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역차별 논란의 중심..토션빔과 멀티링크 비교
[분석]역차별 논란의 중심..토션빔과 멀티링크 비교
  • 박성민 에디터
  • 승인 2019.02.16 08:00
  • 조회수 19360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멀티링크 대신 승차감 나쁘다는 토션빔 쓰는 이유
토션빔을 사용했던 i30 2세대
토션빔을 사용했던 i30 2세대

한국 소비자 가운데 현대기아차의 내수와 수출 차량 차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같은 값을 때로는 수출차보다 더 비싼 금액을 지불하고도 차별을 당한다면 기분이 나쁜 것은 당연하다. 특히 해당 사항이 주요부품이라면 더욱 민감하기 마련이다. 그 예로 현대 차의 2세대 i30  모델이 떠오른다. 2013년 풀 체인지를 거친 2세대 i30 는 내수용 차량에 한 해 후륜 서스펜션을 멀티링크에서 토션빔으로 변경했다. 유럽 판매 모델에는 멀티링크를 그대로 달아 역차별 논란의 중심에 선 적이 있다. 아니나 다를까! 국내 소비자들은 "현대차의 내수를 홀대하는 상술"이라며 각종 인터넷 동호회를 중심으로 반발했다.

이는 토션빔 가격이 멀티링크보다 더 저렴해서 나온 사실상 오해(?)였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차량 제조 원가를 낮춰 이윤을 높이고자 한 선택으로 밖에 보이지 않아서다그렇다면 현대차는 단순히 원가 절감만을 위해서 토션빔을 선택한 것일까?
통상 토션빔은 소형차 기준으로 멀티링크에 비해 30만원 정도 저렴한 것으로 알려진다. 충격흡수 능력이 멀티링크에 비해 뒤지고 가격이 저렴하고 가벼워 보급형 소형차나 준중형차급에 주로 쓰인다. 가벼운만큼 연비가 좋고 크기도 작아 실내공간 설계에 유리하다.

현대차가 이런 비판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닐 것이다. 단순히 원가 절감을 위해서 한 결정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자동차 제조사는 멀티링크와 토션빔을 선택할 때 어떤 기준으로 결정하게 될까? 각각의 특징과 장단점을 알아본다.

서스펜션은 무엇일까?

토션빔과 멀티링크를 알아보기 전 우선 서스펜션 역할을 먼저 살펴보자. 서스펜션은 차체와 타이어를 연결하는 핵심 부품이다. 주행을 할 때 노면에서 전달하는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신체 부위로 생각하면 무릎이나 발목 쯤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차체와 타이어를 연결하는 서스펜션의 모습
차체와 타이어를 연결하는 서스펜션의 모습

자동차의 성능을 판단할 때 승차감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따라서 서스펜션의 임무는 막중하다. 승차감을 좌우하는 여러 가지 부품이 있지만 서스펜션이 얼마나 충격을 제대로 흡수하는지에 따라 탑승객의 승차감뿐 아니라 스티어링휠의 조향 감각이 부드러운지, 딱딱한지 명확하게 구분된다. 승차감 이외에 주행 중 노면을 붙잡는 접지력과도 관련이 많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신차 개발 성격에 따라 어떤 서스펜션을 사용할지 신중하게 고민을 한다.

승차감이 좋은 멀티링크, 싸고 가벼운 토션빔

복잡한 구조의 멀티링크 서스펜션
복잡한 구조의 멀티링크 서스펜션

그렇다면 후륜 서스펜션에 주로 쓰이는 멀티링크와 토션빔은 어떻게 다를까우선 멀티링크는 독립 서스펜션의 한 종류다. 차체와 바퀴를 이어주는 부분이 독립식 구조로 여러 개의 암(연결 부위)으로 연결되어 있다. 각각 노면의 충격을 분산해서 흡수해 충격 흡수뿐 아니라 접지력도 우수하다. 단점도 존재한다. 설계가 복잡하고 크기가 커 실내공간 확보가 힘들다. 이런 몇 가지 이유 때문에 주행 성능이나 승차감을 중요시하는 차량에 주로 사용된다. 또 가격이 비싸 고급차에서 주로 사용한다.

