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1일 출시를 앞둔 현대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반응이 너무 뜨겁다 못해 과열될 정도다. 예상 외로 착한(?) 가격표를 달고 나온 탓에 포드 익스플로러 등 수입 SUV는 물론 쌍용 G4 렉스턴, 같은 한지붕 식구인 기아 쏘렌토와 카니발, 현대 싼타페 같은 SUV나 RV를 구매하려는 소비자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이런 팰리세이드가 출시 전부터 때아닌 논란에 휩싸였다. LA모터쇼를 통해 공개된 북미형 팰리세이드 중 일부 모델이 내수형 모델로 공개된 것과 다른 옵션 구성을 적용한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현대차의 고질적인 내수차별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팰리세이드 판 '인스퍼레이션' 출시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소비자들의 의심 섞인 반응까지 나올 정도다. 현대차는 올해 초 싼타페를 출시한 지 채 6개월도 안되는 4개월만에 최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을 예고 없이 추가해 기존 싼타페 풀옵션 구매자들을 황당케 한 전적이 있다. '고객을 기만한다'며 현대차의 상품 전략을 비판하는 성토의 글이 인터넷에 이어졌다, 이 차에는 바디킷 플라스틱 가니쉬를 원 톤으로 도색하고 새롭게 추가된 LED 안개등과 전용 휠, 듀얼머플러를 달았다.
논란이 된 부분은 상위트림으로 추정되는 북미형 팰리세이드의 외관과 실내 계기판 등 일부 옵션이다. 먼저 외관을 살펴보면 차체 하단 스키드 플레이트로 인해 투톤으로 분리된 일반 모델과는 달리, 상위트림으로 추정되는 모델에는 싼타페 인스퍼레이션과 마찬가지로 원톤 컬러가 적용됐다. 20인치 알루미늄 휠 역시 견고한 디자인의 기존 휠과 달리 차분한 디자인의 고광택 휠이 장착된 것을 볼 수 있다. 또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은 메쉬 타입의 기본형과는 달리 가로선이 강조됐다.
실내 차이점은 더욱 뚜렷하다. 12.3인치의 풀LCD 계기판이 적용된 것. 북미 홍보 영상에는 버젓이 소개됐지만 공개된 내수형에는 옵션으로 조차 선택할 수 없다.
현재 사전계약이 진행중인 팰리세이드 트림 구성은 프리미엄, 프레스티지 단 2가지다. 소비자의 뜨거운 반응으로 미루어 프레스티지 위에 상위트림이 추가될 것이라는 합리적인 의심이 가능해 보인다.
현대차는 유독 국내에서 주력 인기차종의 신차 효과를 오래 지속시키면서 단기간에 최대의 이익을 낼 수 있는 판매 전략을 구사한다. 그런 이유로 '국내 소비자는 봉'이라는 비판이 이어진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현대차를 구입한 순간 1년도 안 돼 '구형'이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기존 구매자를 기만하는 꼼수로 비춰질 수도 있다. 팰리세이드는 높은 상품성과 합리적 가격으로 현대차의 또다른 인기 차종에 등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를 통해 점점 수입차로 향해 가는 '안티 현대층'을 사로 잡을 새로운 개념의 상품 및 판매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제갈원 에디터 won.jegal@cargu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