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슈]SUV 몰빵해 1위 등극한 하발..수출 100만대 도전
[중국이슈]SUV 몰빵해 1위 등극한 하발..수출 100만대 도전
  • 남기연 에디터
  • 승인 2019.01.18 08:00
  • 조회수 4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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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자동차(长城汽车)의 회장 웨이젠쥔(魏建军)
장성자동차(长城汽车)의 웨이젠쥔(魏建军) 회장

중국 SUV 1위 브랜드 장성자동차(长城汽车)의 하발(哈弗, HAVAL)이 내수 인기를 앞세워 본격 수출에 나선다.

장성차는 하발 전세계 판매량이 500만 대를 돌파했다고 15일 밝혔다. 중국 SUV 시장에서 굳건히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하발은 해외 시장 공략을 전략으로 내세웠다. '하발 전세계 500만대 돌파 기념식 및 글로벌 전략 발표회'에서 장성자동차의 웨이젠쥔(魏建军) 회장은 "5년 안에 '하발 연간 판매량 200만 대'를 실현해 글로벌 No1 SUV 브랜드를 만들겠다"며 '하발 5-2-1 글로벌 전략'을 발표했다. 

핵심 포인트는 향후 5년 간 하발의 글로벌 연구개발비에 300억 위안(약 4조9752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2023년까지 신4화(新四化, 전동화∙지능화∙네트워크화∙공유화) 신기술을 적용해 전기차 같은 신에너지차 60%를 포함한 글로벌 상품 20종을 출시하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준중형 하발 H6와 중형 F7이 글로벌 톱10 SUV로 우뚝 서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하발 H6 2019년형
하발 H6 2019년형
하발 H6의 내부
하발 H6의 내부
하발 H6의 좌석
하발 H6의 고급스런 시트

하발 H6은 중국 토종 브랜드 중 가장 성공한 SUV로 평가받는다. 출시 이래 장기간 토종 SUV 1위를 독차지한 H6은 2018년에만 45만2552대를 판매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넓은 실내공간과 수입차에 뒤쳐지지 않는 디자인과 편의장치가 매력이다. 가격은 1691만~2434만원으로 놀라운 가성비가 중국 1위에 오른 비결이다.  

하발의 성공에는 디자인이 큰 몫을 했다.  장성차는2013년 BMW의 수석 디자이너 피에르 르클레어(Pierre Leclercq)를 디자인 총괄 부회장으로 영입했다. 벨기에 출신인 르클레어는 미국 최고 명문 디자인 학교인 캘리포니아 아트센터를 졸업했다. 그는 장성차 디자인 조직을 정비하고 하발 H6(哈弗H6) 등 신차를 여럿 디자인했다. 또 장성차가 별도로 내세운 럭셔리 SUV 브랜드 웨이(WEY) 디자인도 주도했다. 르클레어의 이런  공로가 알려지면서 기아차는 2017년 8월 그를 스타일링 담당 상무로 스카웃했다. 하지만 1년 만인 지난해 9월 시트로엥 디자인 수석으로 이직했다. 

하발 신흥시장 겨냥, 프리미엄 웨이(WEY) 브랜드는 선진국 진입

웨이젠쥔 회장은 “중국 브랜드는 몇 차례 실험을 거치면서 도중에 길이 막히기도 했고 작은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기업이 앞으로 나아갈 전략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발의 목표는 5년 안에 총 판매량의 20% 이상을 수출하는 것"이라며 "브랜드 인지도와 상품 만족도에서 현재 SUV 주류 브랜드에 맞설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2018년 하발 브랜드의 총 판매량은 76만6062대다. 이 중 2%만이 해외에서 판매되었다.

그러나 중국 자동차가 해외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는 것이 그다지 녹록치 만은 않다. 전세계 각지의 법규∙정책과 기술 표준을 충족시켜야 하고 현지인의 정서와 기후변화 등에도 적응해야 한다. 이에 대해 웨이젠쥔 회장은 유럽, 미국 진출 비전을 언급하면서 “대중 브랜드인 하발의 타깃은 신흥시장, 프리미엄 SUV 브랜드인 웨이(WEY)와 전기 SUV는 선진국 시장으로 양분한다”고 설명했다.

