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카풀, 차량공유 천국인데..한국은 걸음마 수준
중국은 카풀, 차량공유 천국인데..한국은 걸음마 수준
  • 남기연 에디터
  • 승인 2019.03.16 08:00
  • 조회수 2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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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최대 차량공유 업체 디디추싱(滴滴出行)
중국의 최대 차량공유 업체 디디추싱(滴滴出行)

택시업계와 카카오가 정면으로 부딪혔던 카풀 서비스가 최근 제한적으로 허용됐다. 출퇴근 시간을 정해 하루 4시간씩 카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카카오 측은 중단했던 카풀 서비스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긴 시간동안 분신 사건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택시업계와 줄다리기를 하다 겨우 합의안을 이끌어낸 한국 상황과는 다르게 중국은 이 분야에 선두주자다. 이미 2015년부터 디디추싱(滴滴出行)이라는 거대한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가 성공을 거두면서 현재 4억5000명의 이용자가 매일 2500만 건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디디추싱은 스마트폰 어플로 일반 택시 호출부터 중국판 우버라고 불리는 콰이처(자가용으로 택시와 비슷하게 영업), 카풀, 대리운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카풀의 경우 서비스가 잠정 중단됐다. 지난해 승객 및 기사 피살 사건이 이어지면서 디디추싱은 무기한 서비스 중단을 선언한 바가 있다. 두 차례의 승객 피살 사건에 이어 운전기사까지 승객에 의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디디추싱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안전 대책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벌금 등의 행정처분을 받았다. 카풀 서비스의 안전문제는 공유경제 몸집을 불리고 있는 중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중단된 카풀 서비스는 서비스 재개 시점이 불투명하다. 사실상 사업을 접었다는 소리도 나온다. 

디디추싱의 카풀 서비스가 공백으로 남은 가운데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카풀 서비스에 뛰어 들었다. 알리바바 자회사 '하루오(哈啰)'를 카풀 전문 회사로 출범하면서 지난해 12월 카풀 기사 모집을 시작한지 20일만에 100만명을 넘어섰다. 올해 2월부터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까지 200만명의 카풀 기사가 등록됐다. 한 달 동안 서비스 건수가 700만 건을 돌파했다. 디디추싱의 카풀 중단에도 불구하고 카풀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존재함을 알 수 있다. 

디디추싱의 "노선선택" 서비스
디디추싱의 "노선선택" 서비스

디디추싱도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고객이 목적지까지 가는 길을 지도에서 선택하는 “노선 선택”이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인 것. 해당 기사가 콜을 접수하면 승객이 내비게이션 어플을 통해 목적지까지 가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3개의 노선 중에 선택이 가능하다. 선택 정보는 자동으로 기사의 내비게이션으로 전달된다. 주행 노선은 정체를 포함한 도로 상태, 주행거리, 주행시간, 신호등 등의 정보를 포함한다. 이 서비스가 출시된 이후 기사와 승객 간의 분쟁이 30.1%나 감소되는 등 만족도가 크게 향상되었다. 승객은 운전 기사가 위험한 길로 돌아가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기사는 승객과 요금 분쟁을 하지 않아도 돼 실용적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겨우 카풀 서비스가 태동 단계인데 비해 중국은 성큼 앞서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디디추싱은 어떻게 이처럼 다양한 서비스를 발전시켜 온 것일까? 우선 디디추싱은 택시 기사와 수익을 나누는 사업 파트너로 정해 택시 업계의 큰 저항 없이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또 중국 정부는 만성 택시 부족 현상과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더불어 헤이처(黑车)라고 불리는 자가용 불법 택시의 공공연한 바가지 운행을 근절하고 '콰이처'라는 제도권으로 끌어 들였다. 아울러 '신분이 확인된 기사'라는 이미지를 더해 신뢰성을 쌓았다. 여기에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디디추싱에 거액의 투자를 했고 디디추싱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위챗페이와 알리페이를 도입하면서 편리성을 극대화했다. 이 결과 중국에서 차량공유 서비스를 하던 우버와의 경쟁에서 승리, 2016년 우버차이나를 인수했다. 확고부동한 중국의 대표 차량공유 서비스로 자리잡은 것이다.  

디디추싱으로 대표되는 중국의 차량공유 플랫폼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 들었다. 파생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이면서 고객 만족을 극대화하는 경지에 도달했다.

국내 차량공유 전문가는 "이제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카카오 카풀 서비스가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중국의 차량공유 서비스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남기연 에디터 gy.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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