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항 중인 기아 K9..값올린 G90 덕에 판매간섭 없다?
순항 중인 기아 K9..값올린 G90 덕에 판매간섭 없다?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18.12.02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좌)제네시스 G90, (우)기아자동차 K9

현대자동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지난달 27일 플래그십 모델 G90을 출시했다. 기존 EQ900의 외관과 편의사양을 다듬은 부분변경 모델이다. 새로운 G90 모델명까지 내놓으면서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G90는 제네시스의 가장 크고 비싼 최상위 모델이다. 국산차 가운데 이렇다 할 경쟁 상대는 기아차 플래그십 K9 뿐이다. K9은 기아차의 최고급 라인업이자 자존심이다.

올해 4월 기아차가 2세대 K9을 출시하기 전까지 국산 대형 세단 시장은 제네시스 EQ900이 독점하다시피 했다. 신형 K9은 1세대의 굴욕을 만회하기 위해 준비를 단단히 했다. 출시와 동시에 분위기를 반전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K9은 연간 1553대 팔리는데 그쳤다. 월 평균 100대를 간신히 넘는 저조한 판매량이었다. 올해는 작년과 다르다. 2세대 K9을 출시한 4월부터 10월까지 무려 9475대 판매됐다. 월 평균 1300대가 넘는 성과다. 지난해에 비해 10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기아차 관계자들은 K9이 7개월 넘게 1000대 이상 판매된 것에 크게 고무돼 있다. 상당히 만족하는 분위기다. 대형 세단 시장은 국산차보다 수입차와 직접 경쟁을 해야하기 때문에 K9의 판매량 증가는 의미가 크다고 자위하는 분위기다. 수입차 시장을 뺏어왔다고 스스로 만족하는 형태다. 반면 기존 EQ900의 판매량은 우연의 일치인지 K9이 출시된 4월 이후 판매량이 급감했다. 월평균 약 1000대에서 300대로 판매량이 급감했다. 가격이 두 배 이상 비싼 수입 대형 세단인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판매량 보다도 적게 팔렸다.

제네시스 G90 전면
제네시스 G90 전면
기아자동차 K9 전면
기아자동차 K9 전면

부분변경 모델인 제네시스 G90(지나인티)의 출발은 순조롭다. 출시 전 진행된 사전계약에서 6700대 이상의 계약이 이뤄졌다고 한다. 실제 출고까지 이어질지는 의문이지만 신차 효과는 톡톡히 보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G90의 높은 인기로 K9의 판매가 줄 것"이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과연 G90가 K9 판매량의 영향을 미칠까?

우선 보면 제네시스 G90와 기아 K9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브랜드’ 차이가 존재한다.

K9은 기아자동차의 플래그십 모델이지만 G90는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플래그십이다. 제네시스는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에 견줄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마케팅을 한다.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비상식으로 받아 들이고 있지만 그럼에도 제네시스 브랜드의 상징성은 과거 에쿠스가 누렸던 것처럼 국내 시장에서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대형차 시장은 가성비가 통하는 시장이 아니다. 무작정 큰 차를 구매하는 것도 아니다. 그 차가 가진 상징성이 구매에 영향을 미친다.

가격의 차이는 더 명확하다. 기존 EQ900는 K9과 1000만원 가량 차이가 났다. G90는 무려 570만원 정도 대폭 가격을 인상했다. K9과 G90의 가격 차이는 더 큰폭으로 늘었다. G90의 가장 기본 트림인 3.8 럭셔리트림은 7706만원이다. K9 3.8 플래티넘Ⅰ의 가격은 5389만원부터다. 2300만원이 넘는 차이다. 물론 기본 옵션에 G90이 더 풍부한 편의장비를 달고 있어 절대적 비교는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K9이 저렴하다고 해서 G90보다 잘 팔린다는 보장은 없다. 대형 세단을 구매하는 소비층은 가격저항선이 일반 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과 다르다.

크기의 차이도 존재한다. K9과 G90는 같은 파워트레인과 플랫폼을 공유하지만 전장, 전고, 휠베이스가 다르다. K9의 전장, 전폭, 전고, 휠베이스는 각각 5120mm, 1915mm, 1490mm, 3105mm이다. 반면 G90의 전장, 전폭, 전고, 휠베이스는 5205mm, 1915mm, 1495mm, 3160mm로 전폭을 제외하면 모든 부분에서 살짝 더 크다.

제네시스 G90 후면
제네시스 G90 후면
기아자동차 K9 후면
기아자동차 K9 후면

제네시스 G90는 K9과 판매 간섭을 최소화 하기 위해 가격, 옵션, 크기 등 많은 부분에 심혈을 기울였다. 업계 전문가들은 K9의 판매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차량으로 "G90이 아니라 내년 상반기 출시 될 G80 풀체인지 모델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G80 풀체인지 모델은 내년 출시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형 K9은 외관과 인테리어 디자인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는다. K9의 판매량은 G90의 등장에도 월 1000대 이상 큰 변화없이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G90의 외관 디자인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갈린다. 디자인 호불호를 떠나 적어도 국내 시장에는 고정 수요가 있다. 관용차 및 대기업 사장단 차량이라는 연간 1만대 넘는 고정 수요다. 연말, 연초 대기업 승진 인사가 맞물리면서 대형 세단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다. 그런 점에서 제네시스 G90의 신차발표회도 묘하게 이 시기와 맞물려 있다. G90의 성공여부는 국내 시장이 아니다. 위기감이 감도는 미국 시장에서 판매량이 답해 줄 것이다. 정답 채점은 멀지 않다. 미국에 등장하는 내년 상반기다.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