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중형 세단에 웬 3기통?말리부 1.35L 엔진의 매력
[분석]중형 세단에 웬 3기통?말리부 1.35L 엔진의 매력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18.12.13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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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말리부 1.35
쉐보레 말리부 1.35

지난달 한국지엠은 중형 세단 말리부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외관의 변화는 쉽게 알아차리기 어려울 정도로 크지 않다. 대신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했다. 가격을 내리고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보강해 효율성을 높였다. 한 마디로 기본기에 충실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기아차가 최근 페이스리프트를 출시할 때 화려한 디자인 변화를 주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말리부에는 2개의 파워트레인이 추가된다. 이쿼녹스 등에 장착되고 있는 1.6L 디젤엔진과 GM이 새롭게 개발한 1.35L 가솔린 터보 엔진이다. 최고출력은 156마력, 최대토크 24.1kg.m로 중형세단에 장착하기 충분한 파워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GM의 고효율 라이트(다운) 사이징 터보 엔진은 배기량에 대한 고정관념을 무너뜨리는 혁신의 아이콘이 될 것”이라며 1.35L 터보 가솔린 엔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2000년대 초만 해도 GM은 중형 세단에 3.5L V6 대 배기량 엔진을 달았다. 심지어 6L 엔진도 승용차에 두루 쓰였다.

 

쉐보레 말리부 1.35 엔진룸
쉐보레 말리부 1.35 엔진룸

처음 1.35L 가솔린 엔진이 중형 세단에 장착된다는 소식을 들은 소비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2010년 이후 다운사이징이 대세지만 중형세단에 1.35L 가솔린 엔진은 극단적인 선택으로 비춰졌다. GM 본사가 개발한 1.35L 엔진이 글로벌 최초로 한국에서 생산하는 말리부에 적용됐다. 이 엔진은 한국 부평공장이 아닌 미국에서 전량 생산된다. 알루미늄 소재를 엔진 곳곳에 사용해 엔진의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정확히 배기량 1341cc 엔진은 터보 차저가 힘을 보태 높은 연료 효율과 150마력이 넘는 출력을 보여준다. 동급 중형세단인 르노삼성 SM6에 달린 2.0L 엔진의 최고 출력은 140마력이다. 

제조사가 다운사이징 모델이 경쟁 차량들에 비해 '출력과 효율이 부족하지 않다'고 강조해도 소비자들은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다. ‘중형차=2000cc’라는 고정관념이 머릿속 깊이 남아있다. 이런 편견을 깨는 것이 쉽지 않다. 배기량을 다운사이징한 만큼 이전 모델 대비 가격을 100만원 정도 내렸지만 소비자에게 체감적으로 크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기존 파워트레인에 버금가는 출력을 내기 위해 터보 차저 등 추가 부품이 장착돼 원가가 크게 줄지 않아서다.

그렇다면 한국지엠은 엔진 이름을 1.3L나 1.4L로 하지 않고 1.35L로 표기하는 이유는 뭘까. 1341cc의 엔진은 1.4L로 표기해도 큰 문제가 없다. 아직 소비자들이 다운사이징 엔진에 익숙하지 않아서일까. 최대한 솔직하게 배기량을 표기하는 쪽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어떤 출력을 발휘할까. 직접 몰아본 1.35 모델의 가속감은 기존 1.5 모델보다 경쾌하게 느껴진다. 1.35L 엔진의 최고출력은 156마력, 최대토크 24.1kg.m이다. 기존 1.5L 터보가 최고 166마력, 최대토크 25.5kg.m였던 것에 비해 출력과 토크는 소폭 떨어졌지만 오히려 가속력은 좋아졌다. 이유는 변속기 차이다. 1.5L 가솔린 터보 엔진은 6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한 반면 1.35L 가솔린 터보 엔진에는 VT40 무단변속기가 조합된다. 일반적인 스틸 벨트 타입이 아닌 동력 전달 효율이 좋은 ‘체인 벨트’를 사용한다. 동력의 손실이 상대적으로 적다.

3기통 엔진은 장점이 여럿이다. 4기통 엔진에 비해 효율이 높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다. 실린더의 개수가 줄어 마찰 저항과 엔진의 무게가 줄어 차체 설계가 용이하다. 아울러 정비 편의 효과도 더 좋다. 배출가스는 줄고 연비가 좋아지는 건 부수적이다. 터보차저와 같은 과급기를 더해 출력에서도 부족함도 없다. 말리부 1.5L 모델의 복합연비가 13.0km/L였던 것에 비해 1.35L 모델의 복합연비는 14.2km/L로 리터당 1km 이상 개선됐다.

3기통 엔진
3기통 엔진
4기통 엔진
4기통 엔진

단점도 확실하다. 3기통 엔진은 4기통 엔진에 비해 구조적으로 진동과 소음이 많다. 4기통은 각각의 실린더가 담당하는 크랭크축이 회전하는 각도가 180도인 반면 3기통 엔진은 120도다. 이런 이유로 3기통 엔진은 1번과 3번 실린더가 폭발할 때 엔진의 진동이 크다. 같은 출력이라면 4기통보다 3기통이 하나의 실린더에서 내는 출력이 높다. 출력이 높을수록 폭발력이 거세져 상대적으로 진동과 소음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최근 소음과 진동을 줄이는 신기술이 많이 나와 이전보다 대폭 개선됐다. 그러나 구조적인 단점을 아예 지울 순 없다. 말리부에 엔진 마운트를 개선하고 흡∙차음재를 많이 사용했다고 하지만 실제 타보면 통통 튀는 듯한 잔 진동이 느껴진다.

3기통 엔진은 이전부터 소형차나 경차에 많이 쓰였다. 하지만 다운사이징 추세에 따라 3기통 소형 엔진은 점점 쓰임새가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BMW i8 PHEV, 미니에 쓰인다. 

기아차는 소형 SUV 스토닉에 1.0L 3기통 터보 엔진을 장착했다. 이뿐 아니라 아우디,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3기통 엔진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볼보가 소형부터 대형까지 전모델에 공통적으로 2.0L 엔진을 장착하는 것처럼 앞으로 대배기량 엔진은 점차 사라지고 라이트 사이징 엔진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게 필연이다.  1.35L 엔진을 선택한 말리부의 경쟁력은 충분해 보인다. 말리부가 3기통 마케팅으로 중형 세단의 개념을 바꾸는 선봉장 역할을 할 기대주인 셈이다.

남현수 에디터 ha.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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