간단한 구조의 토션빔 서스펜션
간단한 구조의 토션빔 서스펜션

토션빔은 멀티링크에 비해 크기가 작아 무게도 가볍다. 따라서 실내공간 설계에 유리하고 조립이 간단해 값이 저렴하다. 공간 확보와 가성비가 중요시되는 소형 차량에 주로 사용된다. 토션빔 구조는 양쪽 바퀴를 하나의 막대로 연결한 뒤 스프링을 장착한다. 좌우 스프링이 따로 존재해도 하나로 연결돼 있어 한쪽 차축에 가해진 충격이 반대편 차축까지 전달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충격을 좌우 독립해 흡수하는 멀티링크에 비해 상대적으로 승차감이 떨어진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단점을 개선한 토션빔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실제 차량 개발 전문가가 아닌 이상 일반인이 뒷좌석에 탑승했을 때 승차감으로 토션빔과 멀티링크를 구분하기는 어렵다. 

요즘 토션빔은 다르다?

르노삼성에서 국내시장에 가장 접합하게 개발했다는 am 링크, 토션빔에 유압식 부시를 추가해 단점을 보완했다.
르노삼성에서 개발한 AM 링크. 유압식 부시를 추가해 충격흡수가 좋아졌다. 

정말 민감한 사람이라면 토션빔의 떨어지는 승차감을 느낄 수도 있다고 한다. 따라서 같은 값이라면 멀티링크를 선호하기 마련이다. 최근 개발된 토션빔은 세팅에 따라 승차감이나 주행성능이 향상돼 실제로 접해보면 멀티링크보다 크게 뒤진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 

물론 같은 차량이라면 토션빔과 멀티링크를 똑같이 세팅하면 당연히 멀티링크가 좋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토션빔을 차별화해 세팅한다면 멀티링크에 견줄만한 서스펜션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실제로 스포티한 핸들링의 대표주자인 BMW 역시 한 때 기함급 7시리즈를 비롯해 여러 차량에 개량된 토션빔 서스펜션을 사용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고성능 머슬카 머스탱에서도 사용된 경우가 있다.

역차별 논란? 국내에선 토션빔,해외에선 멀티링크..시장 환경에 따른 서스펜션 선택

서스펜션은 승차감과 직결되는 요소라 판매할 시장의 성격에 따라 결정이 된다. 그 예로 미국은 장거리 이동과 직진 주행이 많아 부드러운 느낌의 서스펜션을 선택한다. 반면 유럽에서는 구불구불하고 돌을 박아놓은 '벨지안 로드'처럼 울퉁불퉁한 바닥이 많아 비교적 딱딱하게 서스펜션을 세팅한다. 우리나라는 6:4 정도 부드러움에 초점을 맞춰 세팅한다. 이처럼 차가 소비되는 지역, 그 곳 운전자의 취향에 따라 차별화하는 셈이다. 

르노삼성 SM6 측후면
출시 당시 토션빔 서스펜션을 선택해 논란이 됐던 SM6

그러나 여전히 국내에선 토션빔이 적용됐다는 이유만으로 일부 소비자의 악플에 시달리곤 한다. 대표적으로 2016년 출시된 SM6가 토션빔으로 나오면서 문제가 됐다. 앞서 말했던 2세대 i30 역시 비슷한 이유로 논란이 됐다. 

토션빔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평가하는 것 보다는 서스펜션이 차량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었는지가 더욱 중요한 포인트다. 어찌 보면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시장의 환경에 맞게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토션빔이라고 해서 싸고 승차감이 형편없다는 공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소형차의 뒷좌석을 얼마나 이용할 지도 차량 선택에 중요한 요소다. 

박성민 에디터 sm.park@carguy.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ㄴㄴ 2020-01-10 16:05:19
X소리를 길게도...
다양한 자세에 대한 차체제어 등등 이미 결론난지 오랜 얘긴데
한 10년 전 기사인줄 알았네;;

그게 맞으면 G90에도 한번 달아보던지

얼마나 받아처먹었길래 참내..

ㅇㅇ 2019-12-20 08:05:44
토션빔이 그렇게 좋으면 계속썼어야죠.

ㅇㅇ 2019-08-30 12:24:43
AM링크라고 해놓고 엑티브 토우 변경 토션빔 사진 올려놓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