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안전성,적재공간 장점 르노 마스터..포터 대안?
[시승기]안전성,적재공간 장점 르노 마스터..포터 대안?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18.11.21 08:00
  • 조회수 860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르노 마스터
르노 마스터 S

소형 상용차 시장은 현대자동차 포터가 꽉 잡고 있다. 그렇다고 이 시장이 작지않다. 1톤 트럭은 월 평균 1만2000대에서 1만3000천대씩 꾸준히 팔려나간다. 현대차 포터가 이 중 8000대 가량 차지하고 나머지는 기아차 봉고 몫이다. 과거지만 1987년과 1998년 각각 출시된 대우 바네트, 삼성 야무진은 포터의 철옹성을 무너트리지 못하고 조용히 사라졌다.

프랑스 용병 르노 마스터가 국내 소형 상용차 시장에 도전한다. 경쟁 상대는 현대차 포터,스타렉스 밴과 기아차 봉고다.

마스터는 수동변속기 뿐이다. 경쟁 모델이 자동변속기 옵션을 달고 있는 점에 비해선 약점이다. 

르노 마스터 S 측후면
르노 마스터 S 측후면

시승을 위해 마스터를 마주했다. 새삼 그 크기에 압도된다. 이번에 시승할 마스터는 S모델로 L모델보다 전장 500mm, 전고180mm가 작다. 그럼에도 S모델의 전장, 전폭, 전고는 5050mm, 2020mm, 2305mm로 결코 작지 않다. 외관부터 꼼꼼히 살펴봤다. 위로 잡아당겨진 듯한 헤드램프와 르노의 로장주 엠블럼, 그리고 다부진 그릴은 호감형은 아니지만 볼수록 매력이 있다.

세미보닛 타입의 전면부는 르노가 강조하는 부분이다. 포터나 봉고의 경우 보닛이 아예 없어 정면 충돌 사고가 발생하면 운전자가 큰 부상을 입게 된다. 마스터는 충돌이 발생했을 때 세단처럼 보닛이 충격을 흡수해 운전자를 지켜준다. 헤드램프 하단에는 발판이 있다. 높은 앞유리를 쉽게 닦을 수 있는 배려다. 직접 닦아 본 결과 웬만한 성인은 앞유리 구석까지 손이 닿는다.

르노 마스터 S 트윈승윙타입 테일게이트
르노 마스터 S 트윈스윙타입 테일게이트
르노 마스터 S는 슬라이딩 도어의 크기가 1.05m나 된다.
르노 마스터 S는 슬라이딩 도어의 크기가 1.05m나 된다.

마스터는 패널 밴 형태다. 1.05m로 열리는 조수석 측면 쪽 슬라이딩 도어와 후면에 트윈스윙타입 테일게이트가 준비됐다. 적재 공간의 크기는 길이 2505mm, 폭 1705mm다. 적재 공간의 높이가 무려 1750mm에 달한다. 대한민국 평균 신장의 남성이라면 머리가 닿지 않고 수월하게 작업할 수 있다. L모델은 적재함도 더 크다. 길이, 넓이, 높이가 각각 3015mm, 1705mm, 1940mm에 달한다. 두 모델 다 짐을 싣고 내리는데 수월하게 상면고(지면에서 적재함 바닥까지의 높이)를 545mm에 맞췄다.

스타렉스(좌)와 마스터(우) 비교
스타렉스 밴(좌)과 마스터(우) 비교

 

마스터와 스타렉스 비교
스타렉스 밴(좌)과 마스터(우) 적재공간 비교

지인이 신형 스타렉스 밴을 운행 중이라 만나서 두 차량을 비교해봤다. 스타렉스 밴에 비해 마스터가 확실히 적재 공간과 적재 용이성에서 한 수 위다. 또 마스터의 적재공간에는 환한 작업등이 달려있어 야간에도 쉽게 물건을 구분 할 수 있다. 반면 스타렉스의 적재공간에는 작업등이 달려있긴 하지만 밝지 않아 물건을 구분하기 어려웠다.

마스터 실내공간
마스터 실내공간

포터나 스타렉스 같이 차고가 높은 차량은 A필러에 손잡이를 마련해 둔다. 그러나 마스터는 손잡이가 생략돼 아쉽다. 실내는 상용차 모습 그대로다. 이곳저곳에 마련한 큼직큼직한 수납공간이 15개에 달한다. 실용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3인승 좌석의 가운데 좌석을 눕히면 수납공간으로 변신한다. 운전석에 앉으면 큼직한 사이드미러와 하단의 볼록 거울이 달려있다. 게다가 조수석 선바이저를 내리면 달려 있는 와이드 뷰 미러(조수석 화장 거울을 생략하고 대신 사각지대 미러를 넣었다) 덕에 사각지대가 거의 없다. 우측 사각지대의 시야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선택이다.

