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겨서 안 팔렸나..못난이 BEST 6
못생겨서 안 팔렸나..못난이 BEST 6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18.11.20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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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산업 디자인의 꽃이라고 불린다. 한 모델이 도로상을 20년 이상 누비면서 사람의 감성을 자극 할 수 있어서다. 이런 제품은 자동차가 유일하다. 디자인은 나를 남들과 달라 보이게 만드는 차별화 요소이자 내 개성과 감성을 드러낼 수 있는 수단이다. 이런 이유로 자동차 디자인은 성능이나 연비보다 소비자들에게 직관적으로 쉽게 어필 할 수 있다. 판매 성패를 가를 수 있을 만큼 중요하다. 카가이 취재팀은 "시대를 너무 앞서갔거나 다소 난해한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은 차" 6대를 뽑아봤다. 디자인은 개인의 호불호에 따라 평가가 엇갈린다는 점을 먼저 밝혀둔다.

쌍용차에는 2000년대 초중반 아픈 기억이 있다. 바로 ‘못난이 3형제’다. 올해 쌍용차는 호조다. 소형SUV 티볼리와 대형SUV G4렉스턴,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의 성공으로 2003년 이후 15년 만에 연간 내수 판매 3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쌍용자동차 로디우스
쌍용자동차 로디우스

못난이 3형제의 맏형 격인 로디우스는 2004년 5월에 출시됐다. 쌍용차 흑역사의 시작이다. 체어맨의 후륜구동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 로디우스는 승차감에서는 경쟁차 기아 카니발보다 '한 수 위'라는 평을 받았다. 또 출시 당시 국내 RV에서 유일한 사륜구동 모델로 나름의 경쟁력까지 갖췄었다. 일반적인 미니밴이 옆으로 밀어 문을 여는 슬라이딩 도어를 채택하는데 비해 로디우스는 스윙도어 방식을 택했다. 그러나 다소 난해한 요트를 형상화한 디자인은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았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못생긴 차량 1위'에 수시로 이름이 오르는 불명예를 안았다. 판매도 부진해 월 수 백대에 그쳤다. 2014년 부분 변경과 동시에 이름을 코란도 투리스모로 바꿔 이미지 쇄신을 노렸지만 기아 올 뉴 카니발이 출시 되면서 이마저 수포로 돌아갔다.

디자인 후문은 이렇다. 1990년대 초 쌍용차 전성기 시절, 영국 왕립예술대학(RCA) 자동차디자인과 켄 그린리(Ken Greenley) 교수는 당시 쌍용그룹 김석원 회장의 전적인 신뢰를 받았다. 무쏘와 렉스턴을 디자인한 장본인이다. 90년대 후반 쌍용차가 부도 위기 속에 대우자동차로 넘어가면서 그린리 교수의 입지가 줄었다. 결국 로디우스 스케치에만 참여하고 디테일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난해한 디자인 그대로 출시됐다는 말도 전해진다.

쌍용자동차 카이런
쌍용자동차 카이런, 앞보다 뒷모습이 결정타다

못난이 3형제의 둘째는 2005년 6월 선보인 카이런이다. 쌍용차 최대의 히트작인 무쏘를 계승한 모델이다. 카이런은 무한대를 뜻하는 수학 용어 카이와 영어로 달리는 사람을 뜻하는 러너를 합성해 만들었다. 이름과 같이 외관 디자인도 완전히 새롭게 바꿨다. 카이런은 SUV의 역동성, 세단의 정숙성, 쿠페와 같은 세련된 디자인 등 너무 많은 것을 한 차에 집약 하려다 보니 정체성이 모호해졌다. 디테일이 너무 많아 복잡해 보이는 전면부와 의미를 알 수 없는 소위 '방패 디자인'의 후면부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결국 2011년 12월 배기가스 규제로 단종됐다.

쌍용자동차 액티언
쌍용자동차 액티언

못난이 3총사의 화룡점정은 액티언이다. 2005년 10월 출시된 액티언은 시대를 앞서간 풍운아였다. 못생겼다는 평가보다는 너무 전위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카이런과 동일한 후륜구동 기반의 프레임 바디 플랫폼을 사용했다. 요즘 SUV 트렌드인 쿠페형 디자인의 원조 모델이다. 지금이야 메르세데스-벤츠 GLE 쿠페나 GLC 쿠페, BMW X6, X4 등이 출시되며 쿠페형 SUV가 눈에 익었지만 당시만해도 너무 낯선 장르였다. 액티언은 쿠페형 SUV로 만들면서 후방 시야가 턱 없이 부족해졌다. "콘셉트카에 그쳐야 할 모델을 완성차로 내놓았다"는 비난을 감수해야만 했다. 결국 이들 못난이 3형제는 3연타석 3진으로 이어지면서 2009년 법정관리에 몰리는 결정타가 됐다.

