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19년형 티볼리 아머..여심 사로잡은 가성비 짱 물건!
[시승기]19년형 티볼리 아머..여심 사로잡은 가성비 짱 물건!
  • 제갈원 에디터
  • 승인 2018.12.27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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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쌍용 티볼리 아머

도무지 식을 줄 모르는 SUV 열풍 속에서 뛰어난 가격 접근성을 무기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시장이 있다. 바로 소형 SUV 시장이다. 국내 5개 제조사가 모두 경쟁에 참여한 거의 유일한 전쟁터다. 2013년 한국GM 쉐보레가 트랙스로 포문을 연 뒤 르노삼성이 스페인산 르노 캡처를 들여와 'QM3'라는 이름을 붙여 판매하면서 점차 시장이 커지기 시작했다. 이윽고 2015년, 혜성처럼 등장한 쌍용 티볼리는 '1000만원대 중반부터'라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웠다. 출시 초부터 소형 SUV 시장의 베스트셀링 모델로 등극하면서 점유율을 높였다.

티볼리의 올해 누적 판매량은 1~11월까지 3만9330대에 달한다. 쌍용차 전체 내수 판매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 르노삼성 QM3(5,954대), 쉐보레 트랙스(1만778대), 기아 스토닉(1만5,146대)을 큰 폭으로 따돌렸다. 현재 소형 SUV 1위는 2017년 가세한 현대 코나로 올해 4만5,876대가 판매됐다. 그나마도 코나는 전기차인 '코나EV' 판매량이 1만여 대 가량 합산된 수치로 순수 내연기관 차량으로 판매량을 비교하면 티볼리가 압도적으로 높은 셈이다. 출시 4년째를 맞는 티볼리가 신차인 현대 코나와 비등하게 팔리며 한 때는 코나를 판매량에서 누르기도 했다. 티볼리가 이토록 식지 않는 인기를 유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쌍용차는 티볼리 출고 가운데 ‘여성 고객' 비중이 무려 64%에 달한다고 한다. 통상 마케팅 관점에서 여성 고객층은 디자인이나 실용성 등 감성적인 부분을 다른 것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특성이 강한 것으로 분류된다. 실제 기자 주변의 20대 중후반 여성 지인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물었더니 10명 중 8명이 ‘디자인이 예쁘다’고 답했다. 주행성능 같은 차의 기계적 완성도보다는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이 티볼리를 선택하는 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 40~50대 이상 중장년층의 비율도 높았지만 보험료 등의 문제로 부모 명의로 차를 사는 일이 잦은 것을 감안하면 실제로 여성고객의 비율은 더 높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추측도 가능하다. 한 마디로 티볼리는 여심(女心)을 사로잡은 셈이다.

여심(女心)을 사로잡은 티볼리 디자인..많은 차가 연상된다

이번에 시승한 지난 9월 출시된 '2019년형 티볼리 아머'다. 새롭게 추가된 화이트 투톤 사양의 오렌지 팝 컬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외관은 이미 익숙하다. 볼 때마다 미니(MINI)나 레인지로버 이보크를 연상케 한다. 모두 여성 선호도가 높은 차종들이다. 대신 이들 차량은 티볼리보다 2~3배 비싸다. 

외관의 변화폭은 크지 않다. 이미 지난해 7월 ‘티볼리 아머’라는 이름과 함께 한 차례 마이너체인지를 거친 그대로다. 후면 범퍼 하단부에 크롬장식을 덧댄 게 2019년형 변경 포인트다. 티볼리는 출시 이후 꾸준한 업데이트와 다양한 데칼 등 외관 꾸미기로 신차 느낌을 유지하고 있다. 마이너체인지를 통해 소비자의 의견이 반영된 편의사양을 추가하거나 범퍼와 휠 디자인을 변경하면서 변화 폭은 작지만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SUV의 투박함이 묻어나는 실내
SUV의 투박함이 묻어나는 실내
현대차가 연상되는 화려한 2실린더 타입 계기판
현대차가 연상되는 화려한 2실린더 타입 계기판

실내 역시 변화는 거의 없다. 차에 오르자 높은 시트 포지션이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한다. 시트 포지션을 제일 아래로 내려도 적당한 시야가 확보된다. SUV 답다. 운전석 시트는 전동식으로 조절된다. 소비자의 척추 건강에 무심(?)한 쌍용차 답게 럼버 서포트는 달려있지 않다.

