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3천만 원대면 그랜저 사지..신형 쏘나타 너무 올랐다?
[분석]3천만 원대면 그랜저 사지..신형 쏘나타 너무 올랐다?
  • 유호빈 에디터
  • 승인 2019.03.21 09:43
  • 조회수 1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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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신형 8세대 쏘나타가 일주일 만에 사전계약 1만 대를 돌파하는 등 인기몰이가 거세다. 지난해 연말 나온 대형 SUV 팰리세이드 인기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모처럼 택시가 아닌 자가용으로 관심을 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가장 큰 이유는 스포티하고 모던해진 파격 디자인이다.
그동안 7세대 쏘나타는 디자인 때문에 판매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주행성능이 탁월한 쉐보레 말리부와 유러피안 디자인으로 큰 관심을 모은 르노삼성 SM6까지 경쟁자가 등장하면서의 부랴부랴 페이스리프트 모델 '뉴 라이즈'를 내놨다. 하지만 '안 바꾼 것만 못하다'라는 평가 속에 자가용 판매 부진을 겪으며 택시 전용 모델이라는 낙인까지 생겼다. 
지난 11일 신형 쏘나타는 사전계약을 시작하며 홈페이지에 가격표를 게시했다. 이를 토대로 쏘나타의 첨단 사양 대비 가성비를 조목조목 따져봤다.기본 트림은 평균 5%, 상위 트림은 평균 8% 정도 올랐다.
더구나 현대차의 옵션질(?)은 여전했다. 트림을 너무 많이 만들고 여기에 선택 옵션에 몇 단계씩 차등을 뒀다. 기본 트림에서는 아예 내비게이션 옵션을 선택할 수 없게 해 결과적으로 고급 트림을 선택하도록 유도했다. 
8세대 쏘나타가 자랑하는 첨단 기능을 사용하려면 사실상 3000만원대가 훌쩍 넘었다. 가격대가 그랜저와 엇비슷해졌다. "이럴 바에야 그랜저를 사지"라는 결론을 내릴 소비자도 상당수 있을 듯하다. 
이에 대해 현대차 측은 "안전 및 디지털 신기술이 새롭게 추가했지만 가격 인상폭은 최소화했다"고 주장한다. 이는 변명에 불과할 뿐이다. 내수 침체를 겪고 있는 일본의 경우 토요타,닛산,혼다 등은 풀모델 신차를 발표하면서 신기술을 채용하고도 가격을 동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우선 보급형 2.0 가솔린 모델의 파워트레인은 새롭게 개발된 Smartstream G2.0 엔진과 자동 6단 변속기 매칭이다. 2.0 가솔린은 총 5가지의 트림이다. 가장 낮은 엔트리 트림인 ‘스마트’는 기존 모델과 비교하면 안전면에서 2개 늘어난 9개의 에어백이 적용된다. 그리고 지능형 안전 기술인 전방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경고, 하이빔보조, 전방차량출발알림이 추가됐다. 전자식 버튼식 기어를 달아 패들 시프트가 모든 트림에 기본으로 포함된다. 외관에선 모든 트림에 LED 리어 콤비램프가 들어간다. 타이어는 16인치에 국산이 아닌 굿이어 타이어가 적용되었다. 기본 트림이지만 적절한 옵션 구성으로 자가용으로 구입할 때 불편함이 없어 보인다. 가격은 2346만원이다.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품목이 많이 들어갔다.

문제는 아예 내비게이션이 옵션 사양에서 빠졌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현대차가 강조한 '빌트인 캠(내장 블랙박스)'까지 선택할 수 없다. 대신 스마트폰과 연동이 가능한 8인치 디스플레이 오디오를 52만원에 달 수 있다.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 방향지시등을 LED로 적용하고 17인치 휠과 미쉐린 타이어를 88만원에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현대차가 자랑하는 '스마트 센스 1(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안전 하차 보조,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를 64만원에 추가할 수 있다. 현대차가 대대적으로 홍보한 디지털 키가 포함된 스마트 초이스 1 옵션( 63만원)은 8인치 디스플레이 오디오를 추가해야 가능하다. 카가이 취재팀은 가장 간편한 자가용으로 쓸 경우 기본형에 스마트 센스1(64만원) 옵션을 추가할 것을 권장한다. 이럴 경우 가격은 2410만원으로 저렴한 편에 속한다. 다른 옵션은 소비자 기호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한 단계 위 트림인 ‘프리미엄’은 2592만원이다. 스마트 트림에서 스마트 센스 옵션을 제외하고 스마트 초이스 1, 익스테리어 디자인 1,8인치 디스플레이 오디오 옵션을 추가한 것과 비슷하다. 여기서 17인치 휠, 아웃사이드 도어 핸들, 현대 디지털키,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이 빠졌다. 추가된 3가지 옵션과 스마트 트림 가격을 더하면 2549만원이다. 프리미엄 트림과 43만원 차액은 크롬 인사이드 도어 핸들, 운전석 전동시트, 하이패스가 포함된 ECM 룸미러, 통합 주행모드 차이다. 추가로 무려 138만원이나 하는 멀티미디어 내비 플러스 1을 선택할 수 있다. 구성품은 듀얼 풀오토 에어컨, 클러스터 이오나이저, 오토디포그, 공기 청정 모드, 아웃사이드 도어핸들에 디지털 키까지 포함된다. 프리미엄 트림부터 선택가능한 빌트인 캠(34만원)은 멀티미디어 내비 플러스1를 무조건 선택해야 한다. 내비 옵션을 달면 스마트 센스 옵션에 13만원이 더 추가된다. 내비에 기반한 고속도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적용되서다.

