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3열로 본 대형 SUV..2019년형 G4 렉스턴
[시승기]3열로 본 대형 SUV..2019년형 G4 렉스턴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18.11.27 08:20
  • 조회수 14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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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4 렉스턴 전면
G4 렉스턴 전면

쌍용차 G4 렉스턴이 주도하고 기아차 모하비가 일부 점유했던 대형 SUV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다음달 현대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가 가세하면서 폭풍전야다.

올해 이 체급은 쌍용차 G4 렉스턴이 시장을 주도해 왔다. 국산 대형 SUV 시장은 지난해 3만9000대 규모에서 올해 4만3000대 정도로 10% 증가할 전망이다. G4 렉스턴은 2017년 5월 출시 당시만해도 국내에 마땅한 경쟁 차량이 없었다. 발매와 동시에 경쟁차인 기아 모하비를 제치고 국산 대형 SUV 1위를 차지했다. 12월 나올 현대 팰리세이드, 내년 상반기에 출시될 쉐보레 트레버스 등 경쟁사의 대형 SUV가 나오면 시장 점유율 하락을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이를 의식해서일까. G4 렉스턴은 지난 8월 2019년형 모델이 나오면서 소폭 변화를 가져왔다. 터치센싱도어, 운전석 전동식 요추받침대, 동승석 워크인디바이스를  보강하고 도어트림과 변속레버 디자인을 살짝 바꿨다. 또 촉매환원장치(SCR)를 적용해 엄격해지는 디젤 배기가스 규제에 대응했다.

G4 렉스턴 후면
G4 렉스턴 후면

초겨울 문턱에서 2019년형 G4 렉스턴을 시승했다. 시승차 가격은 놀랍게도 4753만원이다. 선루프(옵션가 50만원)만 빠진 풀옵션 모델이다. G4 렉스턴은 '프레임 온 바디' 구조의 대형 SUV다. 최근 SUV들이 모노코크 바디를 선택하는 것을 생각하면 반대의 행보를 가고 있다. 이에 대해 쌍용차 관계자는 정통 SUV로써 오프로드 주행 능력과 견인력을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한다.

웅장해 보이는 외관은 오프로드를 놓지 않으려는 디자인이 엿보인다. 진입각과 탈출각 확보를 위해 앞범퍼와 뒷범퍼 하단이 조금씩 들려있다. 전체적으로 직선을 많이 사용해 강인해 보이는 효과를 준다.

이 차의 최대 강점은 정숙성과 넉넉한 실내공간이다. 이번 시승에선 정숙성과 3열 공간, 오프로드 성능에 대해 집중적으로 점검해봤다.

G4 렉스턴 3열
G4 렉스턴 3열은 생각보다 넉넉하다

3열 좌석에 앉아 자동차 전용도로, 국도, 임도 등 다양한 도로 조건에서 약 100km를 경험했다. 1열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움은 3열에서도 동일하다. 단 요철을 넘어갈 때 위아래로 요동치는 느낌은 예상한대로 짐짝처럼 강하게 전달된다. 3열의 단점은  몇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바닥이 높아 허벅지가 시트에 닿지 않는다. 아울러 3열 승객을 위한 별도의 에어벤트가 없다. D필러가 두꺼워 상대적으로 쿼터 글라스가 작아 시야가 답답하다. 이외에 머리나 무릎 공간, 그리고 탑승의 용이성까지 큰 불편은 없다. 승객을 태우기에 부끄럽지 않은 공간이다.

렉스턴을 시승하는 날 기아차 미니밴 카니발 11인승도 함께 경험했다. 카니발 11인승의 4열은 등받이가 곧추서 있는데다 성인이 앉을만한 무릎 및 머리 공간이 확보되지 않아 사실상 승객석으로 볼 수 없을 정도였다. 렉스턴 3열과 카니발 4열은 비교대상이 될 수 없는 구조다.

G4 렉스턴 변속레버 뒤에 위치한 4륜 구동 스위치
G4 렉스턴 변속레버 뒤에 위치한 4륜 구동 스위치

3열 탑승을 마치고 몇 주전 랭글러 루비콘을 시승한 오프로드 코스로 향했다. 본격적인 오프로드는 아니지만 4륜 능력을 테스트할 수 있는 자갈 밭, 얕은 계곡 등이 준비된 코스다. 일반적인 주행에서는 뒷바퀴만을 굴리다가 상황에 따라 4륜을 선택 할 수 있다. 기어레버 뒤에 위치한 구동방식 변경 스위치를 4L로 돌렸다. 디퍼렌셜 록이 있는 기계식 4륜이 연결되는 소리가 차량 바닥에서 들려온다. 랭글러처럼 스웨이바가 분리되지 않아 오프로드에서의 승차감은 떨어진다. 구동력은 네 바퀴에 제대로 전달된다.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흙먼지를 날리며 산길을 주파한다. 2.2L 디젤엔진과 7단 자동변속기는 최대출력 187마력, 최대토크 43.0kg.m을 발휘한다. 일상 주행뿐 아니라 오프로드에서도 힘이 부족하지 않다. 3.0L V6 대배기량 엔진처럼 쭉 밀어주는 맛은 떨어진다.

