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슈]전기차 웨이라이..자동차 업계 '애플'로 불리는 이유
[중국이슈]전기차 웨이라이..자동차 업계 '애플'로 불리는 이유
  • 남기연 에디터
  • 승인 2019.03.20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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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중국에서 외국 자동차 업체가 공장을 지으려면 반드시 현지 자동차 업체와 5대5 합작을 해야만 가능했다. 대표적으로 현대차가 베이징현대, 일본의 닛산은 동펑닛산이라는 합작사 이름을 쓴다. 중국내 자동차 제작사가 무려 500여 개를 넘어서면서 이제는 해외 브랜드와 토종 브랜드 합작을 넘어 중국 브랜드끼리 합작이나 인수합병이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톱5 거대 업체인 광저우 자동차 그룹(广汽集团, GAC)과 전기 슈퍼카 제조업체로 유명한 웨이라이(蔚来, NIO)가 합작, 독자 브랜드를 출시한다. 광저우 자동차 증칭홍(曾庆洪) 회장은 최근 전국인민대표대회의에 참석해 "웨이라이와 합작사를 만들고 별도 브랜드를 설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2017년 12월 광저우 자동차 그룹은 이사회에서 ‘광저우∙웨이라이 신에너지차 유한공사 설립’에 관한 안건을 심의하고 자본금 5억 위안, 총 12.8억 위안(약 2158억원)을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2019년 5월 출시 예정인 광저우자동차(广汽集团)의 준중형 전기차 Aion S
2019년 5월 출시 예정인 광저우자동차(广汽集团)의 준중형 전기차 Aion S
Aion S의 내부
Aion S의 내부

중국에서 웨이라이는 미국 테슬라와 자주 비교된다. 그러나 웨이라이와 테슬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오히려 IT업체의 거두 '애플'에 가깝다. 테슬라는 미국에 자체 생산 공장이 있는 데다 올해 말에는 중국 상하이에 현지 공장을 완공한다. 하지만 웨이라이는 자체 생산공장이 없고 연구개발과 설계, 마케팅에 주력한다. 생산은 장화이자동차(江淮汽车)가 대리 생산을 하는 형태다.  
 
그렇다면 광저우 자동차는 생산 공장도 없고 아직까지 적자인 웨이라이의 어떤 장점을 보고 합작을 진행한 것일까? 우선 웨이라이는 마케팅에서 명확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 현재 시판 중인 웨이라이 전기 SUV ES8,  ES6 두 차종은 가격대가 만만치 않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테슬라 모델X와 비교되는 ES8 가격은 44.8만~45.6만 위안(약 7554만~7689만원)에 달한다. 각종 매체마다 두 차종에 대한 찬반이 엇갈리지만 소비자의 끊임없는 선택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웨이라이가 마케팅에 일가견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광저우 자동차는 마케팅에서 열세다. 현재 신에너지차를 판매하고 있지만 지리, 장안, 장성 등 토종 일류 브랜드에 비해 인상적이지 못했다. 때문에 웨이라이의 마케팅에 편승해 영향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두 번째로는 웨이라이는 전기차 배터리 교체 및 매니지먼트 시스템과  애프터서비스 분야에서 상당히 높은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큰 세일즈 포인트는 '배터리 교환 서비스'다. 웨이라이는 순수 전기차 업체 중 최초로 배터리 교체 서비스를 지원한다. 주행거리가 355km로 300km쯤 타고 80% 정도 배터리가 방전됐을 때 배터리 교환소에 가면 완전 충전된 배터리로 교체해준다. 새 배터리를 넣으면 다시  355km를 주행할  수 있다. 충전의 불편함을 없앤 것으로 소비자의 환영을 받는다. 2020년까지 중국 전역에 1000개 넘는 배터리 교환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아낌없는 투자로 소비자 만족을 높이고 있다.

웨이라이(蔚来)의 ES8
웨이라이(蔚来)의 ES8
테슬라 모델X 실내보다 더 고급스런 웨이라이(蔚来)의 ES8
테슬라 모델X 실내보다 더 고급스런 웨이라이(蔚来)의 ES8
배터리 교환소인 NIO POWER. 배터리를 충전하지 않고 교환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배터리 교환소인 NIO POWER. 배터리를 충전하지 않고 교환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배터리를 교환하는데 3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배터리를 교환하는데 3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결국 웨이라이는 기술, 애프터서비스, 마케팅 등의 성공 사례와 경험을 제공한다. 광저우 자동차는 자체 공장과 생산설비, 근로자를 공급하는 형태다. 그것도 합작 법인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고, 새 모델을 생산한 뒤 별도 네트워크로 판매를 한다. 합작 브랜드 론칭이라 기존 브랜드에 대한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협력은 폴크스바겐-장화이 자동차(大众江淮), 장성자동차-BMW(长城宝马)를 닮았다. 폴크스바겐과 장화이는 합작 이후 새 브랜드 '쓰하오(思皓)', 장성과 BMW는 새 브랜드 '광수(光束)'를 만들어 냈다. 쓰하오 자동차는 기존 장화이(江淮) 자동차에서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독일 폴크스바겐 생산 공정과 표준을 적용했다. 
 
그렇다면 웨이라이는 자동차 업체라고 볼 수 있을까? 엄밀히 말하자면 전기차 디자인, 연구개발(기술), 배터리 교체 서비스를 하는 용역업체 또는 자동차 컨설팅(?) 회사라고 부르는 게 맞을 듯하다. 자동차 업계의 '애플'이라고 할까. 중국 샤오미도 이와 유사한 형태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은 가전제품 분야에서 비교적 보편적이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다. 그래서 광저우와 웨이라이의 새로운 도전이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아울러 생산 능력 과잉으로 치닫는 한국 자동차 산업에 새로운 경종이자 새로운 대안일 수 있다.  
 
남기연 에디터 gy.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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