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슈]토종차 급성장했지만 현대기아 장벽은 높다
[중국이슈]토종차 급성장했지만 현대기아 장벽은 높다
  • 남기연 에디터
  • 승인 2019.03.08 08:00
  • 조회수 6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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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자동차 빈위에(缤越)
지리자동차 빈위에(缤越)

요즘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한국차(현대기아)를 살 바에는 중국 토종차를 사는 게 낫다”는 말을 종종 들을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술적으로 우수한 독일차나 일본차에 비해 한국차는 '가성비가 좋은 차'라는 인식이 컸다.

2016년부터 지리, 장성, 장안자동차 등 중국 토종 브랜드가 급성장하면서 한국차는 가성비 측면에서도 경쟁력으로 잃어가고 있다. 적지 않은 중국인들은 이미 한국차가 중국 브랜드에 뒤져 설 자리를 없다고 여기고 있다.

그렇다면 현실은 어떨까? 한국 자동차 브랜드가 중국 내에서는 입지를 잃어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몇 가지 측면에서는 여전히 중국차보다 우세한 면이 있다. 중국 자동차 포털 치처즈지아(汽车之家) 등에 자동차 전문가들이 지적한 내용으로 한국차의 위상을 알아봤다. 

판매량
자동차 업계에서는 '판매량이 곧 깡패다'라는 말이 있다. 판매대수가 모든 것을 대변해준다는 의미다.  소비자의 브랜드에 대한 인정은 곧 판매량으로 직결된다. 브랜드를 판단하는데 있어 판매량은 중요한 지표가 되곤 한다. 지난해 중국 '토종 톱3'인 지리, 장성, 장안차의 판매량이 베이징현대, 동펑위에다기아를 앞섰다. 이는 중국 소비자들에게 토종 브랜드가 한국차에 근접한 비교적 높은 수준의 인정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JATO에서 발표한 2018년 전 세계 자동차 브랜드&모델별 판매량
JATO에서 발표한 2018년 전 세계 자동차 브랜드&모델별 판매량

한국차를 대표하는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톱5' 브랜드다. 글로벌 자동차 연구∙조사업체인 JATO가 발표한 2018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판매 순위에 따르면 현대와 기아를 합쳐 671만5700대를 판매해 각각 6위, 9위를 차지했다. 반면 중국 브랜드 중 가장 높은 순위인 지리자동차는 138만4800대를 판매해 17위에, 바오쥔이 87만9100대를 판매하며 25위에 랭크됐다.

현대∙기아차그룹의 전 세계 판매량은 비록 토요타, 폴크스바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중국 브랜드에 비하면 우세가 확연히 드러난다.

신뢰성
자동차는 어디까지나 내구재다.  소모성 부품이 대부분이라 소비자에게 신뢰성은 상당히 중요한 평가 항목이다. 지난 1일 발표된 중국 내 '2018년 자동차 불만 분석'에 따르면 국가별로 중국, 미국계, 일본계가 1,2,3위를 차지했다. 한국차는 6위였다.. 

중국의 자동차 포털 처즈왕(车质网)에 발표한 2018년 국가별 자동차 불만 신고량
중국의 자동차 포털 처즈왕(车质网)에 발표한 2018년 국가별 자동차 불만 신고량

세계로 눈을 돌려봐도 아직까지 현대기아차가 압도적인 우위다. 미국 자동차 조사업체인 J.D.Power가 발표한 '2019년 자동차 신뢰성 보고서'에서 현대차와 기아차는 렉서스, 포르쉐,토요타의 뒤를 이어 10위 안에 랭크되는 등 미국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얻고 있다. 현대기아는 중국 토종 브랜드에 비해 역사가 길어 상품의 성숙도와 신뢰성에서 우세하다. 중국차는 아직 뒤쳐지지만 장성, 장안, 지리 등은 연구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하면서 상품성 및 품질 향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J.D.Power 2019 자동차 신뢰성 순위
J.D.Power 2019 자동차 신뢰성 순위

 

포지셔닝 및 가격

지리자동차의 링크앤코(领克)01
지리자동차의 링크앤코(领克)01

최근 중국 브랜드도 프리미엄 시장 진출에 눈독을 들이는 모양새다. 광저우자동차의 4000만원대 중형SUV 촨치(传祺  )GS8 ,지리자동차의 3000만원 중반 준중형 SUV 링크앤코(领克)01, 장성자동차의 3000만원 초반 중형 SUV 웨이(WEY) VV7 등이 대표적인 프리미엄 브랜드다. 촨치, 링크앤코,웨이는 현대차가 2015년 프리미엄 제네시스 브랜드를 론칭한 것과 비슷한 중국 토종 프리미엄 브랜드다. 이처럼 고급차 시장을 서서히 공략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중국차들은 8만~15만 위안(1344만~2520만원) 가격대에 몰려 있다. 고급차 시장에서 토종 브랜드 선택 폭이 좁은 중국 소비자들은 20만 위안(약 3360만원) 이상 가격대에서는 아직도 외국 브랜드를 선호한다. 

제네시스 G70
제네시스 G70

현대기아의 경우 기아 K9 같은 대형 세단을 제외하더라도 산하에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가지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현대기아가 고급 브랜드를 보유한 것은 50만 위안(약 8400만원) 이상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수준 높은 기술과 축적된 경험이 있다"고 분석한다.  

 

안전성

미국의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가 발표한 2019년 차량 충돌 성적을 보면 30개 모델 만이 가장 높은 수준인 TSP+를 획득했다. 그 중 12종이 현대기아 모델로 상당한 수준의 안전성을 검증 받았다. 중국차가 '위험한 차'라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게 걸림돌이다. 지금 토종 브랜드가 중국내에서 호황이지만 국제 무대에서 안정성을 검증 받기에는 아직도 현대기아에 비해 3~5년은 뒤진 것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엔진기술

파워트레인 부분에서 차이점은 고배기량 엔진에서 두드러진다. 현대는 3.0L, 3.5L V6의 엔진을 보유한 반면 중국 브랜드는 2.0L급 엔진에서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 자동차 조사업체인 'Wards Auto'가 뽑은 2019 세계 10대 엔진에 현대기아차가 2개씩 이름을 올리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그러나 신에너지차 부분에서는 말이 달라진다. 전기차 전문 웨이라이(蔚来), 샤오펑(小鹏) 등의 신생 브랜드가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장안, 지리와 같은 전통적인 자동차 업체도 신에너지차 분야에 투자를 아끼지 않아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전기차는 현대기아차와 비교했을 때 같은 수준이거나 오히려 중국 업체가 더 낫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인이라고 해서 중국차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토종 브랜드가 선전하고 있긴 하지만 국제적인 인지도가 부족하다. 여전히 현대기아는 글로벌 브랜드임에는 틀림없다. 중국 자동차가 세계로 뻗어 나가기 위해서는 해외 브랜드와의 객관적인 비교분석을 통해 장점은 취하고 단점은 보완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남기연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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