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때 전기차가 발전소 역할..닛산이 꿈꾸는 V2X 미래
정전때 전기차가 발전소 역할..닛산이 꿈꾸는 V2X 미래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18.11.12 08:00
  • 조회수 2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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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2세대 리프가 집의 전력을 공급하는 장면
닛산 2세대 전기차 리프가 집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달 말 대구에서 열린 닛산의 2세대 전기차 리프 출시 행사에서 닛산은 V2X 기술을 강조했다. V2X란 ‘Vehicle to Everything’의 약자다. 자동차와 모든 것을 연결하는 기술을 총칭하는 말이다. 흔히 자율주행 기술의 끝으로 불리는 V2X 기술은 자동차와 자동차, 자동차와 인프라기지국, 자동차와 보행자 등 자동차와 정보교환을 위한 무선통신 기술이다. 즉, V2X 기술은 자동차의 주행에 관련된 모든 부분을 연결해 정보를 교환하는 것이다. 운전자가 식별할 수 없는 범위의 위험까지 인식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 할 수 있다. 그간 우리가 아는 V2X 기술은 자율주행에 적용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닛산의 V2X는 조금 달랐다.

V2X 기술이 적용되면 전기차에 충전된 전기로 여러가지 일들에 활용 할 수 있다

닛산은 V2X 기술을 닛산의 미래 자동차 비전 ‘닛산 인텔리전트 모빌리티’에 적용했다. 닛산의 V2X는 전기차와 건축물의 전기를 양방향으로 공유한다. 전기차를 거대한 이동식 보조 배터리로 사용한다. 전기차에 저장된 전력을 집이나 사무실 등 건물로 보내 사용하는 역발상이다.

이 프로젝트는 2000년대 중반 일본에서 시작됐다. 일본의 자연재해 발생 빈도는 해가 지날수록 높아지고 있다. 재난 발생시 생존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전기다. 일본의 경우 자연재해가 발생하고 정전이 발생하면 대부분 72시간 내에 복구된다. 전기가 복구되기 전 72시간을 버티는데 전기차의 배터리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미 이 기술은 상용화 단계를 지나고 있다. 닛산 본사가 위치한 요코하마의 여러 빌딩들은 V2X를 기반으로 유지된다. 영국에서는 1000대의 차량을 연결해 발전소 역할을 한다. 고객들은 태양광 에너지로 충전된 전기차를 단지 전력원에 꼽아 발전소에 1kWh를 보낼 때마다 1펜스의 수익을 얻는다. 이 뿐만 아니다. 싱가포르에서 대규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닛산 리프가 섬 전체의 전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닛산 2세대 리프 배터리
닛산 2세대 리프 배터리

닛산은 한국에서도 V2X 적용을 연구하고 있다. 닛산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가정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10kWh의 전기를 사용한다. 만약 V2X가 적용되면 리프에 장착된 배터리(40kWh)로 약 3일간 가정 전원으로 쓸 수 있다.

닛산의 V2X기술이 상용화된다면 한국 소비자들은 다양한 전력 활용법을 사용할 수 있다. 자동차 본연의 모빌리티 능력을 넘어 거대 배터리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간보다 저렴한 심야 전기를 이용해 차량을 미리 충전해 놓고 주간에는 차량에 충전된 전기를 활용하거나, 태양광을 이용해 차량을 충전하고 야간에 차량에 충전된 전기를 활용하는 등의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중국 GB/T 방식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그 다음이 닛산 리프의 차데모 방식이다

상용화에 걸림돌은 남아있다. 전기차 충전 방식이 통일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닛산 2세대 리프는 차데모 방식이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콤보1방식이 보편적이다. 닛산은 차데모 방식을 채용한 이유로 "상업적으로 사용 할 수 있도록 열린 기술"이라는 답을 내놨다. 닛산이 꿈꾸는 V2X 기술이 보편화 하기 위해서는 충전 방식의 규격화가 급선무다. 닛산은 이 점을 간파하고 최근 차데모 방식과 유사한 GB/T방식을 사용하는 중국과 손을 맞잡았다. 일본과 중국은 2020년까지 500kWh급 급속 충전 인프라 및 규격을 공동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닛산은 V2X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 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한국 시장에서도 V2X를 도입하기 위해 규제를 검토 중에 있다. 규제 검토가 마무리 되는대로 6개월에서 1년 동안 충전기를 설치하면 국내에서도 신기술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닛산 2세대 리프 바닥에 위치한 배터리팩
닛산 2세대 리프 바닥에 위치한 배터리팩

닛산 2세대 리프는 1회 충전으로 231km를 주행 할 수 있다. 닛산 인텔리전트 드라이빙 기술 중 하나인 e-Pedal을 이용해 브레이크 조작없이 가속페달에 가해지는 힘에 따라 가속과 감속이 동시에 이뤄진다. 이 외에도 어라운드 뷰 모니터, 차간거리 제어시스템, 코너 주행에서 각 바퀴에 실리는 브레이크 압력을 조절하는 트레이스 컨트롤 시스템 등이 탑재된다. 닛산은 신형 리프의 가격에 대해 '4000만원대'라고만 밝혔다. 정확한 국내 출시 가격은 내년 2월 말쯤 나온다. 리프가 전기차를 넘어 긴급 재난시 발전소 역할까지 해낼리 지켜볼 포인트다. 

남현수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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