 등을 비롯해 다양한 혜택을 선보인 바 있다. 또한 한국GM은 선착순 4000명에게 최대 11%까지 할인을 제공하는 세일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 중인 업체들에게 더 높은 할인을 제공해야 하는 코리아세일페스타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행사에서 차종 별 현금 할인, 저금리 할부, 사은품 제공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현대자동차는 승용과 RV과 전 차종 8000대를 대상으로 3~15%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차종별 할인율은 i30 6.4~15%, 벨로스터 3~11.1%, 쏘나타 7.7~9.6%, 그랜저 3~4.6%, 코나 3~6.4%, 투싼 3~4.8%, 싼타페 3~4.5% 등이다. 인기 차종인 싼파테나 그랜저의 할인폭은 상대적으로 작다.

기아자동차는 지난달 비인기 차종을 중심으로 K7 최대 210만원, K5 최대 140만원, 쏘울EV 최대 400만원의 할인을 이미 진행 중이다. 기아차는 이번 코리아세일페스타에 모닝, 레이, K5, K7, 스토닉, 쏘렌토 카니발 등 7개 차종에 대해 할인을 제공한다. 할인율은 차종별로 2~7%로 상이하다. 9월 프로모션보다 혜택은 조금 더 커진 셈이다.

쌍용차 코란도 투리스모
쌍용차 코란도 투리스모

르노삼성, 쌍용, 한국GM의 지난해 코리아세일페스타의 판매성과가 저조했다. 지난해 쌍용차는 코란도 투리스모를 10% 할인 판매했다. 코란도 투리스모 트림에서 가장 비싼 모델(5054만원)인 샤또(Chateau)를 구매하면 505만원의 할인을 적용 받을 수 있었다. 이 외에도 G4렉스턴과 티볼리는 최대 5%, 코란도C와 티볼리 에어는 최대 8% 할인을 진행했다. 그러나 행사에 내놓은 물량을 완판하지 못하는 굴욕을 겪어야 했다. 오히려 무리한 할인 판매가 영업손실만 키웠다는 지적만 받았다. 쌍용차는 올해 코리아세일페스타에서 티볼리 아머와 티볼리 에어 최대 5%(각각 118만원, 124만원), 코란도C와 코란도 투리스모 최대 7%(각각 193만원, 246만원)의 할인을 진행한다. 지난해보다 할인 모델의 수를 줄여 참가하는데 의의를 둔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의 모델별 할인액은 SM6와 QM6가 최대 300만원, QM3는 최대 200만원 수준이다.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의 할인이 적용됐다. 작년 르노삼성은 코리아세일페스타에서 7일만에 준비한 SM6 1000대를 완판해 한국유통대상에서 자동차 부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그러나 높은 할인율로 인해 영업이익은 적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한국GM 9월초 4000대 한정으로 최대 11%의 할인 판매를 진행했다. 한국GM은 극심한 내수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이쿼녹스 등 신차가 내수 시장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쌍용차에 빼앗긴 내수 3위의 자리를 탈환하기 위해 한국GM은 이미 높은 할인율을 제공하고 있다. 작년 한국GM은 코리아세일페스타에 참여했지만 큰 이득은 보지 못했다. 한국GM은 이번 코리아세일페스타에서 6000대 한정 최대 11%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차종별로 최대 520만원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스파크 2500대 한정 9%(최대 160만원), 말리부 2000대 한정 11%(최대 410만원), 트랙스 1000대 한정 10%(최대 300만원, 임팔라 150대 한정 520만원, 이쿼녹스 300대 한정 최대 250만원, 카마로 50대 한정 최대 250만원의 할인혜택이 주어진다. 이 달 스파크를 구매하면 9% 콤보 할인 또는 LG 트롬 건조기를 출고 기념품으로 선택할 수 있다.

업계일각에서는 코리아세일페스타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코리아세일페스타의 예산과 세일 기간이 지난해 보다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책정된 예산은 51억원이었으나 올해는 34억5000만원으로 33% 줄었다. 올해 참여기업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429개사다.

이에 대해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업계는 이미 내수 부진에 대비해 할인율을 크게 높였다”며 “회사 내부에서 행사에 관한 논의 조차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코리아세일페스타는 단기간 높은 할인율로 내수 진작을 하는 효과를 노린 행사다. 업계 관계자들은 “판매량을 높이는 목표 보다는 구색을 맞춰 참가하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코리아세일페스타는 정부가 내수활성화를 위해 진행하는 행사다. 단기 판매량은 높일 수 있을지 몰라도 자동차 업체에게 돌아오는 이익은 미비하다. 이미 내수 시장을 80%이상 장악한 현대기아차의 판매량만 올려줘 자동차 업계의 빈익빈 부익부만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코리아세일페스타 자동차 부문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보여주기 행사로 전락하고 있다.

 

남현수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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