프리미엄 패밀리 트림으로 가면  운전석 통풍시트, 뒷좌석 열선시트가 기본으로 들어간다. 가격은 2789만원부터 시작한다. 길어진 차를 주차할 때 도와주는 전방 주차 거리 경보가 이제서야 들어간다. 또 현대차 최초로 적용된 BOSE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61만원)도 여기서 추가가 가능해진다.

프리미엄 밀레니엄 트림은 디지털 키,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 앰비언트 무드램프가 기본이다. 스마트 센스 옵션에 주차보조 시스템이 추가되면서 93만원으로 가격이 뛰었다. 내비게이션을 선택하면 103만원이다. 중형차에선 처음으로 적용된 앞유리 반사식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서라운드뷰 모니터, 후측방 모니터가 포함된 플래티넘 패키지를 123만원이나 주고 달아야 한다. 내릴 때 뒷좌석에 승객이 있다고 알려주는 후석 승객 알림을 추가하려면 뒷좌석 열선, 뒷좌석 도어 커튼, 뒷면 유리 커튼, 동승석 세이프티 파워윈도우, 워크인 디바이스, 동승석 릴랙션 컴포트 시트가 포함된 '컴포트 플러스(57만원)'를 선택해야 한다. 이런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면 가격은 3483만원으로 훌쩍 뛴다(빌트인 캠 포함). 3500만원에 육박해 그랜저 중고급형 가격대랑 비슷해진다.

그냥 아무 생각 하지 않고 최고급 옵션 사양을 사려면 인스퍼레이션 트림( 3289만원)이 제격이다. 싼타페는 출시 6개월 만에 인스퍼레이션 트림을 추가하면서 초반에 구입한 신차를 헌차로 만들어 소비자에게 많은 질타를 받았다. 쏘나타는 출시와 함께 인스퍼레이션 트림을 구성했다. 빌트인 캠과 플래티넘 패키지를 제외하고 모든 것이 기본이다. 여기에 다른 옵션을 모두 추가하면 3446만원이다. 프리미엄 밀레니엄 트림에서 옵션을 추가한 것보다 37만원을 싸게 살 수 있다는 게 팁이다.

풀체인지 되면서 새롭게 추가된 부분이 있다. 기존 쏘나타 장애인용 모델은 스마트와 모던 단 두 트림만이 존재했다. 하지만 이번 모델에는 장애인용 모델에 인스퍼레이션 트림이 생겼다. 구성 품목이 가솔린 인스퍼레이션과 다른 점이 없다. 같은 옵션들이지만 가격이 조금씩 싼 점도 특이하다. 눈여겨볼 부분은 일반인이 LPG차량 구매가 가능해진 시점보다 가격표가 먼저 발표됐다. 현대차가 이미 몇 달 전부터 일반인의 LPG차량 구매를 알고 있었다는 방증인 셈이다.

쏘나타는 명예 회복을 위해 많은 첨단 기능들을 추가했다. 이러한 기능들은 대부분 옵션이거나 가장 상위 트림을 선택해야지만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가격대는 무려 3500만원에 육박한다. 한 등급 위인 그랜저의 가격표를 본다면 쏘나타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그랜저는 3가지 트림(3112만,3235만,3608만원)으로 단순하다. 준대형 차답게 쏘나타 상위 트림에 대부분 품목들이 엔트리 트림부터 기본적으로 포함된다. 물론 이번 쏘나타에 추가된 첨단 기능들은 그랜저에서 찾아볼 수 없다. 첨단 기능을 포기하더라도 좀 더 큰 차를 사고 싶고, 좀 더 고급스러운 내장을 고려한다면 오히려 적은 돈을 주고 그랜저를 사는 게 유리해 보인다. 큰 차를 중시하는 한국 자동차 문화와 그랜저의 인기를 생각해보면 중고차 가치 역시 그랜저가 한 수 우위다. 가격대로 분석해보면 신형 쏘나타가 그랜저와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호빈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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