현대자동차 1세대 밸로스터
현대자동차 1세대 벨로스터

현대기아자동차에도 이른바 '못난이 3형제'가 있었다. 네티즌 사이에 회자되는 벨로스터, 제네시스 쿠페, 쏘울이다. 지금이야 벨로스터는 2세대로 변신하면서 디자인을 다듬어 거리가 멀다. 더구나 고성능 버전인 벨로스터 N이 인기를 끌면서 나름 판매량도 꽤 회복했다. 하지만 1세대 출시 당시만해도 '곤충을 닮았다'는 악평을 들을 정도였다. 벨로스터는 2011년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진두지휘 하에 야심차게 출시한 ‘PYL’ 브랜드의 모델 중 하나다. 지금은 PYL이라는 말도 생소할 정도로 '폭망'의 대명사가 됐다. 벨로스터는 '2+1'의 특이한 도어 구조에 해치백 스타일로 개발됐다. 다부진 스타일에 개성이 넘친 콘셉트까진 좋았지만 외관 디자인이 너무 강렬했다. 결과적은 최악의 판매로 이어졌다. 지난해 판매된 벨로스터는 연간 206대다. 월평균 20대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부진했다. 단종이야기까지 흘러나왔지만 완전 변경 때 벨로스터 전담 태스크포스(TF)팀을 따로 꾸려 공을 들였다. 올해 2세대를 내놓고 소생에 성공했다. 아직까지 성공이라고 판단하기엔 이르다.

현대자동차 후기형 제네시스 쿠페
현대자동차 후기형 제네시스 쿠페

제네시스 쿠페는 2008년 10월 출시된 국산 최초의 정통 후륜구동 스포츠카다. 스쿠프, 티뷰론, 투스카니의 뒤를 잇는 스포츠 루킹카 모델이지만 태생부터 스포츠카로 개발된 점이 앞 선 차량과 다르다. 2도어 쿠페형 차체는 전체적으로 날렵하게 디자인됐다. 2.0L 터보와 3.8L 엔진을 단 제네시스 쿠페는 높은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2011년 출시된 마이너 체인지 모델의 디자인 변화는 호불호가 확실히 갈린다. "헥사고날 그릴의 숙성이 덜돼 억지로 끼워 맞춘 느낌이 난다. 곤충의 눈과 입을 닮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디자인이 좋았던 구형 모델에 비해 일부 마니아 층으로부터 "오히려 디자인이 퇴보했다"는 혹평까지 들어야만 했다. 결국 출시 5년차인 2016년 5월 10일 마지막 주문을 끝으로 단종됐다.

기아자동차 1세대 쏘울
오로지 박스카일뿐 특징 없던 기아차 1세대 쏘울

마지막 못난이(?) 차는 박스카 쏘울이다. 쏘울을 못난이 대열에 넣기에는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많다. 내수 판매를 놓고 보면 쏘울은 기아차의 아픈 손가락이라고 불릴 정도다. 미국에서 판매 대박을 기록했지만 한국에서는 1억원대 수입차보다 안 팔리는 부진으로 이어졌다. 특히 쏘울은 박스카 영역 개척은커녕 SUV와 세단에 밀려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했다. 1세대 쏘울은 독특한 박스카로 출시했지만 디자인 측면에서는 어떤 부분도 독특하지 못 했다. 모양만 박스일뿐 실용성이나 실내공간 활용에서 뒤지면서 장점을 찾기 어려웠다. 쏘울이 속한 CUV는 SUV와 세단 미니밴 등 다양한 차종의 장점을 하나로 모아 만든 장르다. 일각에서는 "쏘울이 CUV라는 장르에 속해 판매가 부진하다"는 것을 이유로 든다. 내년 나올 3세대 쏘울은 SUV로 장르를 변경 할 것이라는 소문도 나온다.

디자인은 호불호가 엇갈린다. 모든 소비자 만족 시키긴 어렵다. 어쩌면 위에 나열된 차량들 중에 혹자는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구매를 결정 했는데 왜 못난이라고 부르냐"고 불만을 터뜨릴 수도 있다. 또 자동차를 디자인 만으로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것도 무리다. 디자인이 예쁘지 않아도 잘 팔리는 차량들이 있기 때문이다. 다음 시리즈로 ‘못 생겨도 잘 팔리는 차’를 연재할 계획이다.

남현수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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