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오일 증가' 리콜 대명사,혼다 1.5T CR-V 국내 재출시?
'엔진오일 증가' 리콜 대명사,혼다 1.5T CR-V 국내 재출시?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19.01.24 08:00
  • 조회수 1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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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CR-V
혼다 CR-V

혼다코리아가 지난 18일 1.5T 터보 가솔린 엔진을 단 CR-V 사전계약에 돌입한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혼다 신형 CR-V는 2017년 4월 이미 국내에 출시돼 판매된 차량이다. 지난해 상반기 '녹 파문'에 휘말리면서 5월 판매 중지를 했다가 올해 재출시하는 차량이다.

1.5L 터보 가솔린 엔진이 장착된 신형 CR-V는 중국, 캐나다, 미국 등지에서 엔진오일 증가문제로 골머리를 앓다가 결국 리콜의 대명사가 됐다. 1.5T 가솔린 엔진은 지난해 중국에서만 40만대가 넘는 대대적인 리콜을 진행했다. 캐나다와 미국 등에선 무상수리가 진행됐다. 소비자들은 "국내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엔진 오일 증가 문제를 일으킨 차량은 1.5L 터보엔진을 장착한 2017~2018년식 CR-V와 2016~2018년식 10세대 시빅이다. 

중국에서 혼다의 합작사인 동펑혼다는 지난해 5월 2018년형 CR-V 1.5T 엔진의 오일 증가로 주행중 시동이 꺼지는 문제가 발생, 13만455대 리콜을 진행했다. 7월에는 CR-V와 같은 1.5T 엔진을 탑재한 혼다 시빅도 같은 문제가 생기면서 29만4511대를 리콜했다.

둥펑혼다가 자사 홈페이지에 개재한 CR-V 리콜 안내문. 오일 증가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돼 있다.

가장 먼저 문제가 발생한 지역은 중국이다. 중국에서 판매된 1.5L 터보 엔진이 장착된 CR-V와 시빅 차량에서 엔진오일 증가 현상이 발생했다. 중국에서는 약40만대에 대한 리콜을 지난해 5월 실시했다. 리콜의 주요 원인은 엔진 윤활유 팬에 모인 비연소 가솔린으로 인한 엔진오일 증가다. 엔진오일 증가 현상은 주로 추운 지역에서 발생했다. 증상으로는 차량에서 가솔린 냄새가 나거나 엔진 표시등이 켜지는 등의 이상 현상이다. CR-V와 시빅을 생산하는 둥펑혼다는 가솔린 분사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 문제를 해결했다. 엔진오일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고 엔진 고장 경고등에 불이 들어와 엔진이 망가진 경우에는 엔진 전체를 무료로 교환해주기도 했다.

엔진오일이 증가한다는 불만은 지난해 북미에서도 급속도로 퍼졌다. 미국과 캐나다 등지에 판매된 1.5L 터보 엔진을 장착한 CR-V와 시빅이 중심이다. 중국과 동일하게 추운 지방을 중심으로 엔진오일 증가 현상이 발생했다. 중국과 달리 리콜이 아닌 무상수리가 이뤄졌다.

둥펑혼다가 자사 홈페이지에 개재한 리콜 안내문
둥펑혼다가 자사 홈페이지에 개재한 시빅 리콜 안내문

혼다 캐나다법인은 지난해 10월부터 관련 부품 교체 작업에 돌입했다. 온도 제어 장치 교체, PGM-FI와 TCM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오일 교체 등이 주요 내용이다. 중국에서 이뤄진 시빅 리콜 내용과 거의 동일하다. 이 외에도 최대 6년간 주행거리 제한 없이 특정 엔진 부품에 대한 무상 보증 연장도 이뤄졌다. 혼다캐나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와 같은 개선 작업으로 엔진이 더 빨리 예열되고 가솔린 연소가 개선됐다”고 밝혔다.

혼다 미국법인 관계자는 “극한의 추위와 관련돼 일어난 문제라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무상수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무상수리도 모든 주가 아닌 메인(Maine), 미네소타(Minnesota), 노스 다코타(North Dakota), 사우스 다코타(South Dakota), 위스콘신(Wisconsin) 등 6개 주에 판매된 1.5L 터보 차량에 대해서 이뤄졌다. 지난해 10월 TCU와 ECU 업데이트, 엔진오일 교체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경우에는 에어컨 제어 장치에 대한 교체 작업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 외에 알래스카(Alaska), 코네티컷(Connecticut), 일리노이(Illinois), 인디애나(Indiana), 아이오와(Iowa), 매사추세츠(Massachusetts), 미시간(Michigan), 몬태나(Montana), 네브래스카(Nebrasks), 뉴저지(New Jersey), 뉴햄프셔(New Hampshire), 뉴욕(New York), 오하이오(Ohio), 펜실베니아(Pennsylvania), 로드 아일랜드(Rhode Island), 버몬트(Vermont) 등 16개 주 고객들은 교체 부품 수급이 원활해지면 교체 작업에 돌입 할 것이라고 전했다. 판매된 모든 차에 대해 수리를 실시하는 캐나다와 달리 미국에선 언급된 21개 주에 포함되지 않으면 수리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CR-V에 장착되는 1.5L 터보엔진
CR-V에 장착되는 문제의 1.5L 터보엔진

미국의 비영리소비자단체인 컨슈머리포트는 미국에서도 CR-V에 대한 리콜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일증가를 경험한 차주 9명 중 3명은 엔진 성능의 저하를 경험 했고 심한 경우 '운행 중 시동이 꺼지기도 한다'고 하소연했다. 컨슈머리포트는 “현재 CR-V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면 2019년식 CR-V 출시 이후 구매를 결정하라”고 당부했다.

중국, 캐나다, 미국 등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혼다 1.5L 터보 엔진은 이번 국내 출시하는 CR-V에 장착되는 것과 동일하다. 우리나라도 겨울철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둥펑혼다와 혼다캐나다, 혼다아메리카 등은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지역에서 엔진오일 증가현상이 발생한다”고만 밝혔다. 엔진오일 증가가 국내 판매된 차량들에서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은 없다. 다만, 지난해 5월 국내 출시돼 판매되고 있는 혼다 어코드 1.5L 터보엔진에선 엔진오일 증가현상이 발견된 사례가 없다. 혼다코리아가 소비자들의 우려에 어떤 응답을 내놓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미 혼다코리아는 지난해 '녹 파문' 사건 때 늑장 대응으로 '한국 소비자를 무시한다'는 빈축을 산 바 있다.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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