2실린더 타입 계기판은 여전히 화려하다. 속도계와 타코미터 안쪽 조명의 색을 주·야간에 따라 7가지로 바꿀 수 있는 소소한 재미도 마련했다. 중앙에 위치한 트립 정보창으로 차량 설정 항목을 조작할 수 있다. 단 정보창의 메뉴를 조작할 때는 여전히 불편하다. 굉장히 뜬금없이 센터페시아에 박혀있던 트립 조작 버튼을 스티어링 휠로 옮겼을 뿐이다. 방식은 그대로다. 방향키로 활용할 수 없고 메뉴버튼과 선택버튼, 단 두 개의 버튼을 이용해 조작해야 한다. 선택하고 싶은 메뉴를 실수로 지나치면 한 바퀴 돌아 다시 와야 한다. 디테일이 좀 부족하다.

넉넉한 편의사양으로 만족도를 높였다
넉넉한 편의사양으로 만족도를 높였다

새로운 디자인이 적용된 기어레버는 기존의 스텝게이트형에서 일자형으로 변경하고 가죽부츠를 덧댔다. 이에 더해 수동 변속모드도 기어레버를 움직여 단수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조작 편의성이 떨어졌던 기존의 토글 스위치가 드디어 사라졌다.

급에 맞지 않게 독립식 에어컨을 마련한 것도 눈길을 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열선시트와 통풍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까지 다 갖췄다. 여성고객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선바이저의 화장 거울도 큼지막한 편이다.

뒷좌석 만족감은 충분하다. 소형 SUV 특성 상 승차감은 불리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주먹 한 개가 남는 레그룸과 넉넉한 헤드룸, 시트의 안락함, 등받이 각도 역시 장거리 주행에 불편함이 없다. 동급에서 유일하게 2열 열선시트를 갖춘 것도 장점이다. 4인가족 패밀리카로 이용하기에도 모자람이 없다.

SUV의 이점을 살려 주행편의성과 공간활용성이 높다 
SUV의 이점을 살려 주행편의성과 공간활용성이 높다 

1.6L LET 디젤엔진은 30.6kg.m에 달하는 넉넉한 토크를 바탕으로 실용구간에서 민첩하게 움직인다. 시내 주행에서 경쾌함이 돋보인다. 단 시속 120km 이상 고속주행에서 가속력은 에 띄게 더뎌진다. 또 최신 디젤차량에 적용되고 있는 요소수주입(SCR)방식이 아닌 배기가스재순환(EGR) 방식을 적용했다. 요소수를 투입하지 않아도 된다. 디젤엔진 특유의 진동은 스티어링 휠과 시트를 통해 약하게 전달된다. 주행 시 엔진음도 실내에 꽤 유입된다. 소음과 진동에서는 가솔린 모델이 우위일 수 밖에 없다. 실제 판매 비중도 가솔린 70%, 디젤 30% 정도다.

스티어링 휠 감각은 아직도 이질감이 느껴진다. 티볼리가 처음 나왔을 때부터 지적이 이어졌던 부분이다. 스티어링 휠의 감도를 조절 할 수 있는 버튼을 비상등 옆에 마련했다. 컴포트, 노멀, 스포츠 순으로 무거워진다. 

