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슈]더이상 짝퉁 설 땅은 없다..레인지로버 이보크 승소
[중국이슈]더이상 짝퉁 설 땅은 없다..레인지로버 이보크 승소
  • 남기연 에디터
  • 승인 2019.03.27 08:00
  • 조회수 1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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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링자동차의 랜드윈드 X7
장링자동차의 짝퉁 랜드윈드 X7
랜드로버의 이보크
레인지로버 이보크

중국에 더 이상 짝퉁 디자인은 설 땅이 없어질까. 최근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짝퉁인 랜드윈드가 법원에서 짝퉁으로 판결이 나면서다.

럭셔리 SUV 브랜드 랜드로버는 최근 중국 토종 장링자동차(江铃汽车)를 상대로 낸 지적재산권 소송에서 승소했다. 베이징 차오양구 법원은 장링자동차의 랜드윈드(Land Wind) X7이 지난 2018년 나온 레인지로버 이보크 5가지 특징을 표절했다고 판결했다. 이로써 랜드윈드 X7은 판매와 생산, 마케팅 활동을 정지해야 할 뿐 아니라 장링자동차는 랜드로버 측에 보상금을 지불해야 한다. 5가지의 특징은 소비자로 하여금 이보크와 X7를 구분하기 어렵게 한다는 디자인 표절인 셈이다. 

두 모델은 일반인이 보기에도 상당히 닮아 있다. 지붕과 창문 앞부분에서 뒤로 갈수록 좁아지는 모습, 테일램프 측면 라인에서 유사성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전면부가 상당히 닮아있다
좌측은 이보크, 우측은 X7. 전면부가 상당히 닮아있다
뒤로 갈수록 좁아지는 창문, 측면의 라인의 유사성
어떤 차가 진짜 이보크일까. 정답은 위가 X7이다. 뒤로 갈수록 좁아지는 창문, 측면 라인이 흡사하다

그동안 '노골적인 디자인 베끼기'는 중국 자동차 업계에서 흔한 일이었다. 글로벌 자동차 생산업체들은 모터쇼에 콘셉트카를 내놓지 않는 등 몸을 사려왔다. 특히 중국 지적재산권 소송에서 승소할 가능성이 희박할 뿐만 아니라 소송을 제기한다는 것 자체가 브랜드 이미지만 나빠진다는 판단이었다. 중화사상이 짙은 중국인들은 이런 소송을 '외국 기업의 횡포'로 여겨왔다.   

랜드로버의 이보크는 2010년 12월 중국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이후 2014년 11월 랜드윈드 X7가 광저우 모터쇼에서 처음 모습을 보였다. 2015년부터 이보크의 판매를 시작한 랜드로버는 2016년 6월 X7을 상대로 디자인 표절 소송을 시작했다. 당초 중국 지적재산권국은 이보크의 지적 재산권은 무효이며 해당 차종의 외부 디자인 특허는 중국 시장에서 적용되지 않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2018년 12월 베이징 고급 인민법원은 "지적재산권국이 2016년에 내린 행정판결을 철회하는 동시에 장링자동차가 제기한 반대 소송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이는 이번 지적재산권 소송의 전환점이 되었다. 

이에 대해 랜드로버 글로벌 법률 담당인 키스 벤자민(Keith benjamin)은 “베이징 법원의 판단을 환영한다. 이번 판결로 우리가 중국에 투자를 지속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평했다. 

어느 것이 레인지로버 이보크일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 기업이 해외 브랜드의 디자인을 베끼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이를 하나의 디자인 방식으로 여기고 실제 판매 성과를 이뤄내기도 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중국에서도 다양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소비자들은 결코 동의할 수 없다. X7는 랜드로버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았다”며 장링자동차를 옹호하는 입장이 있는 반면 “X7과 이보크는 너무 닮았다. 진작에 판매금지를 했어야 했다”며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는 입장이 존재한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두 모델의 유사성을 인정하는 편이다. 

한편 신형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2019년 4월 중국에 런칭될 예정이다. 

남기연 에디터 gy.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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