기자의 경우 3년 전 알바를 할 때 포터를 몰아봤다. 그 때의 기억을 최대한 소환했다. 마스터에는 2.3L 디젤엔진이 달려있어 저속에서도 충분한 토크가 나온다. 출발을 위해 클러치 페달을 밟으면 생각보다 깊이 들어가고 발을 밀어내는 탄성이 있어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변속기는 매끄럽게 잘 움직인다. 막히는 도심을 주행 할 땐 역시나 자동변속기가 그립다. 르노삼성은 가격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 수동변속기를 우선적으로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후 시장 반응을 살피고 자동변속기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마스터 엔진룸
마스터 엔진룸

가속페달을 꾹 밟으면 기어 변속 표시 기능으로 변속 시점을 알려준다. 80km/h 정도에서 6단이 들어간다. 스타렉스 밴이나 포터를 몰아 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런 상용차들은 시속 100km를 넘어서는 순간 안정감이 크게 떨어진다. 알바시절 몇 달간 꾸준히 몰았던 포터와 비교하자면 마스터의 안정감은 수준급이다. 구동방식에서 오는 차이다. 포터는 후륜 구동 방식으로 짐이 실리지 않은 상태에서 구동축이 너무 가볍다. 완만한 코너에서도 조금만 속도를 높여 진입하면 금방이라도 넘어질 듯 좌우로 요동친다. 반대로 마스터는 전륜 구동 방식이라 안정감이 상대적으로 한결 좋다. 승차감을 비교하면 스타렉스, 마스터, 포터 순으로 나열 할 수 있다. 스타렉스는 도로의 굴곡을 마스터보단 더 잘 넘는다. 반면 포터보단 마스터가 한 수 위다. 포터는 굴곡을 지날 때 ‘탱!’하고 튕기며 앞뒤로 요동치는 반면 마스터는 얌전하게 넘어간다.

마스터 후방카메라
마스터 후방카메라
스마트폰 충전은 물론 노래도 들을 수 있다.
스마트폰 충전은 물론 노래도 들을 수 있다.

마스터에는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이 장착된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넘어가면 요란하게 운전자에게 경고음을 보낸다. 연비를 개선하기 위해 장착된 오토 스탑/스타트는 정차하면 시동이 꺼졌다가 클러치 페달을 밟으면 이내 다시 시동이 걸린다. 센터페시아에 적용된 모니터에는 T맵이 장착돼 사용하기 편리하다.

마스터 S의 적재중량은 1.3톤이다. 유럽에서 마스터는 1.6톤으로 우리나라보다 크다. 국내 적재중량이 낮은 이유는 자동차 전용도로 1.5톤 초과 화물차 지정차로제를 피하고 1.5톤 미만의 화물차만 택배차로 이용할 수 있는 운송사업법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마스터 시승을 하는 동안 택배, 가구 운송업, 약품 납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포터와 스타렉스를 활용하는 기사분을 만나 얘기를 나눴다. 마스터에 대한 의견을 종합해보면 ‘넓다’, ‘비싸다’, ‘짐 싣고 내리기 편하겠다’로 압축된다. 경쟁 차량들과 가격을 비교하면 스타렉스 3인승 밴이 2197만원, 포터 3인승 내장탑차 1737만원, 봉고Ⅲ 3인승 내장탑차 1738만원으로 2900만원의 마스터 S보다 1000만원 이상 저렴하다.

유지비는 마스터가 포터에 비해 우세하다. 마스터의 복합연비는 10.8km/L로 상용차로 최우수 등급이다. 마스터와 같은 수동 변속기를 단 포터는 9.6km/L(자동 8.9km/L)다. 참고로 마스터에 비해 크기가 작은 스타렉스 밴의 복합연비는 수동  11.0km/L, 자동 9.3km/L다.

마스터는 뚜렷한 몇 가지 장점 대신 비싼 가격이라는 치명적인 단점도 가지고 있다. 르노삼성은 저렴하게 가격 책정을 하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했겠지만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2900만원이라는 가격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한 르노삼성은 3년 또는 10만km 품질 보증을 내걸었다.

르노삼성이 밝힌 마스터의 올해 판매 목표는 300대다. 이미 계약이 완료됐고 200여대 가량이 인도됐다. 포터와 스타렉스를 공략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 르노삼성은 먼저 국내 반응을 살피고 내년 11인승 내외의 승합과 자동변속기 모델을 추가 할 예정이다. 상용차 시장은 냉정하다. 디자인, 달리기 성능,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저렴한 가격과 합리적인 유지비, 그리고 실용성이다. '운전자의 안전을 생각하지 않는 사골 모델'이라는 비판에도 저렴한 가격은 포터와 봉고가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다. 다소 비싸도 탑승객의 안전이 월등히 우수한 마스터가 국내 소형 상용차 시장의 판도에 어떤 영향을 줄 지 궁금해진다.

장점 : 넓은 적재 공간과 편의성, 넓은 시야, 운전자 안전을 고려한 세미 보닛

단점 : 경쟁 모델에 비해 높은 가격, 좁은 건물 지하주차장 진입이 불가한 전고

 

르노 마스터 S

엔진

2299cc 4기통 트윈터보 디젤

변속기

6단 수동

전장

5050mm

전폭

2020mm

전고

2305mm

축거

3185mm

최대출력

145마력

최대토크

36.7kg.m

복합연비

10.8km/L

시승차가격

2900만원

 

남현수 에디터 carguy@carguy.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바람 2018-11-22 09:54:27
마스터 실내 적재공간과 안전성에서는 경쟁 자체가 비교 불가네요 택배 기사분들이 안전에 신경쓴다면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