2열 에어벤트 아래에 위치한 220V 아울렛
2열 에어벤트 아래에 위치한 220V 아울렛
오지에서도 영화를 즐길 수 있다.
3열을 접으면 오지에서도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오프로드를 신나게 즐기다 넓은 공터에 주차를 했다. 준비해간 32인치 모니터와 노트북을 꺼냈다. 렉스턴 2열 에어벤트 아래에는 최대 200W까지 지원하는 220V 아울렛이 있다. 32인치 모니터를 연결하면서 ’전원이 제대로 공급될까?’라는 의심이 들었지만 이내 화면이 켜지면서 안도할 수 있었다. 노트북에 준비한 영화를 모니터에 연결해 영화 한 편을 제대로 감상했다. 스마트폰이 안 터지는 곳에서 본 영화는 그야말로 꿀잼(?)이었다.

G4 렉스턴 실내
간결한 구성의 G4 렉스턴 실내
G4 렉스턴 엔진룸
G4 렉스턴 엔진룸

정숙성을 경험하기 위해 운전석에 올랐다. 다소 투박해 보이는 실내는 4700만원짜리 풀옵션 모델답게 각종 기능으로 꽉 채워져 있다. 9.2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한다. 어라운드 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전후좌우 영상은 큰 덩치를 이끌고 좁은 골목길을 가도 자신감이 준다. 시동을 걸면 미세한 진동은 페달과 스티어링휠을 타고 운전자에게 전달되지만 생각 외로 소음과 진동(NVH)은 상당히 억제된다. 가속 페달에 힘을 줘도 한결 같은 부드러움을 유지한다. 100km/h를 넘나드는 속도에서 조금의 풍절음만 들릴 뿐 부드러운 승차감은 그대로다.

G4 렉스턴은 ADAS 장비를 갖추고 있다. 긴급제동 보조, 전방추돌 경보, 차선이탈 경보, 하이빔 어시스트, 사각지대 및 후측방 경보 시스템 등이 적용됐다. 그러나 크루즈 컨트롤은 차간 거리를 유지하지 못하고 설정한 속도로만 달리는 구형 방식이다. 스티어링휠도 유압식이라 차선 유지 기능은 없다. G4 렉스턴의 구매 포인트는 넓은 실내공간, 정숙한 VH, 수준급 오프로드 성능이다. 이런 경쟁력으로 팰리세이드 출시 이전까지 대형 SUV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셈이다. 쌍용차에 따르면 G4렉스턴 수익률은 티볼리의 3배에 달한다고 한다. 이런 성공은 똑똑한 가격정책과 적절한 타이밍의 신 효과, 제품 포지셔닝 덕으로 보여진다.

2열과 3열을 모두 눕히면 엄청난 공간이 만들어진다.
2열과 3열을 모두 눕히면 엄청난 공간이 만들어진다.

지금까지 나온 팰리세이드 정보와 G4 렉스턴을 구석구석 비교해보면 부족한 부분은 여럿 보인다. 우선 어댑티드 크루즈 컨트롤(ACC)이나 차선유지장치(LKAS)의 부재가 그렇다. 앞으로 있을 마이너체인지 때 꼭 보강해야할 부분이다. 현대차 팰리세이드가 첨단 기술을 잔뜩 달고 나올 때 G4 렉스턴이 받을 충격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팰리세이드에 이어 내년 상반기 쉐보레 대형 SUV 트레버스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추천트림 : 럭셔리트림(3448만원)

추천옵션 : 4트로닉(192만원), 3열시트(40만원), 하이패스 시스템(25만원), 9.2인치 HD 스마트 미러링 내비게이션(89만원)

합계가격 : 3794만원

 

한줄평

장점 : 제대로 만든 3열공간, 220V 아울렛은 오지에서도 충분한 전원을 공급한다.

단점 : LKAS와 ACC의 부재

2019 G4 렉스턴 헤리티지 4트로닉

엔진

2157cc 4기통 디젤엔진

변속기

7단 자동

전장

4850mm

전폭

1960mm

전고

1825mm

축거

2865mm

최대출력

187마력

최대토크

43.0kg.m

복합연비

10.1km/L

시승차가격

4753만원

 

남현수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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