쓸모 있는 주행 안전사양도 갖췄다. 후측방경고가 없는 것은 아쉽지만 전방감지센서를 마련해 주차나 좁은 골목을 주행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 자동긴급제동(AEB)이 포함된 59만원짜리 ‘스마트 드라이빙 패키지’ 옵션을 선택하면 따라오는 차선이탈방지보조(LKAS)는 상당히 적극적으로 개입해 주행을 돕는다. 유지 시간은 길지 않지만 심한 굴곡이 있는 도로에서도 차선 중앙을 잘 맞춰나갔다. 플래그쉽인 G4렉스턴에도 없는 장치이다. 하극상이 이루어졌다고 할까.

실용구간에서 경쾌한 주행이 가능한 1.6L LET 디젤엔진
4륜구동 시스템을 선택하면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따라온다

2019년형으로 오면서 크루즈 컨트롤을 전모델 기본 사양으로 장착했다. 장거리 주행이나 고속도로 구간단속 구간에서 유용한 장치다. 다만 세팅 된 크루징 속도 값이 그 어디에도 표기되지 않아 황당했다. 트립 정보창을 구석구석 뒤져보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최고급 사양에도 ACC를 이용한 차간거리 조절이 되지 않는 점도 아쉽다. 시승차가 2900만원에 달하는 풀옵션 호화사양이긴 하지만 꽤 수준급의 LKAS가 탑재됐기에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통상 티볼리는 디젤일 경우 2300만원 정도 옵션 구성이 가장 잘 팔린다.

시승차는 전자식 4륜구동까지 적용됐다. 겨울철 주행안정성을 높인 게 장점이다. 또 4WD선택 시 전륜구동 2WD모델의 후륜 토션빔이 아닌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탑재된다. 2WD모델을 번갈아 타보지 못해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토션빔이 탑재된 모델에 비해 뒷좌석 승차감이 소폭 나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티볼리 2WD 오너들은 승차감 개선을 위해 애프터마켓에서 후륜 토션빔을 멀티링크로 교체하기도 한다.

사흘간의 시승 동안 약 300km를 주행하며 기록한 평균연비는 14.4km/L가 나왔다. 고속도로 주행이 60%, 동부간선도로를 경유한 정체된 출퇴근이 40% 정도였던 것을 감안하면 준수한 수치다. 고속주행이 잦고 연간 주행거리가 2만km 이상이라면 디젤을 선택하는 것이 좋지만 주행거리가 1만km 내외로 많지 않다면 가솔린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디젤이 약 200만원 정도 비싸다.

2019 쌍용 티볼리 아머

완성도는 미흡하지만 흥행에 성공하는 영화들이 꽤 있다. 대개 이야기 구성이나 사회적 메시지, 미장센 등의 요소는 뛰어나지 않지만 관객에게 재미나 감동을 안겨준 영화가 그렇다. 이런 영화들은 평론가와 일반 관객의 평이 극명하게 갈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이상적인 것은 완성도와 대중성, 두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추는 것이다. 이를 달성하기란 매우 어렵고 운까지 따라줘야 한다. 

티볼리가 딱 그렇다. 열악했던 개발 과정으로 동급에 비해 높은 수준의 주행성능을 갖추지 못했지만 그런 빈자리를 고객을 사로잡을 디자인과 상품구성으로 채웠다. 튼튼해 보이는 외관과 ‘SUV’라는 차종이 주는 든든함과 실용성, 거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차체 크기로 주행부터 주차까지 편리하다는 점을 앞세웠다. 자동변속기 사양 기준 1783만원이라는 적절한 진입가격까지 갖췄다. ‘한 세대 전 차를 타는 것 같다’며 지적 받던 주행성능도 일상 영역에서는 전혀 부족함이 없다. "뛰어나진 않지만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은" 많은 사람들이 두루 만족할 수 있는 차다. 티볼리가 2015년 등장 이후 햇수로 4년 째 쌍용의 베스트셀러로 꾸준히 사랑 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한 줄 평

장점: 매력적인 외관 디자인과 뛰어난 편의사양.넉넉한 뒷좌석 공간

단점: 부족한 주행성능과 여전히 어수선한 실내 디자인

제갈원 에디터 won.jegal@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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