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말 현대기아차에 중국발 대형 악재가 터졌다. 베이징현대는 중국 국가질량검사총국(리콜 등 자동차 제작에 대한 종합 정부기관)과 협의 아래 ‘결함에 대한 자동차 리콜 규정 및 조치’에 따라 투싼에 달린 감마(GAMMA) 1.6T-GDI 엔진 40만377대에 대한 리콜을 발표했다. 지난 2015년 8월부터 2018년 9월 18일 사이에 생산된 차량이다.
베이징현대차 측은 리콜 사유로 "엔진설계 결함으로 저온에서 단거리 주행을 하면 엔진오일 액체표면이 높아지면서 엔진고장 표시등이 켜지고, 이 상태에서 주행을 계속하면 엔진 고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이 증상을 '엔진 오일 증가 현상'으로 부른다. 실린더에 공급된 휘발유가 제대로 연소하지 못하고 엔진에 그대로 남아 엔진 오일이 증가하는 현상이다. 중국 소비자들은 "베이징현대는 엔진 오일을 생산하는 정유사'라며 엔진 불량 문제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투싼 리콜 결정 이후 베이징현대는 "동일한 GDI 엔진을 탑재한 다른 차종은 별다른 문제가 없다"며 추가 리콜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지난 11월 말 기아차의 스포티지 중국형 모델인 KX5 6만8567대에 대해 리콜을 또 발표했다. 지난 2016년 1월부터 2018년 10월 사이에 생산된 차량이다. KX5 역시 같은 GDI 엔진으로 엔진 오일 증가 현상이 나타났다.
문제의 심각성은 GDI 엔진의 설계를 포함한 총체적인 불량으로 번지고 있다. 올해 베이징현대는 할인 프로모션, 가격 재인하 등 일련의 조치를 취하며 간신히 위기를 버텨왔다. 이제서야 판매가 회복되는 듯 했는데 엔진 불량이 또 한번 위기의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대형 리콜의 파문은 아직도 진행형인 셈이다. 이번 중국발 리콜 확대로 국내에서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는 GDI 엔진을 장착한 차량에 대한 리콜 요구가 거세질 전망이다. 국내에서 현대기아차는 리콜 대신 무상수리를 권고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민지 에디터 carguy@cargu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