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인수 대박낸 지리차, 변방서 1등으로 9년간의 스토리
볼보 인수 대박낸 지리차, 변방서 1등으로 9년간의 스토리
  • 황세연 에디터
  • 승인 2019.02.26 08:00
  • 조회수 1307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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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토종 자동차 1위 기업인 지리자동차(吉利汽车)는 2018년 연간 판매 순위에서 동펑닛산(东风日产)을 제치고 전체 4위를 차지하는 등 엄청난 저력을 과시했다. 지리차 위에 자리잡은 회사는 상하이폴크스바겐(上海大众), 상하이GM(上海通用), 이치폴크스바겐(一汽大众) 등 전통의 3대 강자다. 모두 중국에서 40년 역사를 바탕으로 한 합자 법인이다.

지리차가 단 기간에 이렇게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디딤돌은 지난 2010년 스웨덴 볼보를 인수했던 통 큰 결단이다. 당시 지리차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물론 중국 내에서도 이름조차 변변히 알려지지 않은 삼류 기업이었다. 제품 경쟁력이 약한 것은 물론 브랜드 인지도는 말할 것도 없었다. 그랬던 지리자동차가 포드에 18억 달러(한화 약 2조 원)라는 거금을 주고 볼보를 인수한 사건은 중국인에게는 물론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큰 이슈가 되었다.

 

지리자동차와 볼보
지리자동차와 볼보

대다수 전문가들은 지리자동차가 볼보 브랜드를 사들인 이후 다양한 기술과 브랜드를 마음대로 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이런 예상은 빗나갔다. 지리차는 볼보 인수 이후에 볼보의 엔진 기술을 자사에 접목하지 않고 있다. 지리차가 볼보의 최대주주가 된 건 맞지만 볼보 엔진 특허권은 지리차가 아닌 볼보 소유다. 

인수 당시 지리자동차와 포드는 "볼보의 기술이나 지적재산권에 대한 기존 소유권을 유지하고 오로지 볼보의 주주권만을 넘겨준다"라고 협의를 봤다. 또 다른 이유로는 비교적 서민 친화적 브랜드인 지리자동차는 지금까지 10만 위안 가격대(한화 약 1650만원) 모델로 소비자의 선호를 받아왔다. 볼보 엔진을 사용하면 기존 모델보다 2만~3만 위안(한화 약 350만~500만원)의 비용이 더 들 뿐만 아니라 기존 지리차 소비층의 충성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

지리자동차 리수푸(李书福) 최고경영자(CEO)는 "'지리는 지리, 볼보는 볼보'일 뿐 이 둘을 절대 혼동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지리자동차가 볼보를 인수했다고 해서 둘을 합친 '잡종'을 만들어서는 실패한다는 의미다. 리수푸의 이 전략은 상당히 현명했다. 볼보의 합류로 지리차 정체성 혼란을 피하면서 볼보의 힘을 받아 브랜드를 급성장 시킨 것이다. 이에 더해 볼보 역시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지리차의 압도적인 투자 지원에  프리미엄 브랜드 반열에 우뚝 섰다. 인수 이후 지리차에 대한 중국인의 인식 변화가 뒤따랐다. 

 

오는 5월 출시 예정인 'FY11'
오는 5월 출시 예정인 지리차 SUV 'FY11'

볼보 인수로 지리자동차는 얻은 것이 세 가지 있다. 첫째로 브랜드 가치이다. 볼보를 인수한 후 지리자동차에 대한 중국인의 인식에 큰 변화가 있었다. 볼보가 가진 글로벌 브랜드 후광 덕분에 지리자동차 역시 글로벌 브랜드에 진입했다는 인식을 갖게 된 것이다. 둘째로 지리자동차의 전반적인 경영,생산관리 측면에서 효율성과 자동차 제조 이념을 제고할 뿐 아니라 경영 방식도 국제 표준을 지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셋째로 가장 중점을 둔 기술 흡수 측면이다. 지리차는 볼보 인수합병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면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 별도의 프리미엄 브랜드 '링크앤코(Lynk&CO)'를 2016년 런칭했다. 중국 럭셔리 시장과 미국,유럽 수출 시장이 타깃이다. 지난해 5월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세단 보루이(博瑞)GE를 출시하면서 한층 높아진 제조 기술을 선보였다. 이에 보루이 시리즈는 작년 4만4299대 판매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6% 성장하는 등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5월에는 볼보와 제휴한 CMA 플랫폼 기반의 고급 스포츠 SUV FY11를 지리 브랜드로 출시한다.

 

한편 지리자동차는 2017년에는 영국 스포츠카 제조사 로터스(Lotus)를 인수했다. 로터스를 보유한 말레이시아 자동차 회사 프로톤을 사들인 것이다. 이미 프로톤이 인수한 자회사 로터스의 지분 51%도 얻었다. 지난해 8월에는 지리자동차가 로터스에 19억 달러(한화 약 2조 1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제2의 볼보 신화'가 로터스로 접목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황세연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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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시인 2019-04-21 21:24:09
에고 ... 현대가 볼보를 인수했어야 하는디 ㅠㅠ
땅장사로 전환한게 큰 화근이 될 것이야 쯔쯔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