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슈]거품 공유車 줄도산..'수익모델 못 찾아' 확인
[중국이슈]거품 공유車 줄도산..'수익모델 못 찾아' 확인
  • 남기연 에디터
  • 승인 2019.01.01 08:00
  • 조회수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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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공유경제 시장인 중국에서 2019년 새해 벽두부터 공유자동차 업체들이 최강 한파를 만났다. 유명 공유차 서비스 플랫폼이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공유차에 이어 공유자전거 업체까지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중국 공유경제 플랫폼 거품이 빠지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5월 창업 1년 만에 1000억원 넘는 투자를 유치해 유명해진 공유차 거대 업체인 '마과추싱'이 서비스 중단을 선언했다. 이어 6월에는 산동성 제남(济南)에 입주한 공유차 플랫폼인 중관추싱 역시 사업을 접었다. 지난달에는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던 투쓰지도 자금줄이 끊기면서 비슷한 길을 걷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몰락의 거센 물결'은 공유자동차 전체 분야로 확산할 조짐이다. 중국 보스턴컨설팅 파트너인 허강 이사는 "최근 공유차 서비스 업체가 줄도산하는 것은 수익 모델을 찾지 못해 거품이 빠지는 단계로 볼 수 있다"며 "옛 중국 속담처럼 ‘말을 타고 달린 만큼 내 땅’ 이라는 식의 가입자 확장이 아니라 구체적인 수익 모델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앞다퉈 유니콘 기업에 등극했던 공유차 스타트업들이 거품이 본격적으로 빠지기 시작한다는 얘기다.  유니콘(Unicon)은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1조1000억 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말한다. 

 

급격하게 규모 늘린 공유자동차 서비스..수익성 못찾아 퇴출?

중국의 공유자동차 플랫폼 '마과추싱(麻瓜出行)‘
중국의 공유자동차 플랫폼 '마과추싱(麻瓜出行)‘

 

중국에서는 전기차를 필두로 한 신에너지자동차 보조금 정책이 2015년 본격 추진되면서 공유차 업체들이 대거 등장했다. 중국 신사계산업연구센터의 <2018~2022년 중국 공유자동차 분석 및 발전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부터 신규 공유차 등록 업체 수가 급증, 올해 6월까지 400개가 넘었다. 또 공유 서비스에 투입된 차량만 수는 올해 초 10만대를 돌파했다. 공유자동차 시장의 규모는 2017년 17.29억 위안(한화 약 2808억원)에서 2018년말 36.48억 위안(한화 약 6238억원)으로 1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장미빛 데이터와 달리 현실에서 공유자동차는 냉혹한 한파에 부딪쳤다. 올해 중국 10대  플랫폼인 마과추싱이 서비스를 중단한 데 이어 중관추싱은 파산했다. 톱3 업체인 토고(TOGO)는 중소 도시에서 몰래 철수했다. 심지어 시안의 중고차 시장에서는 TOGO에서 쓰던 공유차를 상상외로 저렴한 가격에 중고차로 구매할 수 있을 정도다. 
공유자동차의 몰락은 최근 시작된 게 아니라는 게 충격적이다. 이미 2017년 상반기부터 공유자동차 업체들은 현금 부족을 겪으면서 부도에 몰렸다. 지난해 3월 '우우용차'가 당초 서명한 투자금이 기한 내에 집행되지 못하자 영업을 중단했다. 2017년 10월에는 유명 업체인 EZZY 역시 서비스 중지를 선언했다. 결국 공유자동차 업체들은 현금 창출을 하지 못하고 투자금으로 가입자를 늘리는 식으로 과대 포장하다 몰락했다는 셈이다.

수익 모델..본질적인 문제가 한파를 부른다? 

2015년 태동한 중국의 공유 자동차 플랫폼은 수 천억원의 투자금을 모으면서 투자가의 환영을 받았지만 줄곧 비난의 대상도 됐다.

특히 공유자동차의 주차난은 골치아픈 문제였다. 중국 자동차 리스업체인 서우치리스 관계자는 “공유자전거와는 다르게 공유자동차는 규정된 주차장이 필요한데 대도심 주차 공간이 원래 부족했고 임시 주차장으로 쓸 토지 가격 역시 크기에 비해 너무 비싸 결국 이런 문제 해결없이 공유차 사업이 확장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주차장 확보 전쟁은 차를 제때 사용하기 어렵거나 반납할 때 곤란한 문제를 야기한다. 주차 공간이 희소해 많은 사용자들이 차를 필요로 할 때 즉시 부근에서 가용 차량을 찾을 수 없다. 그 외의 일부 공유 차량은 지정된 위치까지 가서 반납해야 해 번거로움을 증가시켰다. 

물론 공유자동차 업체 줄도산의 가장 큰 원인은 자체 플랫폼으로 흑자를 내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옌 이하이 렌터카시장 총감독은 “공유자동차 본질은 렌터카 업종에서 파생한 것"이라고 정의한다. 이어  "이 업종은 분명 자산이 중요하고, 기업은 자산 확보에 많은 자금을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유자동차 플랫폼은 원가가 높아 수익을 내기 어려운데다 지속적인 거액의 투자가 필요해 융자로 수혈하는 식으로 땜빵을 해왔다"며 장기적으로도 이익을 내기 어려워 소자본 창업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공유자동차는 여전히 추세

한파가 몰아칠 때, 유일한 탈출로는 자구책 마련이다.
보스턴컨설팅 파트너인 허강 이사는 "공유자동차 이익난의 근본 문제는 수요"라며 "현재까지 유효 이용률이 낮아 이익을 내기 위한 문턱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공유차 기업은 항상 운영효율 향상에 신경을 써야 하며 운영효율의 차이에 따라 해당 기업의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또 자동차공유 분야에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한 것도 악재다. 전통적인 자동차 업체가 이동 서비스 업체로 변신한 것이다. 지난 12월 18일 중국 3대 자동차 업체인 상하이차는 공유차 서비스 '샹다오추싱'을 공식 발표했다.  12월 14일에는 BMW가 청두에 서비스를 출시했다. 앞서 9월 28일에는 둥펑자동차가 공유이동 서비스 브랜드의 온라인 운영을 시작했다.

상하이차의 샹다오추싱
상하이차의 샹다오추싱

업계 베테랑 매송림 애널리스트는 "자동차 업계의 공유자동차 확장은 장기적 전략에 의한 것으로, 단기적으로 이윤 확보가 아니라 공유차 업체의 시장을 빼앗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막대한 자금력을 확보하고 있는 자동차 메이커의 신규 진입은 시장을 활성화시켜 소비자의 소비를 자극하고 다른 공유 자동차 업체들을 압박할 수 밖에 없다. 

2019년 당장 공유자동차 플랫폼 활성화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업계에서는 자동차 공유 서비스가 여전히 미래 시장을 이끌어갈 대세라고 보고 있다. 스트레티지앤드(Strategy&PWC) 연구원은 “향후 5년간 자동차 공유 분야가 매년 50% 넘는 증가폭으로 급성장할 것"이라며 "본격적인 규모의 경제 효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남기연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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