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내수 1~10위 싹쓸이 현대기아..경쟁은 수입차뿐
[이슈]내수 1~10위 싹쓸이 현대기아..경쟁은 수입차뿐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19.03.11 08:00
  • 조회수 246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월 현대기아차 점유율이 82.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발표된 지난달 국산차 판매 데이터에서 놀랍게도 현대기아자동차의 점유율이 82.7%로 역대 최고치(파업 등 사건사고 제외)에 달했다. 지난달 판매된 국산차 총 10만2019대 중 현대차가 5만1305대, 기아차가 3만3035대를 차지했다. 더 놀라운 부분은 판매량 순위 1~10위까지 모두 현대기아 모델이 차지했다는 점이다. 이런 압도적인 판매 점유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다. 한국GM 사태에 이어 르노삼성 마저도 신차를 내놓지 못하면서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그나마 선방하던 쌍용차는 월 1만대 판매를 힘겨워하며 10년 넘게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놀라운 점은 현대기아 이외에 3사(한국GM,르노삼성,쌍용)의 내수 월간 판매량을 모두 합쳐 2만대 남짓이다. 수입차 월 판매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한국 자동차 소비자의 신차 선택권은 '현대기아, 아니면 수입차' 두 가지로 압축되고 있다. 이런 현실이 서글플 뿐이다. 현대기아가 잘해서 점유율을 늘리기보다는 경쟁 업체의 부진으로 독점이 점점 심화되고 있어서다.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현대 그랜저(7720대)다. 뒤를 이어 현대 싼타페가 7023대로 바짝 추격했다, 1톤 트럭의 영원한 강자 포터는 6797대로 3위를 기록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출시한 현대 대형 SUV 팰리세이드는 5769대로 4위를 차지했다. 5위는 이번달 신차 출시를 앞둔 현대 쏘나타가 5680대로 이름을 올렸다. 6~10위까지는 현대 아반떼(4973대), 기아 카니발(4312대), 기아 쏘렌토(4157대), 기아 봉고(3989대), 현대 스타렉스(3581대) 등 꾸준한 인기를 얻는 모델이다.

팰리세이드는 현대차 실적회복을 견인할 모델이다
현대 팰리세이드

경쟁 상대의 부진으로 현대기아차의 내수 장악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그랜저, 아반떼, 싼타페 등 이미 해당 세그먼트 시장을 장악한 모델은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데다 새롭게 추가된 팰리세이드마저도 대형 SUV 시장을 독차지할 기세다. 반면 한국GM과 르노삼성의 판매량은 크게 줄었다. 올해 분위기를 반전시킬 신차가 없는 게 더 큰 고민이다.

렉스턴 스포츠 칸은 적재공간이 늘어나면서 완벽한 픽업트럭이 됐다
쌍용 렉스턴 스포츠 칸

그나마 쌍용차가 1년에 1~2대씩 신차를 출고하며 내수 확대에 노력을 하고 있다. 쌍용차는 현대차 수출본부장 출신 전문가를 대표이사로 5년 전 영입했지만 지금까지 수출은 최악 상황이다. 내수마저 부진할 경우 곧바로 경영 위기로 치닫는 구조다.

 현대기아 10위권 독차지에 이어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가 3413대로 11위에 간신히 이름을 올렸다. 지난 1월 출시한 렉스턴 스포츠 칸이 판매량 견인에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렉스턴 스포츠도 전년 동월 대비 29.3% 증가했다.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소형 SUV 티볼리(2960대)는 전성기에 비해 판매가 반토막이 나면서 14위로 떨어졌다. 쌍용차는 지난달 신형 코란도를 출시해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이어 하반기에는 티볼리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놓으면서 판매 가속화에 나설 계획이다.

5,252대가 판매된 쉐보레 더 뉴 스파크
쉐보레 더 뉴 스파크

한국GM은 지난 2월 5177대를 팔아 내수 4위를 차지했다. 올해 1~2월 내수 누적 판매량은 1만34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 줄었다. 그나마 스파크가 2401대로 17위에 올랐다. 나머지 말리부(1075대) 26위, 트랙스(920대) 29위, 이쿼녹스(133대) 48위를 제외하면 다른 모델의 판매량은 두 자리 수에 그쳤다. 한국GM은 지난해 6월 이쿼녹스, 11월 말리부 페이스리프트를 연이어 출시하며 판매 회복을 노렸지만 별다른 반응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기존 모델들의 높은 가격 포지셔닝이 문제라는 판단 아래 파격 할인을 진행하고 있지만 좀처럼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판매 부진이 장기화하면 국내 철수가 가시화하고 이에 따른 AS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확산하면서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한국GM은 올해 승부수인 대형 SUV 트래버스와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빠른 시일 내에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공격적인 할인 정책을 이어가 내수 판매 회복에 불씨를 당긴다는 전략이다.

2018 르노삼성 QM6 GDe RE Signature<br>
르노삼성 QM6 GDe

르노삼성은 올해 상반기 창사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2월 4923대를 팔아 내수 꼴찌로 밀려났다. 여기에 노사 갈등으로 노조는 부분 파업을 선언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6개월간의 부분 파업이 장기화한다. 이에 맞서 르노 본사는 “파업을 중단하지 않을 시 수출차 생산물량 배정을 제외하겠다”며 엄포를 놓는 등 갈등만 커지고 있다. 노사간 대치가 반년 넘게 이어오면서 올해 판매는 뒷걸음질 치고 있다. 지난 2월 가장 잘 팔린 모델은 QM6(2280대)로 18위에 랭크됐다. 2천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는 가솔린 중형 SUV 타이틀을 내건 것이 주효했다. 실제로 QM6는 가솔린 구매비율이 90%에 육박한다. 뒤를 이어 SM6(1061대)가 27위에 이름을 올렸다. 옵션을 덜어내고 SM5에 장착되던 저렴한 파워트레인을 얹은 가성비 모델인 SM6 프라임이 판매량 견인에 큰 역할을 했다. 이 외에 SM3(399대), QM3(324대), SM5(299대), SM7(231대) 등은 모두 30위권 밖으로 처졌다. 르노삼성의 처방은 간단하다. 눈길을 끌 신차가 필요하다. 르노 트위지, 클리오, 마스터 신차를 내놨지만 모두 시장이 작은 니치 마켓 차량이다. 르노삼성의 라인업은 사실상 2016년 출시한 QM6와 SM6를 마지막으로 정체됐다. 

결과적으로 경쟁이 사라지면서(?) 현대기아는 내수 판매 할인을 극소화하면서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판매 전문가들은 “한국GM과 르노삼성이 겪는 판매 부진을 타개하려면 현대기아 신차 출시 타이밍보다 앞서 신차(부분변경 모델 포함)를 출시해야 한다”며 " 노후 모델로 꾸려진 현 라인업으로 현대기아의 막강한 신차를 이길 수 없다"고 진단한다. 이어 "이런 현상이 심화돼 현대기아와 수입차 양강 구도가 전개되면 피해를 보는 건 선택권이 쪼그라든 소비자"라고 진단했다.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