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슈]공유차 '디디추싱' 믿다가 시험 못본 안타까운 사연
[중국이슈]공유차 '디디추싱' 믿다가 시험 못본 안타까운 사연
  • 황세연 에디터
  • 승인 2019.01.06 08:15
  • 조회수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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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디추싱 예약 당시 화면캡쳐(12월 23일 13시 10분)
디디추싱 차량 예약 당시 화면캡쳐(12월 23일 13시 10분)

"시험을 치고 성적이 나빠 떨어졌으면 할 말이 없지만 디디추싱(滴滴出行, 중국 차량 공유서비스) 기사가 약속을 어겨 시험장에 들어가지도 못했습니다"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 차량공유 서비스로 이용했다가 시험장에 가지도 못해 낙방한 안타까운 사연이 중국 네티즌들을 달구고 있다. 허술한 차량공유 서비스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라는 점이다. 

중국 청두이공대학(成都理工大学) 4학년에 재학 중인 A씨가 기자에게 전한 내용이 네티즌의 공분을 사고 있다. 

그는 2018년 12월 22일, 23일 양일간 치러질 대학원 진학 시험을 앞두고 있었다. A씨는 시험장소에서 차로 20분 거리인 호텔까지 예약을 했다. 첫날 시험장에 갈 때 택시를 잡는 데만 50분이 걸리자 A씨는 차량공유 서비스인 디디추싱을 이용하기로 했다.  그는 "묵은 숙소가 외진 곳이라 택시를 잡기 어려워서 디디추싱을 이용하기로 하고 23일 오후 2시에 치러질 마지막 시험을 위해 1시 10분에 차량을 예약했다"고 말했다.

23일 당일 예약 시간에 맞춰 호텔 입구에 나온 A씨는 1시 28분까지 차량이 오지 않자 기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시간이 촉박한 상황임을 알렸으나 기사는 "곧 도착하니 기다리라"는 말을 남길 뿐이었다. 그러나 3분이 지난 1시 31분, 해당 기사는 A씨에게 전화를 걸어 "못 가게 되었으니 예약을 취소하라"고 말했다. A씨는 시간에 쫓겨 급하게 택시를 잡아 2시18분에야 시험장에 도착했다. 결과는 입실이 불가능했다. 시험 규정에 따라 시험시간 15분 후에는 입실 금지였다. 공유 차량 운전기사의 무책임한 행동 때문에 A씨의 1년간 준비해 온 노력이 물거품이 된 것이다.

A씨는 허탈감에 시험장 밖에서 세 시간동안 앉아 분을 삭였다. 그는 1년 가까이 하루에 16~17시간씩 공부하면서 이번 시험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그 후 약속을 어긴 해당 기사를 디디추싱에 고발했다. 디디추싱 측은 "해당 기사에게 경고를 했고 서비스 점수를 깎았다"는 내용을 전해왔다. 사건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자 디디추싱은 시험 응시료 180위안(약 3만 원)과 30위안(약 5천 원)짜리 상품권을 배상해주겠다고 전했다.

이 사건을 전해 들은 중국 사천시의 싱롄차오(邢超) 변호사는 "운전기사가 예정된 시간 이후 승차장소에 도착하지 않고 계약을 어길 시, 플랫폼 거래 규칙에 따라 위약금과 경제적 손실을 배상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북경 로펌 변호사 팡이(方毅) 역시 "승객이 차량 공유 플랫폼을 통해 예약한 차량은 운전기사와의 서비스 계약 관계를 이미 구성한 것"이라며 “서비스 계약 이행 과정에서 A씨의 잘못이 없으며, 이전 승차 경험을 통해 약속된 시간에 출발하면 시험장에 제시간에 도착하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만큼 디디추싱이 배상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한편 이에 대한 중국 네티즌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네티즌 @琳仔는 "차로 20분 거리면 많은 변수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중요한 일 이전에는 충분한 시간과 계획을 준비해야 합니다."라며 학생의 부주의함을 지적했다. 반대 의견에 선 네티즌들도 많았다. 이 일의 근본적인 책임은 약속을 어긴 기사에게 있다는 의견이다. 네티즌 @HML씨는 "많은 사람들이 학생이 잘못했다고 하지만, 저는 학생편을 들고 싶네요. 제 생각에 학생은 그저 약속을 지켰을 뿐이고 잘못은 기사한테 있는 것 같습니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두 댓글 모두 4000여 개의 추천수를 받을 정도로 논쟁이 거센 상황이다.

A씨는 디디추싱을 고발한 것에 대해 “처음 손해배상 청구를 할 생각은 없었고 자세한 피드백을 받고 싶었다. 하지만 디디추싱 측의 대응이 ‘해당 기사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렸다’였을 뿐 진심 어린 사과나 보상의 뜻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약속을 어긴 기사를 원망하지는 않는다. 누구한테나 급작스러운 일이 일어날 수 있지 않겠는가. 만약 이후에도 급하지 않은 일이 있다면 계속 디디추싱을 이용할 것 같다. 이번 일은 우연히 일어난 소수의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황세연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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