2018년 장성자동차는 여타 자동차업체들과 교류가 예전보다 휠씬 빈번해졌다. 웨이젠쥔 회장이 연이어 BYD, 동펑, 창안, 베이치 등 중국 톱10 자동차 기업을 방문해 협력 가능성을 타진한 것이다. 전기차가 강세인 BYD와의 교류는 일찍부터 이뤄졌으며 이미 협력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장성자동차는 BYD로부터 10만 대 이상의 전기모터 압축기를 조달하면서 다른 부품도 서로 공유하고 있다. 그는 "중국 브랜드도 해외 자동차 업체들의 동반성장 전략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장성차가 건설할 시아 툴라(Tula) 공장에서 다른 브랜드도 함께 생산하는 것으로 문호를 열어 놨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조치다. 

그는  “올해 장성차와 다른 기업 간의 협력이 더 많아질 것이고 협력의 형태는 체제의 틀에서 벗어나 지역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다. 중국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에서 정책, 안전, 법규 등 수 많은 문제에 부딪힐 수 있다.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해 각자 우세를 발휘하고 질서 있게 경쟁해야만 목표에 도달해 모두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며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포커스’가 빠른 발전을 이뤄내고, 위기의 순간 역시 ‘포커스’로 극복한다.

글로벌 전략 발표 행사에서 또 다른 주제는 하발 브랜드의 누적 판매 500만 대 축하였다. 하발 브랜드는 2005년 6월 나왔다. 2011년 8월 하발 H6가 출시되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2013년 3월 장성자동차는 하발 브랜드를 독립시켰다. 장성 브랜드에서 독립해 장성 로고 대신 고 하발 고유의 브랜드 로고를 사용하겠다는 전략이다.

당시 장성자동차는 SUV 연구개발과 생산, 판매에 거의 모든 자원을 쏟아 붓고 세단 분야는 포기하는 ‘단일화 포커스 전략’을 심화하고 있었다. 장성자동차는 한정된 자원을 하나의 영역으로 집중해야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믿었다. 당시만해도 자동차 시장에서 세단 같은 승용차시장이 가장 커 대다수 전문가들은 '장성의 SUV 몰빵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하발은 이런 포커스 전략이 '신의 한 수'였음을 증명했다. 하발 브랜드는 독립 이후 승승장구하면서 2016년 판매량이 93만8천대에 이르렀다. 이는 같은 해 장성자동차 총 판매량의 87.3%를 차지했다. 그 중 스타 모델인 H6은 SUV 시장에서 “신의 차(神车)”로 불리면서 중국 SUV 1위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2017년 판매가 주춤했다. 장성자동차는 프리미엄 SUV 브랜드 웨이(WEY)를 출시하면서 일부 판매량이 양분된데다 SUV 경쟁이 불이 붙으면서 경쟁 업체가 점유율을 빼앗아갔다.

2018년은 중국 자동차 시장이 마이너스 성장을 한 원년이다.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하발 브랜드가 어떻게 우세를 지켜 나갈지 에 대해 장성차 왕펑잉(王凤英) 총재는 “하발 브랜드는 ‘포커스 전략’ 덕분에 부상할 수 있었다"며 "현재 SUV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다시 ‘포커스 전략’에 집중해야 하고 하발의 성공은 소비자뿐 아니라 모두에게 기억된다"고 언급했다.

하발의 세계화 전략 발표에 대해 업계에서는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하락에 대응해 스스로 전장을 글로벌로 옮기는 것이라는 일부 의견도 나온다. 하발의 수출 200만대 도전은 중국 자동차 브랜드가 해외 시장에서 기술력과 운영 노하우를 인정받고 현지 산업정책과 법규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시험해 볼 수 있는 시금석임에는 틀림없다.

남기연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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