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대신 LPG 차량 구매한다면..수도권 미세먼지 사라질까
디젤 대신 LPG 차량 구매한다면..수도권 미세먼지 사라질까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18.10.15 08:00
  • 조회수 4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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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LPG 차량 규제를 풀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LPG차량 규제 완화 움직임은 미세먼지로 대표되는 대기 환경오염 문제와 긴밀하게 연관됐다. LPG차량이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꼽히는 디젤차를 대체 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현재 LPG차량은 장애인, 국가유공자, 택시, 렌터카 등 사업용 차량이나 1.0L 미만 경차, 5년 넘은 차량, 5인승 이상 RV에 한 해 소유가 가능하다. 그러나 법이 개정되면 차종에 관계없이 누구나 LPG 차량을 구입할 수 있게 된다. 현재 국내에서 전체 자동차 가운데 LPG 차량이 차지하는 비율은 10%에 불과하다. LPG 차량 규제 완화 논의는 오래 전부터 계속됐지만 그다지 진척이 없다가 최근 힘을 받고 있다. 몇 년 사이 무척 심해진 미세먼지 덕분(?)이다.

'LPG는 디젤에 비해 친환경적'이라는 사안에 대해 전문가 대부분은 동의한다. 유럽에서 연구한 유로5, 유로6 규제를 충족시키는 차량 1만대를 비교한 결과가 눈길을 끈다. 이 발표에 따르면 LPG는 휘발유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1% 적다. 경유에 비해 미세먼지 발생 역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꼽히는 질소산화물이 경유차의 10% 수준에 불과했다.

산자부가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진행한 ‘수송용 LPG연료 사용제한 완화에 따른 영향 분석’에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산자부는 이 보고서에서 LPG차량 사용제한을 전면 완화할 경우 2030년까지 환경피해 비용은 최대 3633억원, 제세부담금은 최대 3334억원이 감소한다고 밝혔다. 유종별 단위당 환경피해 비용이 LPG는 리터당 264원, 휘발유 601원, 경유 1126원으로 LPG가 가장 낮다. 더불어 LPG차량은 경유나 휘발유 차량에 비해 질소산화물 배출이 적어 미세먼지 감축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2105년 국립환경과학원의 연구결과에서도 LPG의 친환경성이 드러난다. 휘발유와 경유, LPG 차량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비교한 실내 주행시험에서 휘발유는 LPG의 2.2배, 경유차는 7배의 질소산화물을 뿜었다. 실외 주행시험에서는 휘발유 3.3배, 경유는 무려 93.3배로 나타났다.

LPG 차량 트렁크에 위치한 LPG연료통
LPG 차량 트렁크에 위치한 LPG연료통

1970년대부터 이어온 LPG차량에 대한 규제는 시대 상황과 맞지 않는 낡은 법안이라는 게 상당수 국회의원의 의견이다. 미국은 LPG를 친환경 대체연료로 지정해 갤런당 50센트의 세금 감면 혜택이 있다. 유럽연합(EU)도 LPG의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과거 LPG는 수급 차질에 대한 불안감이 컸다. 그러나 현재는 미국산 셰일가스 생산으로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 전세계적으로 LPG의 평균 잉여 생산량은 540만톤에 달한다. LPG 수급에는 이상이 없다는 얘기다.

만약 LPG 차량에 대한 규제가 풀리면 휘발유나 경유 연료 가격에 50~60%인 LPG 차량 판매량이 급속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오랜 규제 탓에 LPG 차량의 선택지가 많지 않다. 현재 판매되는 LPG 승용차는 현대, 기아, 르노삼성 3사 차량만 있다. 현대차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와 기아차 K5와 K7, 르노삼성의 SM5, SM6, SM7에 불과하다.

앞으로 전 세계적으로 LPG 차량 시장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219만대에서 2030년 331만대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시장이 커지면 LPG 소비량도 덩달아 증가해 최대 405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LPG생산량이 충분해 연료 수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LPG차량에 대한 규제를 풀면 세수는 최대 3345억원 정도 줄어든다. 대신 환경피해 비용이 최대 3633억원 절감할 수 있어 국익 차원에서 더 유리하다는 시각도 있다. 이 같은 규제 완화는 문재인 정부 공약과도 관련이 깊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LPG연료의 활용성을 넓히고 상용 제한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정부는 2022년까지 국내 미세먼지 배출량을 30% 감축하는 게 목표다. 미세먼지 배출량이 적은 LPG 연료의 사용을 장려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다만 LPG 차량이 휘발유나 경유에 비해 출력이 떨어지고 연비가 나쁘다는 점, LPG 연료통으로 인해 트렁크 공간이 줄어든다는 점과 LPG 수요가 증가하면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부정적인 시각보다 긍정적인 의견이 많다. LPG에는 '징검다리 연료'라는 별명이 붙어있다. 친환경의 최종 목표는 아니지만 친환경 차량으로 넘어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대기환경 개선이나 전기차나 수소차 등 친환경차로 넘어가는 가교역할을 LPG가 제대로 해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남현수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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