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중국서 1.6T 엔진불량 40만대 리콜로 위기 가속화
현대차, 중국서 1.6T 엔진불량 40만대 리콜로 위기 가속화
  • 조민지
  • 승인 2018.11.01 15:50
  • 조회수 317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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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중국에서 엔진 오일 증가에 따른 품질 문제로 40만대 리콜을 발표하면서 위기가 가속화하고 있다. 현대차의 중국합작법인 베이징현대는 올해 하반기 들어 공장 가동률이 40%대로 추락하면서 적자 구조를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중국 승용차연석회의(이하 승연회)에 따르면 올해 6월 승용차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3.1% 감소했다.  7월과 8월에는 각각 5.5%, 7.4% 감소했다. 통상적으로 금구(金九)라고 불리는 지난 9월에도 감소세로 반전은 없었다.

그에 비해 베이징현대(北京现代)는 올해 상반기 반짝 호실적을 기록했다. 상반기 월 판매량 최대 6만 대에 달했고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에 비하면 상황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이 결과 1~9월까지 베이징현대는 총 48만9300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9월 판매량은 8만5000대로 월 동기대비 60% 증가했다. 문제는 하반기부터 판매 감소세가 시작됐다는 점이다.

최근 출시된 베이징현대의 신차 3종의 활약은 그야말로 놀라웠다. 올뉴 투싼(途胜) 17620대, 밍투(名图,소나타) 15181대, 링동(领动,아반떼) 14902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자사 SUV 라인업 가운데 판매 1위인 올뉴 투싼은 중국 SUV 판매 10위권에 들기도 했다. 9월 세 차종의 실적은 월판매 전체의 절반이나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달 말 대형 악재가 터졌다. 베이징현대는 중국 국가질량검사총국에  ‘결함에 대한 자동차 리콜 규정 및 조치’에 따라 투싼 1.6T 터보 가솔린 40만 377대에 대해 자진 리콜을 발표했다. 지난 2015년 8월부터 2018년 9월 18일 사이에 생산된 차량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리콜 원인에 있다. 현대차 측은 "차량설계 결함으로 인해 자동차가 저온 환경에서 단거리 주행 시 엔진오일 액체표면이 높아지면서 엔진고장 표시등이 켜지게 되고, 이 상태에서도 주행을 계속할 경우 엔진 고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소위 ' 엔진 오일 증가 현상'으로 실린더에 공급된 휘발유가 제대로 연소하지 못하고 엔진에 그대로 남아 엔진 오일이 증가하는 현상이다. 중국 소비자들은 "베이징현대는 엔진 오일을 생산하는 정유사'라며 엔진 불량 문제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문제 해결 조치로 현대차 측은 "차량용 엔진 ECU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 할 예정이며 HVAC (heating, ventilation, & air conditioning)시스템에 부싱을 장착해  안전 문제까지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출시한 베이징현대 라페스타

이번 리콜 사태는 베이징현대 판매에 파급력이 꽤나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올뉴 투싼에 탑재한 1.6T 엔진은 베이징현대의 핵심 부품이다. 쏘나타 9, 밍투 뿐 아니라 현재 출시된 라페스타에도 같은 종류의 엔진이 탑재된다. 더구나 엔진 오일 증가 현상은 이미 지난해부터 꾸준히 각종 소비자 불만 사이트의 단골 메뉴가 된 바 있다. 1년여 동안 베이징현대는 원인을 밝히기보다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핑계(?)를 일삼으면서 소비자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올해 베이징현대는 할인 프로모션, 가격 재인하 등 일련의 조치를 취하며 간신히 위기를 버텨왔다. 이제서야 판매 상황이 호조를 보이는 듯 했는데 엔진 불량이 또 한번 위기의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특히 지난달 출시해 초기 반응이 좋았던 준중형 스포티 세단 라페스타까지 악영향을 입을 듯 하다. 베이징현대는 아직까지는 동일 엔진을 탑재한 다른 차종들에 대해선 리콜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중국 소비자들의 선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형 리콜의 파문은 아직도 진행형인 셈이다.

 

조민지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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